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키스칸의 나라 몽골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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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한반도 북서쪽에 있고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낀 나라. 연평균 기온이 영하고 추울 때는 영하 40를 밑도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몽골입니다. 몽골의 수도는 울란바토로인데 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계절이 있고 넓은 초원의 밤하늘에 별이 환상적인 나라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탈북민 문영옥 (가명) 씨가 전하는 몽골여행에 대한 경험담을 들어봅니다.

문영옥: 12월 추운 겨울에 갔어요. 우리가 북한에서 살 때는 넓은 초원에 양과 말떼가 있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갔는데…

워낙 추운 나라로 알려져 문 여사는 잔뜩 준비를 하고 몽골로 향합니다. 서울에서 울란바트로까지는 비행시간이 약 4시간.

문영옥: 북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 우리 목적이었으니까 거기 가서는 하루 쉬고 북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으로 갔는데 우선 거리를 보니까 너무 질서가 없었어요. 차들의 접촉 사고가 너무 많을 것 같았어요. 길이 좁은데다 차가 많은데 차 통제를 잘 못하는 것 같았어요. 우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에 찾아갔는데 탈북해 남한에 가서는 기독교 신자가 된 문 여사는 이번 방문에 몽골 현지 교회들과 친분을 쌓고 현지에서 일하는 북한 해외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일정 중 포함됐습니다.

문영옥: 두 군데를 다니며 그들을 보고 왔어요. 힘들게 일하고 국가에 다 뺏기고 일하는 구나 하는 불쌍한 마음이 들었어요. 다음 날에는 캐쉬미어 공장에 갔어요. 우리는 양털이라고 하는데 거기는 염소털이라고 불렀어요. 염소털로 털옷을 만드는데 각종 견본품을 많이 봤어요. 북한여성 노동자가 100여명이 일하는데 그분들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거기서 못 찍게 하더라고요. 정말 20세 정도 되는 여성들이 100여명이 일단다고 생각하니까 왜 자기 땅에서 일 못하고 다른 나라에 와서 일하면서 돈을 나라에 다 뺐기는가 하는 생각에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기자: 약과 음식을 요구했다고 하셨는데 뭘 말하는 겁니까?

문영옥: 무슨 라면 같은 것을 조금 가져갔는데 배가 고프니까 쌀보다 라면을 좀 더 가져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배가 고프니까. 그리고 약은 일반 상비약들이죠. 건설현장에서 일하니까 다치기도 하고 소화제, 감기약 같은 상비약이요.

기자: 거기서도 밥을 줄텐데 배를 골면서 일하나요?

문영옥: 글쎄요. 어쨌든 그 사람들이 배가 고프니까 그랬겠죠? 그리고 거기도 북한 노동자들이 와서 일하는 식당이 있었어요. 북한 식당이라고 해서 우리 입에 맞을까 해서 들어갔어요.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하는데 평양은 메밀국수가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거기 식당에 있는 북한여성 안내원한테 메밀이 몇 퍼센트나 들어갔어요 하니까 자기는 모른다고 해서 모르는 줄 알고 그냥 시켰는데 나오는 것 보니까 칡국수였어요. 그래서 내가 아니 이게 어디 메밀국수인가? 칡국수이지 하고 나왔어요. 그렇게 이미지가 나쁘니까 다시는 그 식당에 안 가죠.

기자: 맛도 없고 값이 비싼가요?

문영옥: 아니, 값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는데 우리가 생각하던 북한 식당 음식이 아니니까 실망했죠.

기자: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전부 북한 분들이고요?

문영옥: 예. 북한 사람이고 기본 다 북한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북한식당이라서 북한음식인가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가는데 음식은 실제 북한 음식이 아니라 실망했죠.

문 여사의 몽골 방문은 지난 2013년 겨울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시 일하던 북한 노동자는 현재 일하는 사람이 아닐 수 있고 물론 노동환경도 그때와는 달리 개선돼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저희 RFA 방송에서도 2016년 연중기획으로 북한의 해외노동자 실태를 알리는 특별보도를 했습니다. 그 중 한 곳이 몽골이였는데요. 북한 해외노동자가 일하는 곳은 여느 다른 공장과는 달리 외부인에게 내부 공개를 잘 하지 않고 있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문영옥: 우리는 거기 갔을 때 나는 미국 선교학교를 다녔거든요. 미국, 독일, 몽고, 러시아 목사님들과 동행했어요. 한국 사람은 거기서 3명이었어요. 그 사람들과 같이 우리는 3명이 다 안 가고 한 명씩 외국 목사님들을 따라갔으니까 크게 문제는 없었어요. 숙소는 못 가고 작업현장에 갔는데 그때도 경계는 많이 했어요.

기자: 북한작업장엔 무슨 명목으로 방문이 이뤄졌나요?

문영옥: 글쎄요? 우리는 거기 일하는 공장 책임자가 북한사람들은 열악한 상태에서 일하니까 국제적 도움을 받을까 하는 생각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일흔 나이에 상상으로 또는 사진으로만 접했던 몽골을 가서 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문 여사는 4박 5일간 짧은 일정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문영옥: 가서 보니까 몽골에도 한국음식이 많아요. 식당에 아침에 식사하러 내려왔는데 거기는 고기만 있는줄 알았는데 채소도 있고 김도 있고 해서 속으로 여기도 한국음식이 판을 치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자: 한국음식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문영옥: 김하고 김치요. 그런 것을 먹으니까 좋더라고요. 우리 음식문화가 몽고 땅에도 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한 분이 우리를 초대했는데 그분이 한국에 와서 2년 있었답니다. 우리가 왔다고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는데 염소 머리를 삶아서 우리를 먹으라고 주고 만두를 해줬는데 우리는 북한에서 고기를 많이 안 먹어서 좋아 안 하거든요. 그래서 조금씩 맛을 보고 왔어요.

짧은 여행이었지만 몽골에서 만난 사람들이 반갑대 대해준 탓인지 좋은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다는 생각에 만족하면서 북한주민들에게 몽골에 대한 기억 하나를 나누고 싶답니다.

문영옥: 몽고도 한때는 공산국가였지만 지금은 발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거든요. 그해서 겨울인데 북한노동자가 동원돼 건설 하는 것을 보고 집도 소련식으로 하는 걸 봤어요. 언어도 러시아 식이 많았어요. 글짜도 러시아 언어에 가깝고요. 그래서 선교를 러시아 목사들이 와서 하는 겁니다. 또 순 고기만 먹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채소를 먹는 것는 것을 보고 한국문화가 몽고에도 들어가서 판을 치는 것을 알았어요.

옷은 중국처럼 입었지만 문화는 러시아식이 많았다고 말하는 문 여사. 올해는 추운 곳이 아니라 더운 지방으로의 특별한 여행을 상상해 봅니다.

문영옥: 앞으로는 남미를 가고 싶어요. 북한 사람들은 남미라고 하면 아주 낙후한 곳으로 생각하고 문화가 발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멕시코, 브라질, 쿠바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민 문영옥(가명) 씨가 전하는 몽골여행에 대한 경험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