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RFA 10대 뉴스] ⑩ 한류, 민족 통합을 노래하다

워싱턴-양희정, 김진국 yangh@rfa.org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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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wave_president_305 '한류 대통령'으로 불리는 슈퍼주니어의 신동(왼쪽부터), 동해, 이특이 25일 연합뉴스 보도채널 뉴스Y의 대담 프로그램 'Y 초대석'에 출연해 한해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진국> 2011,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1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진행을 맡은 김진국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비롯한 2011년 북한과 관련한 주요 뉴스를 정리하는 10대 뉴스, 오늘은 마지막 10편입니다.

<김진국> 마지막 열 번 째 뉴스는 북한에 퍼지는 한국 문화, 한류입니다.

<양희정> 김진국 씨, ‘한류’라는 말, 언제 어디서 시작됐는지 혹시 아세요?

MC: 글쎄요, 대만에서 한파주의보를 가리키는 ‘차가울 한과 흐름을 나타내는 류’ 두 글자를 사용한 ‘한류’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었는데, ‘불꽃’이라는 남한의 드라마가 대만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드라마 등이 유입되는 걸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찬흐름이라는 한류’ 대신에 ‘한국의 흐름, 영향이라는 한류’를 만들어 냈다”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양희정> 그런 주장도 있습니다. 또 다른 주장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정확히 한류가 뭘 가리키는지 아세요?

MC: 뭐,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세계 각국에 퍼진 한국의 드라마, 노래, 영화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요?

<양희정> 네, 맞습니다. 한류라는 단어는 사실 오랜 역사를 가진 말은 아니죠? 1997년 대만에서 처음 사용됐다, 아님 1998년 중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여러 주장이 있지만 한국 가수들의 노래, 텔레비전 드라마나 한국의 영화가 중국, 대만,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나라에 퍼지기 시작한 1990년대 말에 이 단어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한국의 노래, 드라마, 영화가 유행하는 뜨거운 열기를 나타내는 말인데요. 1998년 중국에서 최초로 제작된 우리 음반의 포스터에 ‘한국의 유행음악’이라는 뜻의 ‘한류’라는 표현을 썼다는 설이 있습니다.

MC: 그럼, 중국에서 비롯된 말인가요?

<양희정> 저도 궁금해서 전문가에게 여쭤봤습니다. 한류에 관해 연구하신 홍익대 경영대학원 고정민 교수의 말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고정민 교수: 90년대 말에 중국의 한 신문사가 한류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물론 그 전에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라디오에서 한류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의 한 신문이 한류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류라는 말은 해외에서 처음 사용이 됐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겠네요.)

<양희정> 한류라는 말은 1990년대 말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사용이 됐다는 것이 고정민 교수의 설명인데요. 고 교수는 한국을 나타내는 한이 아니라 찰 한자를 써서 한국의 매서운 문화가 침투한다는 경계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면서 아직도 이 부정적인 의미와 긍정적인 의미가 중국에서는 같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김진국 씨, 1990년대 말에 한국에서 어떤 노래가 유행했는지 혹시 기억하세요?

MC: 글쎄요, 전 H.O.T 와 같은 십대 가수가 생각나는데요?

<양희정> 1999년 가을 지금 말씀하신 H.O.T. 그리고 1997년 1집 앨범 New Radiancy Group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이름의 남성 3인조 그룹 N.R.G 와 같은 가수들의 노래가 담긴 ‘한류’라는 제목의 홍보용 한국가요 음반이 중국 전역에 배포되기 시작했고요. 중국 언론이 한국 대중문화가 유행하는 현상을 ‘한류’로 인용하면서 최근에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는 물론 한국의 머리모양이나 옷, 춤, 음식문화, 생활용품까지 모두 ‘한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MC: 자 이렇게 시작된 한류 열풍, 북한에도 뜨겁지 않습니까? 지난 가을 북한을 탈출해 일본 앞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출된 탈북자가 한국 영상물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는 말을 했었는데요.

<양희정> 9월 29일 한국에서 열린 북한전략센터의 연구발표회에서죠.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자 1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83퍼센트 가량이 북한에서 한국 영화나 연속극을 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영화나 연속극에 심취한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주인공의 옷과 머리모양도 따라 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노재완 기자의 보도 내용 중 탈북자의 말입니다.

(김선영 cut: 제 친구 가운데 한국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본 애가 있었는데요. 이 친구 같은 경우에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고 거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MC: 한국 드라마 속의 머리모양이나 옷이 북한에서 유행한다는 소식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전해 드린 바 있죠? 당국이 몸에 달라붙는 바지나 머리를 물들인 사람들을 단속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죠.

