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 사이 많은 일본인이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 사건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일본 정부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납치 피해자들의 무사 귀국을 기원하며 공동기획 프로그램 '당신이 안 계신 동안'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시간으로 납치문제대책본부 가토 가츠노부 담당 대신과 함께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들어봅니다. 노재완 기자가 가토 대신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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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신님, 안녕하세요. 오늘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최근 북한에 대한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인 활동 상황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가토 대신: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래서 납치 문제를 비롯하여 북한 인권 문제는 지금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공통의 과제입니다. 우리 일본 정부는 현재 미국, 한국, EU와 같은 관계국들과 긴밀히 연대해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엔 총회에서 EU와 함께 북한 인권 결의를 계속 공동 제출해왔으며 이 결의는 12년 연속 채택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일본과 EU의 공동 결의는 10년 연속으로 채택됐는데요. 올해 결의에는 실제로 인권 침해를 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책도 마련했습니다.
납치문제의 조기 해결의 중요성은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올해 2월에 미국을 방문하여 새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이 의미를 처음으로 미일 공동 성명문에 문서화 하였습니다.
기자: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로 현재 일본 정부와 북한 당국의 교섭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납치문제 해결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신님은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토 대신: 2002년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 때 고이즈미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일본과 북한 간의 '일조평양선언'에 서명하였습니다. 그 안에는 국교 정상화의 실현을 위해서 북한이 납치문제, 핵, 미사일과 같은 여러 문제에 성의를 가지고 대처할 것과 국교 정상화 후 일본이 북한에 경제 협력을 하는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들도 들어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납치 문제에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몇 번에 걸쳐 핵 실험을 하고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도 안보위협을 느껴야 했고 당연히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문제는 어느덧 4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북한에 잡혀있는 납치 피해자들과 그들의 귀국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분들은 고령화로 이제 정말 여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 국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납치 피해자들을 귀국시켜야 한다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납치 피해자들의 귀국을 요구하는 일본 국민의 서명은 2017년 3월 29일 현재 1천1백여 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력, 행동 대 행동이라는 2가지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2가지 원칙의 의미를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가토 대신: 일본과 북한 간의 현안 해결을 위해 북한은 어떠한 행동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기초하여 강력한 대북제재로 개선된 행동을 요구함과 동시에 대화를 통한 여러 안건의 해결을 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납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하는 강력한 압력을 지렛대로 삼아 북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나라가 요구하는 문제의 해결에 신중히 대응하는 어떠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에 상응하는 형태로 우리나라도 성실히 행동으로 응답한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화와 압력, 행동 대 행동의 원칙입니다.
우리 일본도 북한 측이 확실하게 정책을 변환시킨다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갈 생각입니다.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정부는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17명이고 이 중 5명이 2002년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귀국을 위해 소극적이었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토 대신: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는 우리나라의 주권 및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입니다. 동시에 납치 피해자들의 꿈과 미래, 그리고 단란했던 가족의 행복을 빼앗았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의 주장처럼 북한에 대해 모든 납치 피해자의 귀국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2002년에 5명의 납치 피해자분들이 귀국하신 이후 한 사람도 귀국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귀국을 위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납치 피해자들의 귀국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시는 가족 여러분들에게는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2002년 이후에도 모든 기회를 통해 북한이 납치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대하기를 계속 요구해 왔습니다. 여하튼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납치 피해자 및 가족분들의 생각을 확실하게 공유하면서 정말로 시간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도 북한 주민과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이 청취할 수 있도록 대북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대북방송을 통해 얻은 효과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가토 대신: 일본 정부도 단파 라디오 방송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대북 라디오 방송은 일본어와 한국어 이원화해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먼저 '후루사토노 카제', 즉 '고향의 바람'은 납치 피해자들을 위한 것으로 일본어로 가족들의 목소리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력과 국내외의 정세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니혼노 카제', 즉 '일본의 바람'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한국어로 일본 문화와 생활을 소개하고 일본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정보와 납치 문제 관련 동향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대북 라디오 방송은 납치 피해자분들이랑 북한 주민들이 비교적 청취하기 쉬운 심야 시간대를 중심으로 30분씩 매일 각 3회, 합계 3시간에 걸쳐 방송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목표는 역시 일본인 납치 피해자분들이 귀국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들이 라디오 방송을 북한에서 청취할 기회를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송신 출력을 올리거나 주파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 한국과도 연대하여 대북방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미국 RFA와 연대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애환을 담은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공동 프로그램의 제작 배경과 의미는 무엇입니까?
가토 대신: 저희는 그 동안 방송 내용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미국 RFA와 VOA 등과도 연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신뢰도가 높고 또 방송 출력이 좋은 RFA와의 협력을 통해 납치 피해자 가족과 친지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공동 프로그램, '당신이 안 계신 동안'을 마련했습니다.
북한의 일반 청취자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자들도 이번 공동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의 심각성을 알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번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우리 정부의 대북방송 노력과 함께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납치문제 담당 대신으로서 북한에 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가토 대신: 북한 땅에서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일본 납치 피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납치문제 담당 대신 가토 가츠노부입니다. 제가 납치문제 담당 대신으로 취임하고 나서 1년 반 가까이 지났습니다. 납치 피해자 여러분의 귀국이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 상황이 통한의 한이며 정말로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는 여러분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발 조국으로의 귀환을 결코 포기하지 말아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하여 북한 당국자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항상 전하고 있듯이 납치와 핵,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은 세계로부터 점점 고립되고 밝은 미래를 그릴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납치 피해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귀국시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납치 피해자 여러분, 제발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며 여러분이 조국 땅을 밟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에 안기는 그 날까지 우리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들은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반드시 구출해 내겠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기자: 지금까지 일본 납치문제대책본부 가토 가츠노부 담당 대신을 만나봤습니다. 대신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가토 대신: 감사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일본 납치문제대책본부의 공동기획 프로그램 '당신이 안 계신 동안'은 오늘 여덟 번째 시간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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