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자강도 과학기술도서관’입니다.
북한 자강도의 과학기술도서관이 얼마전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자강도를 대표하는 도서관인 만큼 자강도 인민위원장이 준공을 축하하는 기념사를 했습니다. 도서관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보도되지 않았지만 건물 옆면 창문이 위아래 네 줄로 사진에 나와있는 걸로 봐서 4층 건물로 보입니다. 도서관에는 학술토론회장과 과학영화관, 동화상 열람실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정보봉사와 연구토론, 보급, 전시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졌다고 보도됐습니다.
자강도 과학기술도서관이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건 지난 2022년 4월이었습니다. 당시 자강도는 과학기술도서관의 기술준비를 마무리하고 골조공사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당시 이미 공사를 시작했고, 완공까지 2년이 넘게 걸렸다는 겁니다. 도급기관 일꾼들과 강계시 근로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서관 건설을 지원했다는 걸로 봐서 자강도 인민위원회 자체 예산만으로는 공사가 어려웠나 봅니다.
그래도 자강도 과학기술도서관은 다른 도에 비해서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2년 전 골조공사가 진행될 당시 어떤 도들에서는 과학기술도서관 건설에 필요한 기술준비를 그 때까지도 끝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평양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북한 전역의 과학기술보급 중심 기지이고, 도 과학기술도서관은 지역 과학기술보급의 중심 기지인 만큼, 제기일 안에 완공하는 건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실현의 중요한 사업이라고 북한 관영매체가 강조했는데 말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도 과학기술도서관 건설에 사활을 걸고 달라붙어야 한다는 지적도 했습니다. 아마 코로나 사태의 한 가운데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 건설에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중앙에서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위한 과학기술 자료기지와 보급망 구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뜻도 되겠죠. 물론 중앙에서 지원을 해주면서 이런 지시를 했느냐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지난해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어느 도에서나 과학기술도서관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고됐지만 사정은 녹녹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강도 과학기술도서관 완공 소식을 들으면서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작년말 황해북도 과학기술도서관 준공식 보도에서는 전자열람실과 원격강의실이 갖춰졌다고 소개했는데, 자강도는 원격강의실에 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북한은 원격교육을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중요하고도 효과적인 수단으로 삼고, 과학기술전당과 각지의 전자도서관을 연결하는 과학기술보급망을 구축해서 정보 열람과 더불어 원격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원격강의실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자강도 과학기술도서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자강도의 중심적인 과학기술 정보자료기지, 보급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 다방면의 선진 과학기술 자료들을 구축한다고 하는데, 그건 과학기술전당에서 이미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아닌가요? 전국의 전자도서관이 국가망으로 연결돼 있으니까 과학기술전당에 접속해서 자료를 받으면 될텐데 말입니다. 과학기술전당과 도 과학기술도서관은 어떻게 일을 나누고 있는 걸까요? 중앙의 지시에 따라 새 도서관은 지어 놓았으니 이제 어떻게 실속있게 운영할지가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