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국경개방 선포했는데, 인적교류는 글쎄?
2024.04.19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지난해 북중 국경이 개방된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해 북한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북한 공민들의 입국을 허용한다 이렇게 발표했고요. 이에 따라 외부 사회에서는 그동안 막혔던 북중 간의 국경 봉쇄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은 작년 2023년 8월 27일 노동신문을 통해서 북한 당국은 해외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의 귀국 승인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북중 간의 국경 봉쇄 조치가 해제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는데요. 예상과는 달리 현재까지는 그렇게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작년 9월 말에 북한과 중국 간의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고요. 그리고 또 올해에 트럭들이 왕래하면서 중국 해관 통계에도 북중 간의 공식 무역 규모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렇게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는데요.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정 연구위원: 물론 그렇게도 평가할 수 있지만 이것은 북중 간 교역이 주로 배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지 육로는 여전히 닫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럭의 운행 횟수나 금면에서 보면 어떻게 보면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고 보기는 아직까지는 어렵습니다.
기자: 그러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정연구위원: 사실 북중 국경이 개방되었다는 것은 물류 운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적 왕래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육로가 여전히 코로나19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은 인적 왕래가 재개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국경의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고 중국 측 대북 무역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육로를 통해서 북한 노동자나 무역대표들이 귀국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중국 단둥의 쇼핑몰을 보면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북한 주민의 규모가 예상보다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로 환자라든지 혹은 집안에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든지 그리고 이들의 이삿짐이 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으로 들어가는 북한 주민들이 숫자만큼 또 중국으로 새롭게 나오는 주민들도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아직까지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이동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을 뿐, 북한으로 간 사람만큼 중국으로 다시 오는 북한주민들은 현재까지는 매우 미비하다고 할 수준입니다. 심지어 트럭도 보면 중국 쪽 트럭과 운전기사 중심으로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조차도 당일에 돌아와야 한다든지 혹은 아예 북한 땅을 밟지 못하고 중국 측 운전기사들은 트럭 안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무역업자들은 아예 북한 현지를 방문할 수도 없고, 북한 측 트럭 운전기사조차도 왕래가 아직은 허용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기자: 그러면 중국의 운전수들도 신의주나 또는 장백현 맞은편인 혜산시에 가더라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거기에 있다가 돌아온다는 말씀이 되겠네요. 그러면 북한 무역대표들도 중국으로 나오지 못하는 실정인가요?
정연구위원: 네, 3월 10일 이후로 점차 왕래가 진행될 것이다 이렇게 예상했지만 현재까지는 그렇게 크게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요. 다만 기존에 북한에 나갔다가 코로나19로 인해서 들어오지 못했던 사람들, 예를 들어 부인이 잠깐 북한에 나갔다가 중국에 나오지 못했던 사람들, 명절을 쇠러간다든지 이런 부류의 북한 주민들이 주로 중국으로 다시 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꿔 말하면 상당히 제한적이다라고 할 수 있죠.
기자: 예 인적 왕래가 거의 없다는 것인데요. 그러면 북한 주민이 중국으로 입국하는 데 있어서 새롭게 달라진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북중 대북 무역업자들과 중국 현지인들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북한 주민의 입국에 대해 상당히 강화할 조짐이다 이런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들어가서 중국에 가서 한 달 정도 체류할 수 있었고, 또 노동도 가능했다면 코로나19 이후로는 북한과 중국 양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중국에서 북한 노동자를 데려올 수 있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고요.
따라서 기존에는 중국 회사가 북한 회사와 상의해서 노동자들을 데리고 와서 노동국과 공안국의 허가를 받으면 간단하게 처리될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이제는 당국의 허가를 받는 회사만이 데려올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과거 북한에서 노동자들이 학생 비자나 또는 연수 비자로 중국에 입국해서 일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중국 회사의 북한 노동자 수용 정책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지금 중국 현지 분위기는 북한 노동자가 북한으로 가면 다시 중국으로 언제 나올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던 중국 회사에서는 작업장 일부를 폐쇄까지 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중국이 그렇게 북한 노동자 입국 규정을 강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 연구위원: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어쨌든 시종일관 책임 대국으로서의 국제사회에 어필하고자 하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또 중국을 대신해서 러시아가 유엔대북제재의 틀을 흔들고 있기 때문에 중국 같은 경우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 또 미국에도 도움을 주고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이른바 ‘꽃놀이패’를 가지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을 도와주지 않아도 현재 북한은 버티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러시아산 최고급 승용차 ‘아우러스’를 제공했다는 것은 러시아가 대북 제재 틀을 와해시키는 하나의 징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사실 북한이 지금까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한다는 평가가 있지 않았습니까? 예를 들어 북한이 러시아 쪽으로 가 붙으면 중국이 좀 멀어지고요. 반대로 중국 쪽으로 붙으면 또 러시아가 멀어지고 그런 식이었는데요. 지금 북한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면서 러시아 쪽으로 굉장히 많이 기운 그런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정 연구위원: 우리가 ‘등거리 외교’라고 해서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가 좋으면 북중 간의 관계가 소원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물론 역사적인 상황에서 비추어 보면 그런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상당히 좋다라는 거죠. 예를 들면 현재 러시아의 가스와 에너지를 중국이 굉장히 많이 사가고 있고 그럼으로써 러시아도 이익이고 중국도 이익이고 이런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큰 틀 속에서 볼 때 북러 간의 관계가 밀착된다고 해서 북중 간의 관계가 소원해진다고 예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러시아와 중국 관계가 좋기 때문에 중국이 해야 될 그런 역할들을 러시아가 알아서 하고 있고, 또 그런 상황 속에서 중국은 대북 제재를 지키는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기자: 네 중국이 결국에는 큰형이 돼서 러시아의 자원들을 사주면서 중국이 해줄 수 있는 역할들을 러시아가 대신하게 해주는 그런 삼각관계가 형성됐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나쁜 게 아니라 일단은 좋은 관계니까 굳이 북러 간의 관계가 밀착이 된다고 한다고 해서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다 이런 공식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거죠.
기자: 자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시간에 또 좋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 담당자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