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빛, LED손전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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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이현주입니다. 북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태양광판을 지붕에 얹은 건물이나 개인 주택들 또 태양관 판을 지붕에 이고 운행하는 버스 말입니다. 하지만 태양광 전기가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전체 전력에서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0.1퍼센트 미만으로 아주 작기 때문입니다. 오늘 ‘돈주의 황금알’ 이 시간엔 지난주에 이어서 북한 세상을 환한 빛으로 밝혀주고 싶다는 이 분, 최철남 씨와 함께 휴대용 태양광 LED 손전등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철남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철남 씨가 소개하는 사업, 아! 사업이 아니라 오늘은 물건이 되겠네요. 휴대용 태양광 충전식 LED손전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잠깐 지난 시간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해 보도록 하죠.

최철남 : 네. 지난 시간에는 이 휴대용 태양광 충전식 LED손전등의 크기나 모양을 설명드리고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간단하게 다시 말씀드리면요. 이 손전등은요. 플라스틱 비닐 같은 얇은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부피가 작아서 휴대하기 참 좋은데요. 무게도 약 50그람정도로 아주 가볍습니다. 크기는 지름이 어른의 손바닥을 쫙 폈을 때 정도? 약 13센티미터 정도고요. 높이는 11센티미터 정도로 원통형의 모양입니다. 이 손전등은 태양빛만 있으면 태양광을 충전했다가 다시 쓸 수 있는데요. LED등이라고 해서 일반 백열등이나 형광등보다 밝기는 훨씬 밝고 수명이 긴 등이 있어요. 손전등 바닥에는 아주 조그마한 LED등 열 개가 구슬처럼 바닥면에 박혀 있습니다. 불빛이 엄청 밝습니다. 눈부실 정도로 말이예요.

진행자 : 지난주에 우리가 LED등은 일반 전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90% 높다고, 그래서 작은 전기에도 밝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능에 비하면 값은 10달러가 채 안된다고 하셨어요?

최철남 : 네. 남한에서 보통 만 원 정도 하니까 달러로 치면 그 정도죠. 남한에서는 주로 여가용으로 이 손전등을 씁니다. 캠핑 갈 때나 낚시, 등산할 때 말입니다. 일부러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을 놀러갈 때 쓰는 거죠.

진행자 : 남한은 전기 걱정 없으니까 그렇게 여가용으로만 쓰임새가 있지만요. 최철남 씨는 이 손전등을 보자마자 북한의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었어요.

최철남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님도 잘 아시다시피 북한은 전기가 거의 없잖아요. 전력 사정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그러니 태양광만 있으면 쓸 수 있다는 이 손전등이 제 눈에 확 띄더라고요.

진행자 : 그랬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오신 친구들은 사실 어떤 물건을 볼 때 ‘이것이 북한에서도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을 꼭 해보시는 것 같더라고요. 북한에서 생활했던 게 떠올라서 그런 것 같아요.

자 그리고 지난시간에 기능적인 면에서 있어서 이 손전등의 첫 번째 장점, 휴대용이어서 쓸모가 많다는 점도 얘기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 장점으론 태양광으로 충전해서 쓸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전 이 점이 가장 맘에 드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웃음) 우리가 여기까지 지난주에 얘기했었죠?

최철남 : 맞습니다. 저 역시 태양광으로 충전만 하면 쓸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는데요. 손전등에 태양광 집열판이 붙어 있어서 햇빛에 1~2시간 정도만 충전하면 6시간 정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빛의 밝기도 약한 불빛에서 가장 강한 불빛까지 3단계 정도,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해서 3백번 내지 5백번까지 재충전해서 쓸 수 있다고 하니까 대단하죠? 반영구적인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날씨가 매일 맑은 날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태양빛이 아니어도 실내에 있는 백열등만 쐬도 충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태양광 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보면 사람들은 태양이 안 떠있는 날엔 어떻게 할까? 이런 걱정을 해보게 되는 거 같아요.

최철남 : 네 태양광으로 충전을 하는 것이지만 빛이 약한 날에는 아주 약한 빛이나 형광등을 이용해도 충전이 어느정도 됩니다. 물론 태양광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말입니다.

