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끝난 논에서 벼 이삭 줍는 북 주민

추수 끝난 논에서 벼 이삭 줍는 북 주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2년 11월에 촬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교외의 농촌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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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매년 11~12월, 추수 후 벼 이삭 줍는 북한 주민

- 벼 이삭 줍는 여성은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도시 주민

- 이는 식량난이 아닌 빈곤의 문제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2년 11월에 촬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교외의 농촌 모습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논은 이미 수확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수확이 끝난 논 곳곳에서 벼 이삭을 줍는 북한 여성들이 눈에 띄는데요, 한두 명이 아닙니다.

촬영자가 다가가 '뭘 줍느냐?'고 물으니 나이가 지긋이 든 북한 여성이 '벼알'이라고 답하는데요, 잘 보이지도 않지만, 한 알 한 알 떨어진 것을 줍는다고 설명합니다.

- 뭘 주어요?

[북한 여성] 벼알이요.

- 뭐 보이지도 않는데...

[북한 여성] 한 알 한 알 떨어진 것 줍지요.

추운 날씨 탓에 옷으로 온몸을 감싼 또 다른 북한 여성도 열심히 벼 이삭을 줍고 있습니다. 잠시도 허리를 펼 새도 없이 땅을 헤집어가며 벼 이삭을 찾고 있는데요, 북한 여성들이 벼 이삭을 줍는 곳은 협동농장으로 이곳에 나와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도시 주민이 논으로 나와 이삭줍기를 하는 건데요, 이는 매년 11월~12월이면 전국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삭줍기하는 사람들은 농민이 아닌 거의 시내 사람들입니다. 시내 사람들이 밭으로 나와 이삭줍기를 하는 거죠. 시내 장마당에 가면 쌀은 얼마든지 있지만, 돈이 없거나 혹은 돈을 아끼려고 벼 이삭을 줍는 겁니다. 도시에서도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이 벼 이삭을 줍는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에서도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 속 또 다른 북한 여성에게 말을 걸어 보는 촬영자, '많이 주웠느냐?'고 묻자 "이것 갖고 어디에 쓰느냐?"며 "다 해먹고 없다"고 말합니다.

논 한가운데 쭈그리고 앉아 겨울 추위에 맞서며 벼 이삭을 정리하는 모습에서 삶의 고단함의 느껴집니다.

[Ishimaru Jiro] 매년 11월~12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황해도에도 거의 이와 비슷한 그림이 있습니다. 빈곤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기가 어려워지면 밭으로 나와야 하니까 어디서나 비슷할 겁니다.

실제로 중국의 대북 소식통도 올해도 추수가 끝난 논에서 벼 이삭을 줍는 북한 여성이 있었다고 말해 이는 매년 반복되는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주민이 논에서 벼 이삭을 줍는 것이 식량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장마당에 쌀은 쌓여 있지만, 이를 사 먹을 수 없는 빈곤 때문에 북한 주민이 논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땅에 떨어진 벼 이삭 하나하나를 주워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북한 주민, 추수 이후 북한 당국이 이 빈곤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