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미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규모 줄어도 구호 의지는 여전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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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부터 2주간 북한 주민들의 결핵퇴치 사업을 위해 방북했던 스티브 린튼 유진벨 재단 이사장(한국명 인세반)이 11일 서울 서교동 유진벨 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결핵 감염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부터 2주간 북한 주민들의 결핵퇴치 사업을 위해 방북했던 스티브 린튼 유진벨 재단 이사장(한국명 인세반)이 11일 서울 서교동 유진벨 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결핵 감염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올 3월 미국의 대규모 식량 지원을 거부하고 북한내 모든 민간 구호단체들을 철수시킨 뒤에도 미국내 식량, 의료, 개발 구호단체들의 대북 지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지원 회수와 규모의 위축은 불가피했지만 헐벗고 굶주린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한다는 구호단체들의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09년 연말특집 기획보도,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지난 1년 간 미국 주요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 상황을 살펴봅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

미국이 작년 6월부터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식량 50만톤의 선적은17만톤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습니다. 나머지 33만톤은 아직 배에 싣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올 3월 북한 정부가 미국의 인도적 식량지원을 더 이상 받지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북한은 미국의 식량지원 거부와 함께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정부기구에 대해 북한 주재 인력을 3월말까지 철수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들은 북한정부의 이런 조치로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 활동에 손이 묶인 격이 됐지만 지원을 중단하진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매년 계속되는 식량 부족으로 북한 전체 인구 세명 중 한 명꼴로 굶주리고 있는 주민들의 아사 위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밀가루와 콩 등의 식량과 식수 시설 개선 사업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 국제구호단체 ‘월드 비전’(WORLD VISION)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월드비전은 올 3월 북한이 미국의 지원 식량을 거부하기 전까지 북한에 도착한 식량을 분배 관리하는 책임을 맡은 민간 단체 다섯개 중의 하나였습니다.

월드비전은 북한당국의 철수 통보 두 달이 지난 5월 평안남도 안주와 개천에 있는 라면공장과 두유공장의 원료로 사용될 밀가루와 콩을 보냈고, 황해북도 연탄군에 있는 식수 시설 개선 사업을 다른지역으로 확장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월 초 대표단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당시 월드비전의 ‘빅터 슈’ 북한사업국장은 저희 방송에 그 같은 지원활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빅터 슈: We were there in February and we’re going there on June 3rd… 지난 2월에 이어, 6월 3일에도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번에는 리처드 스턴스 월드 비전 회장이 방북 대표단을 이끕니다.

북한의 ‘조미민간교류협회’ 대표단은 8월 중순 미국 뉴욕에 있는 월드비전 본부를 방문해 월드비전의 대북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국제구호단체인 ‘머시코 (Mercy Corps)’ 역시,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과수원과 양어장 지원 사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머시코도 월드비전과 같이 미국정부의 대북 지원식량에 대한 분배관리 책임을 맡은 민간단체의 하나였습니다.
미국 서부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에 본부를 둔 머시코의 조이 포텔라 공보국장은 북한의 로켓발사와 핵개발 문제와는 상관없이 대북 지원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면서 머시코의 사업을 지원하는 민간 후원자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이 포텔라: We had a small team of people who went in just a couple of weeks ago…몇 주 전에 머시코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에서 진행된 저희의 사업을 논의하고 돌아왔습니다. 협의 결과가 좋아 지원 사업은 앞으로 순조롭게 계속되리라고 봅니다.

북한에 결핵약과 의료장비 지원으로 잘 알려진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hristian Friends of Korea)’ 은 북한이 미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한 식량을 올 3월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뒤에도 북한내 병원들을 보수하고 식량을 지원하는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개성과 사리원에 있는 병원의 수술실을 보수하고 노후한 전력 설비를 교체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4월 저희 방송에 밝혔습니다.

The medical supplies and food were delivered in early April…. 의료장비와 식량등을 실은 컨테이너를 지난 4월 초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현재 지원 물품을 실은 또 다른 컨데이너 상자를 준비했지만 아직 출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 매년 봄에 북한을 참아 병원을 보수하곤 하는데, 홍해도 북한 측의 확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블랙 마운틴 시에 본부를 둔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7월에 결핵약 3천6백명 분을 북한에 선적했고, 8월에는 육고기 통조림과 비누 등 생활필수품도 두 컨테이너에 실어 보냈습니다.

기독교 복음 전도사로 유명한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일행도 올 10월 북한을 찾았습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구호단체 ‘사마리탄즈 퍼스’가 평양에 새로 짓는 치과 병원에 의료 장비와 물품 19만 달러어치를 전달하고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리원 병원의 전력 지원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월드비전’, ‘머시코’,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등은 미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구호단체이지만 미국내 한인 기독교인들을 주축으로 하는 대북 지원단체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의 기독교 구호 선교단체인 국제사랑재단의 미주 동부지회에서는 지난 7월 중국에 빵 공장을 지어 북한 어린이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빵 공장은 북한국경에서 가까운 연길에 세웠고 매일 생산되는 빵을 함경북도 회령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미주 동부 지회장 송병기목사의 얘깁니다.