<양희정> 예, 한국의 영상물을 보다가 잡혀서 정치범 수용소에 갔다는 경우도 있었고 처벌이 지나치게 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11월 저희 방송의 문성휘 기자의 보도 잠시 들어 보시죠.

문성휘 cut: 11월 3일 방송

(문성휘 보도: mp3를 통해 한국음악이 유행하자 북한 당국은 지난 2007년부터 노동자 규찰대를 내세워 길거리에서 mp3를 집중적으로 단속했습니다. 지어 중앙청년동맹 산하 불량청소년 그루빠(그룹)를 각 대학들과 중학교들에 투입해 학생들의 가방과 주머니까지 샅샅이 뒤져가면서 라디오 기능이 있거나 한국음악이 수록된 mp3를 모조리 회수했습니다.)

<양희정> 이런 주민들에 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사망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 인파 속에 있던 젊은 북한 여성들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패딩점퍼를 입고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20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한 외신 영상인데요.

MC: 저도 그 사진을 본 기억이 나는데요. 흰색과 갈색 그리고 얼핏 진분홍빛 패딩 점퍼를 입은 여학생들 모습이 담겨 있었죠?

<양희정> 이 장면을 본 인터넷 사용자, 즉 네티즌, 들은 털 달린 패딩 점퍼를 입고 눈물 흘리는 북한 주민이 생소하고 낯설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일부 사람들은 이 학생들이 북한에서 ‘핵심 계층’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충성심 강한 계층일 것이라고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의 옷이나 머리핀 등 패션 상품이 중국을 통해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MC: 북한의 핵심 계층이 한류를 더 즐긴다는 보도도 있었죠?

<양희정> 예 저희 방송이 북한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서 한국의 걸그룹 다시 말해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소녀시대’라는 그룹 등 한국의 젊은 가수들이 노래하며 춤추는 것을 배우려는 열풍이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월 보도한 내용 잠시 들어보실까요?

(RFA보도: 북한을 수시로 왕래하고 있는 한 중국 무역상인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요즘 평양 젊은이들 속에서 한국 댄스 바람이 불었다”면서 “얼마 전 한 부유층 아줌마가 ‘소녀시대’한국 댄스 그룹 CD를 얻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이 보도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무역상을 인용해 “평양 중구역이나 대동강구역의 10대와 20대의 부유층 자녀들 속에서 ‘디스코 춤을 출 줄 모르면 아이들 축에 끼우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열광적”이라고 전했는데요. 심지어 어떤 부유층 자녀들은 학교에도 가지 않고 개별 댄스 교습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저도 기억하는데요. 한 달 댄스 교습비가 미화로 20달러나 된다고 하니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상상도 못할 큰 돈입니다. 그래서 댄스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유명 디스코 춤 강사들도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죠.

<양희정> 이 강사들은 집과 훈련실 등 비공개 장소에서 댄스 CD를 틀어놓고 그 앞에서 젊은이들에게 몸동작과 노래 등을 가르친다면서 요즘 부유한 집 부인들은 자녀들에게 손풍금이나 기타 같은 악기 대신 춤과 노래를 동반한 현대 무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평양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죠.

MC: 지난 17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영화는 물론 가요와 드라마를 즐겼던 것도 잘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북한의 주민에 대해서는 남한의 가요, 드라마, 영상 매체를 부르거나 듣거나 보거나 아니면 가지고만 있어도 심한 처벌을 하면서도 정작 최고 통치자인 김 위원장은 생전에 CD알판이나 DVD알판이 아니라 남한의 가수를 직접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해 노래를 들었다는데요.

<양희정>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이 소장한 영화필름과 CD, 즉 알판만 해도 만 5천 개에 달할 정도였다고 하고, 북한 영화 예술인들에게 남한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연기를 배우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특히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 김연자 씨가 2001년과 2002년 북한에서 공연을 갖도록 하고 특별 열차로 자신의 별장으로 초청해 만나기도 했었습니다. 김연자 씨는 저희 방송에 김 위원장의 별장에 간 첫 인상을 밝혔습니다.

(김연자 cut: 저희가 초대 받아서 공연을 했구요. 공연을 하다 보니까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말도 똑같고 얼굴도 같고, 같은 나라인데 왜 헤어져 살아야 하나? 그래서 제가 ‘홀로 아리랑’ ‘다시 만납시다’ 같은 노래를 통일을 염원하면서 불렀어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 연주인들은 특급 열차 안에서 접대를 받았고, 저희들은 (김 위원장) 별장 안에서 공연 얘기도 하구요. 한 두 시간 동안 음악 얘기도 했구요.)

