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발전 재조명 학술회의] "북, 부패 방지와 투명성 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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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규모 대북 지원과 개발 원조에도 북한 주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남북 간의 경제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 성장이 더딘 가장 큰 이유로 북한 당국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과 극심한 부패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지난달 발표한 남․북 간 경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북한의 국내 총생산은 247억 달러로 한국의 3%에도 못 미칩니다. 북한의 일인당 국민 소득도 1천60달러에 그쳐 2만 달러에 가까운 한국 국민의 20분의 1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남북 간의 경제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경제 12위로 발돋움한 한국의 발전 모습을 다시 조명하는 학술회의가 열렸습니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부패와 경제 발전의 관계.

부패가 심할수록 개인 소득과 경제적 수준이 낮고 국가 고위층의 부패가 경제 발전에 가장 해롭다는 설명입니다.

한 예로 1962년 당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의 국민당 소득수준은 110달러와 133달러로 아프리카가 높았지만 현재는 한국의 소득이 아프리카 국가보다 20배가량 많습니다. 지금의 북한과 비슷한 격차입니다.

발표자로 나선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박복영 박사는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이 뒤쳐진 이유 중 하나로 단일정당제 중심인 국가의 극심한 부패를 꼽으며 북한의 부패도 같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적했습니다.

박복영 박사: 부패가 경제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는 이유는 첫째, 국가적인 자원을 아예 정치인들이 가져가니까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수 없게 되겠죠. 공익을 위한 자원이 개인을 위해 사용되니까, 또 부패가 있으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으면 부패도 악화될 수 있다. 북한 역시 민주주의가 개선되지 않고, 일당 독재가 계속되면 심각한 부패에 시달리고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 박사는 한국도 부패가 존재했지만 다당제에 의한 정치적 경쟁, 언론의 자유 보장, 교육의 확대를 통해 국가의 부패를 억제했으며 이것이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켈리치 칼루 교수는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가 막대한 해외 원조에도 국가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로 불투명하고 취약한 제도적, 정치적 구조를 지적했습니다. 이것이 지원과 원조의 효율적인 사용을 막고 개발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민주적인 제도와 투명한 국가 운영이 확보돼야 쉽게 외부의 개발 원조를 받게 되고 이것이 경제발전을 가져온다고 칼루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Kelechi Kalu: 좋은 공공 정책, 즉 민주적인 정치 제도, 투명한 국가 운영과 법과 제도의 투명성 등을 갖는다면 외부로부터 쉽게 원조를 받게 되고 국민생활의 수준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제사회의 지원은 지난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며 해마다 지원 규모와 국가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해 식량지원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엔아동기금도 최근 지원 분배에 대한 투명성 문제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결핵 퇴치가 쉽지 않음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분배 감시에 대한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식량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복영 박사는 부패가 심한 나라에는 원조를 줄이는 것이 최근 국제사회의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복영: 요즘 원조를 하는 선진국들이 부패가 심한 나라에는 원조를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원조의 선택성이라고 부르는데 그 나라의 부패와 민주주의의 발전 정도에 비례해서 주겠다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구요, 많은 연구에 따르면 부패한 나라에서 원조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북한이 부패한다고 하면 첫째 원조를 적게 받을 가능성이 있고 원조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원조가 북한 사회 내에서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부패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피해자가 북한 주민과 같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의 5% 수준에 불과한 북한 경제가 성장하고 북한 주민의 생활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기구와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부패를 먼저 척결하고 분배와 정책의 투명성, 효율성을 확보하며 3대 세습과 일당 독재가 아닌 민주적인 정치구조의 확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강성구(국제투명성기구 사무총장): 국제사회는 북한에 반부패뿐만 아니라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지원되는 부분에 대해서 목적에 맞게 쓰이는 지에 대한 투명성의 확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폭적인 지원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