송병기: 원래 하루에 5천개를 생산키로 했었는데 장소와 기술적인 문제로 2천개로 결정했습니다. 하루 2만개 생산을 목표를 잡고 있는데요 2천개서부터 점차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빵 1개가 호떡 2개정도 되는 크기인데요, 옛날에 풀빵보다 큽니다. 그 속에 팥 앙꼬를 집어넣죠. 거기다 두유를 같이 보냅니다. 그래서 두유와 빵 1개로 한 끼 식사는 충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국제사랑재단에서는 빵 공장외에도 북한에 영농기술을 전해 식량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송병기: 뉴욕에 종자개량에 세계적인 권위자인 여성 박사가 한 분이 계신데 북한에 기술 전수와 관련해 만났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서 준비가 안된 것같습니다. 북측 당국자와도 만나서 얘기가 돼야합니다. 종자개량은 옥수수나 감자 계통입니다.


식량이 아닌 결핵약과 영양제로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한인 기독교 단체도 있습니다.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의 캐나다 지역 본부는 작년 11월 창립한 지 아홉달 만에 9만여 달라를 모아 북한 결핵환자들 치료에 사용할 결핵약 구입 기금으로 한국에 보냈습니다.

캐나다 지역 본부장인 소창길 목사는 지난 달 자유아시아방송 회견에서 이같은 성과는 대북 지원에 동참하고 있는 캐나다 한인사회와 교회들의 동포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소창길: 어떤 교회에서는 11,000달러를 보내주셨고 또 다른 교회는 지난 성금요일에 북한결핵어린이돕기 헌금을 모아 4500달러를 보내왔습니다. 그밖의 여러 교회들이 십시일반으로 보내주셨고요. 또 캐나다 내에서 작은 가게를 하시는 여러 한인들이 동참해 1000달러, 500달러 300달러 등 성의껏 보내주셨습니다. 심지어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평통 동부지역회에서도 3000달러 보냈주셨고 해밀턴 한인회에서도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을 북한어린이돕기위해 써달라고 전해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일안에 많은 금액을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

문: 그런데 목표 총 모금액을 90만달러까지 잡았는데요 몇년에 걸쳐 모금할 계획입니까?

소: 캐나다 본부가 목표하는 게 북한 결핵환자 30만명의 10분의 1인 3만명, 여기에다 1인당 치료비30달러 곱하면 모두 90만달러가 들게되는 셈입니다.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그렇게 잡았습니다. 북한의 결핵어린이중에는 완치가 되는 어린이가 있는 반면 새로 걸리는 아이들도 있을테니 숫자가 정확하진 않을 겁니다. 지금 어려운 점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관련해 북한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지원은 북한의 핵이나 군사주의에 쓰이는 것이 아니고 한민족의 미래가 달린 젊은 후세들의 일부인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란타 시에 있는 기독교 단체 ‘협동침례교단’의 세계선교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윤유종 목사도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14년 동안 북한을 16차례 방문한 윤 목사는 지원 식량은 옥수수 60톤과 국수 3톤 등 미국돈 2만 달러 상당의 물자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가 지원 곡물로 쌀이 아닌 강냉이를 선택한 이유는 먹을 것이 가장 필요한 주민들에게 전달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윤목사는 설명했습니다.

윤유종: 지난 7,8년 동안에는 강냉이만 가지고 북한에 갔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강냉이를 좋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값이 싸기 때문에 먹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엔 강냉이는 북한 군대에서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 식량입니다.

미국 침례교단은 1990년 중반 북한 식량난이 터지면서 매년 북한에 식량과 소금 발전기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또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한인 기독교 국제지원단체 ‘샘의료복지재단’의 대표단과 의료진은 10월 말 북한을 방문해 구급의료품이 담긴 왕진가방 3천개를 전달하고 황해남도 주민 2백여명에게 의료봉사를 했습니다. 또 이 단체가 지원한 영양버터 공장도 이 대표단 방문 기간중 완공식을 가졌습니다. 콩, 우유, 비타민 등을 혼합해 만든 영양버터는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을 위해 생산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비정부 민간 구호단체들의 대북 지원활동이 계속된다 해도 새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질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이들 단체들의 식량 지원을 모두 합쳐도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매년 북한에 보냈던 곡물 100만톤에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양이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는 북한이 핵개발 폐기를 위한 다자 회담에 협조하지 않는 한, 그리고 지원 식량에 대한 분배 확인을 허가하지 않는 한 대규모 식량 지원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거기다 북한 인구 4분의 1의 식량을 지원해 왔던 유엔의 세계식량기구도 대북 사업을 60퍼센트 이상 대폭 줄인다고 최근 사업수정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필요한 예산 5억 4백만달러 중 11월까지 확보된 자금은 8천6백만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올 하반기부터 이미 북한내 식량지원 대상 주민 수를 62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줄였습니다.

워싱턴에서 RFA 전수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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