[RFA인터뷰] 호헤빈 유럽의회 의원 “북 세계 경제무대 복귀가 비핵화에 도움”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2.09.30
Share on WhatsApp
Share on WhatsApp
[RFA인터뷰] 호헤빈 유럽의회 의원 “북 세계 경제무대 복귀가 비핵화에 도움” 유럽의회에서 발언 중인 미힐 호헤빈 의원.
/미힐 호헤빈 의원실

앵커: 유럽의회 미힐 호헤빈 의원이 지난주 한반도 관계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국회의장,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호헤빈 의원은 북한이 세계 경제무대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먼저 유럽의회와 유럽연합이 한반도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난 4월 유럽의회에서 북한인권규탄결의안이 채택된 뒤로 현재 진행 중인 움직임이 있나요

 

호헤빈 의원: 한반도 문제에 있어 유럽 의회는 아주 독립적인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한, 북한 모두와 관계를 맺고 있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조력자이자 촉진자의 역할을 합니다. 유럽연합에는 스웨덴(스웨리예), 독일처럼 북한에 대사관을 둔 나라들이 있고, 폴란드는 과거에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유럽 의회 외교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결의안은 없습니다. 유럽연합은 북한 문제에 신중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wait-and-see approach). 

 

기자: 의원님은 유럽의회가 한반도 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호헤빈 의원: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접근은, 우리가 북한 정부와 모든 범위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입니다. 비핵화와 지정학적인 문제 뿐 아니라 어떻게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킬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특히 백신과 같은 지원이나 무역이 필요한지 등입니다. 북한에는 지도층 뿐 아니라 25백만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억압적인 정권 하에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도와야 합니다. 우리는 (대북 접근법을 생각할 때) 그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기자: 유럽의회에서 최근에 북한 측과 연락을 한 적이 있나요


호헤빈 의원: 지난 봄에 연락을 취하려고 했습니다. 북한과 어떠한 형태의 교류, 적어도 접촉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연락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유럽의회와 대화를 할 용의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시점에서 갑자기 모든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고 국경을 개방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유럽과 북한의) 접촉이 성사되길 바랍니다. 특히 북한이 2년 반 동안 관광객들과 외국인들의 입국을 막았으니 그들은 외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비루스)를 두려워했는데 (이제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북한은 겨울까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 같습니다. 그러다 상황이 괜찮아지면 외교관들부터 국경을 개방해서 점진적으로 국제 지원단체, 관광객들, 그리고 유럽의회 대표단 같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과 다시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주제를 논의하고 싶으신가요

호헤빈 의원: 그들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만약 북한과 회담의 가능성이 있다면, 비핵화 뿐만 아닌 다른 얘기들을 하고 싶습니다. 무역과 개방, 그리고 지원에 대해 열려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유럽연합을 대표해 북한에 백신 제공을 제안하는 문서를 보냈습니다. 아무런 답은 받지 못했지만요. 저는 그들이 논의하길 원하는 어떤 주제든 열려 있지만, 비핵화 뿐 아니라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의 지위가 불가역적인 것으로 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다시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을까요?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호헤빈 의원: 북한이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그 법을 통과한 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력 위협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과감한 성명을 내지만 다시 결정을 철회하고 입장을 180도 바꾸는 것은 북한이 늘 해온 일입니다. 협상이 무효화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핵무기 통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던 아주 강력하고 독특한 기회의 창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기회의 창을 놓쳤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비핵화 협상은 장기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의 지도자가 빈손으로 기차를 타고 귀국한 것은 엄청난 굴욕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미국과 북한은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다시 논의할 수 있으려면 많은 인내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호헤빈 의원: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핵전파방지조약(NPT)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들과 거래를 하고 대화와 협력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석가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최우선 목표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북한을 세계 경제 무대에 다시 데리고 오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 정권의 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제재를 강하게 유지해야 하지만요. 저는 비핵화만큼 북한을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북한에 어떤 의미일까요

 

호헤빈 의원: 그 사태가 북한에 많은 것을 의미할 겁니다. 핵 무기를 소유하는 것이 북한 체제, 즉 정권 생존을 위한 진정한 안전 장치이자 열쇠라는 것을 확인했을 겁니다. 리비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볼까요. 리비아는 핵무기를 가지려는 야망이 있었지만 포기했습니다. 대신 서구 세계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어요. 그러다 김정은이 정권을 잡기 2달 전에 리비아의 통치자였던 카다피가 살해당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냉전 이후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과거 자국 영토에 배치됐던 핵 무기를 이어받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994년에 러시아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전 보장을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했습니다. 그게 무슨 가치가 있나요, 결국엔 종이 한 장에 불과해요. 이러한 상황을 보면 북한이 당분간은 그들의 무기보유를 고수하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대북 제재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호헤빈 의원: 저는 북한 정권이나 그들의 행태를 바꾸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서의 제재는 대단한 성과가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정권에 제재를 가하더라도 김정은과 그 고위 간부들은 제재를 피할 다른 해결책을 생각해냅니다. 오히려 제재는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저는 북한 같은 정권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북한을 더 대담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주민들에게 ‘지금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파괴적인 경제 정책과 부패한 정치 시스템 때문이 아닌, 서방 세계의 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제재는 정치적인 신호이기도 합니다. 우리 유럽연합은 항상 유엔의 제재를 따르며, 정치적 동맹 관계의 일환으로 미국의 대북제재도 따릅니다. 하지만 북한에도 중국이라는 동맹이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을 (미국의 영향을 막아주는) 완충국으로 보고 있고, 계속해서 북한 정권의 생명줄이 되어 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제재가 효과적이려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의 역할에 대해 해야 하는 것과 말아야 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 소속 미힐 호헤빈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자민 앤더슨 기자였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