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문제
2006.12.26
금년 한 해 동안 미국과 북한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1년이상 열리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무엇이 문제였는지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재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있는 마카오에 대해서 먼저 알아볼까요?
김연호: 중국 남부 광동성에 있는 작은 도시, 오래전부터 도박산업이 발달 특별행정구역으로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와는 별도로 운영되고 되고 있음.
안: 문제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어떤 은행입니까?
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자본금 기준으로 마카오에서 6위밖에 안 되는 소형 은행입니다. 마카오에 지점이 9개 정도 있고 직원수도 340여명에 불과합니다. 남한의 시중은행으로 치면 대형지점 정도의 규모밖에 안 되는 은행입니다.
안: 그런데 이 은행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김: 이 은행은 미국 재무부의 조사결과 북한의 달러 위조와 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작년 9월 이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 은행은 지난 20년동안 북한 기업이 화폐위조와 마약거래 대량살상무기 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해줬습니다.
안: 미국 재무부에 적발된 뒤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어떻게 됐습니까?
김: 미국 재무부의 조치가 있자 이 은행 예금자들이 줄줄이 돈을 빼갔고, 고객들은 거래선을 다른 은행으로 돌렸습니다. 또 일본과 남한의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 은행과 환거래를 중단해 버렸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사태해결을 위해 방코델타 아시아은행에 있던 북한계좌들을 동결해 버렸습니다. 이 조치로 북한자금 2천4백만 달러가 이 은행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안: 북한측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김: 북한은 달러를 위조하거나 유통시킨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의 조치를 금융제재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제재를 거두지 않으면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에도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불법행위 맞서 취한 조치들은 정당한 법집행일 뿐이며, 핵문제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 북한이 이렇게 강력하게 반발한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겁니까?
김: 해외 금융기관들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정상적인 무역거래마저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20개가 넘는 금융기관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줄이거나 중단했는데, 여기에는 중국과 베트남, 몽고, 일본 은행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2천4백만 달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안: 미국과 북한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습니까?
김: 지난 10월까지 미국과 북한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압박을 핑계로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고, 10월초에는 핵실험까지 했습니다. 여기에 대응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켜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그러다 10월말 미국. 중국. 북한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열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회담에 나오지 않겠다던 북한이 한 발 물러선 겁니다. 여기에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미국의 언질도 한 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