MC: 한국산 물건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다는 소식도 있지 않았습니까?

<양희정> 최근 북한에서는 중국산이나 일본산 물품에 비해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아주 높고, 따라서 가격도 비싸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김일성 대학에 다녔던 지식층으로 한국에 정착한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는 북한에서 는 한류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저희 방송에 밝혔습니다.

(주성하: 한류도 부익부 빈익빈이에요. 돈 있는 사람은 마음대로 선호하고(쓸 수 있고) 사는데 없는 사람은 드라마 하나 봐도 감옥 가고. 있는 사람은 봐도 안 가죠.)

양: 주성하 기자는 저희 방송에도 출연해 청취자 여러분께 익숙한 목소리인데요. 주 기자는 예전에는 한국의 드라마나 영상물을 보면 감옥에 가지만 물건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처벌이 그렇게 심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국산 텔레비전,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제품이 북한에 많이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MC: 옷이나 머리모양은 단속 대상인데,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단속이 심하지 않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식초, 밥솥, 카메라 이런 정도는 알겠는데 냉장고라니요?

<양희정> 주 기자는 최근에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국경지대에서 감시가 너무 심해졌고 게다가 탈북자를 무조건 총으로 쏘라는 지시가 내려져서 중국과 북한 국경을 넘나들 때 생명의 위협이 커져서 상인들이 물건을 팔아 이윤이 많이 남도록 대형 가전제품을 북한에 가지고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 털 달린 점퍼를 입고 있는 여학생도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가지고 있다가 당국에 적발된 사람들에 비해 특별히 단속의 대상이 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갈 위험은 더 적다는 것입니다.

MC: 북한에 한류가 촉촉히 스며들면서 북한의 연예인들이 점차 외면당한다는 소식도 전해 드렸죠?

<양희정> 지난 11월 18일 문성휘 기자의 보도인데요.

(문성휘 보도: “조선예술영화 촬영소에서 한 해에 기껏해야 영화 3~4편을 만드는 정도인데 이제는 한국영화들이 워낙 많이 돌기 때문에 누구도 우리(북한)영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새로 나오는 노래도 모두 김정일이나 노동당을 찬양하는 것들뿐이어서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C: 최근 들어 북한 땅에도 한류열풍이 몰아치면서 강제주입식 사상교육과 선전에 내 몰리고 있는 북한의 연예인들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북한 땅에 전파되는 한류가 앞으로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양희정>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되고 올해 들어 탈북자를 총으로 쏴도 좋다는 명령이 내려지는 등 북중 국경지대에 대한 경계가 심해지면서 도강 비용도 10배 이상으로 오르고 한류가 북한에 유입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하는데요.

MC: 또 부산 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는 최근에 탈북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내에 유통되고 있는 남한 영상매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강 교수는 북한에서 남한 영상 매체를 통해 남한의 발전된 모습에 환상을 갖고 동경했던 응답자들은 “김정일 정권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양희정> 그렇습니다. 강동완 교수는 북한에 번져 나가는 한류 바람에 대해 부인인 박정란 박사와 함께 책을 펴냈는데요. 남한 드라마나 영화 자체에 정치적 내용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매체를 시청하고 난 후 친한 사람끼리는 남북한을 서로 비교하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 자신들이 이렇게 못 사는 이유가 모두 김정일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고 합니다.

MC: 그렇다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새로운 지도부가 체제 결속을 위해 남한의 대중문화 유입을 더욱 차단하려 하지 않을까요?

<양희정> 예, 하지만 단속이 심할수록 더 찾게 될 것이라는 것이 강교수의 말입니다.

(강동완 교수 cut: 후계자 세습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국경 경비라든지 또는 내부 단속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강화하면서 아무래도 확산 추세가 조금 주춤하겠지만요. 북한 당국의 통제 수준이 위로부터 압박이 가해지면 가해질수록 오히려 아래로부터의 북한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 더 나아가 외부 정보에 대한 욕구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양: 한류 열풍이 북한에 스며들고 있지만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거나 주민들이 봉기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지만요. 한류로 인한 영향이 북한 주민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어 북한과 남한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어느 시점이 오면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고 잘 사는 남한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MC: 양희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MC: 자유아시아방송의 ‘2011 10대뉴스10편 ‘한류, 민족 통합을 노래하다’ 편을 마칩니다. 2011년의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정리한 RFA 10대 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내년에는 평화와 희망과 성장과 화합이 가득한 10대 뉴스를 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인사 드립니다. 10대 뉴스 진행에 김진국 입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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