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유혈 사태 배경과 전망] 자유와 독립의 함성 폭발

대규모 유혈 사태로 최소 156명이 숨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최대의 유혈 사태인 이번 시위의 향방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0:00 / 0:00

장명화 기자와 함께 이번 사태가 발생한 배경과 전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장명화 기자, 우선 지금까지 위구르 사태의 상황을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현지 목격자들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의 무장 경찰이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대를 구타하는가 하면 어린 소녀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면서 시위대의 폭력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시위가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중국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시위대가 과격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7일 오전 현재 156명으로 늘어나고 부상자도 1천80명에 달해, 이번 시위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에서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일어난 이후 최악의 유혈 시위 사태로 기록됐습니다. 현재 중국의 공안 당국은 시위 재발을 막고 주동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2만 명의 병력을 요소요소에 배치했고 1천434명을 체포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AP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의 시위는 가라앉았지만 신장의 2대 도시인 카스, 이리 등 다른 도시로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통제와 강경한 대응 속에 사태는 확산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이번에 이렇게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진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이번 유혈 사태의 도화선은 지난달 26일 중국 남동부의 광둥성에서 벌어진 위구르족과 한족의 집단 패싸움이었습니다. 현지 공장의 한족 여종업원이 위구르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족이 공격에 나서 위구르인 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 때문에 성난 위구르 시위대가 한족 주민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한족 대부분은 중국 정부의 '변경 안정화' 정책에 따라 신장 위구르 지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거 이주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슬람교를 믿고 유럽인에 가까운 코카서스 인종으로 중국 내 소수 민족 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위구르인은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한족과 끊임없이 대립해왔습니다. 여기에 위구르 자치구의 막대한 개발 이익을 한족 이주민이 독점하면서 대부분이 하층민인 위구르인의 불만이 고조돼왔거든요.

앵커: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놀랍게도 위구르 사태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거나 침묵하고 있습니다. 유엔에선 나비 필라이 고등인권판무관이 7일 성명을 내 “두 민족 지도자들이 더 큰 폭력과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개별 국가로는 7일 현재 미국과 일본만이 우려를 표명했을 뿐입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첫 반응을 보면, “미국은 신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자제력을 발휘하길 요청한다” 이게 전부입니다. 지난해 3월 티베트 라싸에서 시위가 발생했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우려를 표명하고,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에 불참할 계획을 시사한 점과 견줘 보면, 미국의 이번 반응은 사뭇 딴판입니다. 일각에서는 최소 156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형 참사에 국제사회가 거의 침묵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데는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금융 위기 이후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경제력은 ‘G2’ 즉 ‘미국과 중국’이라는 신조어를 낳기까지 했거든요. 미국마저 자신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형국이라는 설명입니다.

앵커:

사태가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장명화: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신장 지역의 시위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할 경우 티베트의 독립 요구 시위로 확산하면서 중국의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신장 지역에서 앞으로 시위를 주도할 인물에 대해 이중삼중의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우루무치에서 촉발된 이번 시위가 주변 지역으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합니다. 즉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의 이번 시위 사태를 진압할 게 분명하다는 거죠. 하지만 위구르족과 중국 공산당, 그리고 한족 간의 갈등의 씨앗은 계속 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 같은 문제는 올해 건국 60주년을 맞이한 중국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C:

네. 지금까지 장명화 기자와 함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시위 사태의 현황, 이유, 국제사회의 반응, 전망 등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