진행자 : 이 얘기를 하면 할 수록 이 제품, LED 손전등이 북한에서 잘 팔리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반면에 이미 북한 어딘가에서 이 제품이 팔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웃음)

최철남 : 맞아요.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만약 없다면 꼭 소개해보고 싶었던 이유가 큽니다. 북한의 현실을 너무 잘 아니까 꼭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이 손전등을 북한에 가지고 들어가서 팔아도 저는 좋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제품 이야기를 하는 거겠죠? 정보라도 드리고 싶어서요. 사실 이런 얘기는 결국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에서 비롯된 건데요. 개인적으로 철남 씨는 북한이 왜 이렇게 전기 사정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북한과 남한, 양쪽에서 다 살아봤으니까 생각이 더 남다를 것 같아요.

최철남 : 글쎄요. 제 개인적으로는 기술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북한에도 수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가 있어요. 지금도 주민들을 동원해서 계속 짓고 있고요. 물론 화력발전소 같은 경우 연료가 없어서 가동률이 떨어지기는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된 전력이 각 가정으로 전달되기까지 누수로 사라져 버리는 전기가 너무 많아요. 송, 배전 기술이 너무 떨어진다는 거죠. 가뜩이나 전력량도 부족한데 일반 가정에 전기가 도달하기도 전에 많은 양이 사라져 버리니까요. 예를 들어 남한은 전기선에 피복을 감아 전기가 새지 않게 하는데, 북한은 피복을 감지 않은 채 동, 구리 그대로 사용하니까 중간에 새는 전력도 많죠.

또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주민들을 편하게 살고자 해주는 의지가 거의 없다고 할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전력난이 그렇게 심각한데 국가적 사업이라고 하는 데만 몰두하잖아요.

진행자 : 그렇습니다. 발전소 등을 짓고 전기 생산량을 늘리려고 하는데 한계가 있고, 또 생산량이 늘더라도 평양 등 주요 도시에 전력 공급이 우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오신 북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양분들과 다른 도시 분들과는 이야기가 너무 다르거든요.

최철남 : 맞습니다. 북한 구호 중에 ‘자력갱생’이라는 말이 있는데 주민들의 삶이 다 자력갱생이지만 국가가 책임져야하는 이런 전기 문제까지 주민들이 자력갱생해야하니 삶이 더 힘든 것 같고요. 북한의 전기는 북한에서 말하는 혁명사적지에는 밤에도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요. 전기는 장군님 동상 이런 곳보다 주민들이 사는 곳에 더 필요한데 말입니다. 평양 외에도 사람은 살고 있다는 것, 북한의 높으신 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 평양에 고층아파트 들어섰을 때 저걸 어떻게 유지할까 많이 궁금했었는데요. 오히려 그 고층아파트 때문에 전기를 더 잘 준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최철남 : 평양에 계신 분들은 지방에 계신 분들과 너무 다르니까요. 맞습니다. 평양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여러 면에서 큰 혜택을 받고 있는데요. 북한 다른 지역에서 탈북한 분들이 이곳에 와서 평양사람들이 사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이게 같은 나라일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거기서는 전혀 몰랐는데 이곳에 와서 들으니 정말 차이가 크더군요.

진행자 :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마지막으로 고향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최철남 : 제가 나이가 서른이니까 제 친구들은 아마 군대 갔다가 제대해서 가정으로 돌아와 있을 거에요. 그 친구들도 지금 전기도 없이 암흑 속에서 살고 있을 것 같은데 빨리 그곳에 전기도 들어가고, 오늘 제가 소개한 이런 물건들도 들어가서 어서 환한 곳에서 가족들끼리 저녁도 먹고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하루 속히 그들을 만나 같이 주패도 치고 이야기도 나눌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진행자 : 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와 따뜻한 마음까지 보여주신 최철남 씨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최철남 :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행자 : 작은 손전등이라고 무시할게 아니네요. 이 작은 손전등이 북한의 저녁시간 어둠을 몽땅 몰아내 줄 것 같거든요. 또 남한의 뭘 보더라도 흘려 보지 않고 북한을 생각하는 최철남 씨와 같은 마음이 우리 마음을 더 밝고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저도 여기서 그만 인사드릴게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저는 이현주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