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탈북청소년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4.01.30
group_home1_305 무연고 탈북 청소년 생활 공동체 '우리집'에서 생활하는 탈북청소년들.
사진-'우리집'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으로 간 탈북자 중에는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청소년도 있습니다. 이들은 무연고 청소년 이라고 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오늘은 탈북청소년을 위한 학력인정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선생님과 함께 무연고 탈북청소년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무연고 탈북 청소년의 생활은 어떻게 가능한가요?

조명숙: 그런 경우는 한국에 와서 공동생활 가정이나 저희 같은 학교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어른들은 하나원 수료 하고 사회 나와 일해서 먹고 사는 데 아이들은 어떤가요?

조명숙: 아이들은 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설(고아원)로 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 가서 저녁에는 그곳에서 생활하고 낮에는  일반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있고 저희 같은 대안학교의 기숙사가 있어서 이런 학교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조명숙: 아이들은 생계비가 나옵니다. 그런데 자기가 관리할 능력이 없을 경우도 있으니까  공동생활 가정이나 저희 같은 학교에서 관리를 해주는 겁니다.

기자: 몇 살까지를 무연고 청소년으로 보면 됩니까?

조명숙: 한국 민법에서는 만 18세, 형법에선 만 19세, 청소년기본법에선 만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규정합니다. 저희는 20세 이전까지 즉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학생을 무연고 청소년이라고 하는데 학교에 오는 아이들 중에는 24세 아이라도 남한 아이들과는 다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여기 사회를 모르니까요. 그래서 이런 특성을 고려한다면 일반적으로 19세를 청소년이라고 하지만 탈북청소년의 경우 24세 까지는 청소년의 범주에 넣어 생각하는 겁니다.

기자: 탈북 청소년이 남한에서 1-2년 배워서 과연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됩니까?

조명숙: 그 이유 때문에 여명학교가 인가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검정고시를 보게 되면 그 시험 보는 기술밖에는 가르쳐줄 수 없어요. 인가를 받으면서 검정고시를 안 봐도 되니까 3년 동안 이 아이들의 수준에서부터 시작해서 교육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런 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해서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되니까 예전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기자: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제일 어려워하던가요?

조명숙: 문제는 전 과목이 어렵다는 겁니다. 선행학습이 안 돼 있고 우리와 다른 것을 배웠고 기본 교육을 하기 위해선 상식에 기반을 둔 교육을 하게 되는데 이 상식이 우리와 다르다는 거죠. 국어도 어려워합니다. 말은 통한다고 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모를 때가 있어요. 북한은 한문을 잘 사용 안하고 영어를 사용 안하니까 우리같이 한자와 외래어를 많이 쓰는 사회에선 소통에 문제가 있는 거죠.

기자: 기초학문인 수학은 어떤가요?

조명숙: 수학도 사실 점층적인 학문인데 선행교육을 못 받으면 따라가기 힘들죠. 아이들이 교육공백이 생기면서 메우질 못하고 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기자: 보통 몇 년 공부를 하면 남한 수업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보시나요?

조명숙: 아이들마다 틀리겠지만 한 3년은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북한의 교육과정을  보면 문학, 철학, 교육 등 인문과목이 약해요. 반면 수학이나 과학은 북한의 교육과정을 제대로만 배웠다면 그나마 금방 따라 잡더라고요.

기자: 남한교육을 배우면서 충돌이 있지는 않나요?

조명숙: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충돌이 있죠.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아이들의 사고력을 제한했다는 겁니다. 인문교양을 가지고 계속 사고를 하다보면 사고하는 기술이 늘어서 왜 사람인데 신처럼 떠받쳐야지 하는 그런 의문이 들게 되죠. 그래서 사고하는 방법을 어느 수준까지는 하는데 어느 단계에 멈춰버리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교육과정의 내용에서도 힘들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사고를 이끌어 가는데 금방 한계가 나오죠.

기자: 여명학교에서 기숙사도 운영 합니까?

조명숙: 네, 반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무연고 아이들도 있고 지방에서 온 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이분들이 지방에 연고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방에 임대아파트가 있어서 간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 지방에는 저희 같은 학교가 없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울에 와서 우리학교에 와서 입학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학생이 86명입니다.

남한의 대학들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라고 해서 탈북자가 대학진학을 원할 경우 입학정원  외 추가로 탈북청소년을 일정 수 선발합니다. 전적으로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곳도 있고  영어, 수학 등의 과목만 자체적으로 시험 보는 학교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반  남한학생보다는 특혜를 받고 수월하게 대학입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학등록금은 전액 정부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청취자 중 과연 남쪽의 대학을 가서 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조명숙 교감은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조명숙: 지금 부족하다면 부족한 것부터 가르쳐주는 곳이 남한에는 많기 때문에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고요. 최소한 국어, 영어, 수학은 기초만 알아도 따라 가기가 쉽죠. 왜냐면 말이 통하기 때문에 노력만 하면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무연고 탈북청소년의 남한생활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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