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잠시 길을 걸었습니다.
동네 놀이터를 지나는 데요. 일곱, 여덟 살쯤 돼 보였을까요? 조금 큰 아이가 동생 벌 되는 아이를 주먹으로 때리는 겁니다. 맞은 아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뛰어가 아이를 말리려는 데 저보다 한 발짝 먼저 누군가가 아이에게 가더군요. 아이의 선생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철아! 너 쟤보다 힘세지?" "너 주먹 한 방이면 저 친구 때려눕힐 수도 있지?"
때린 아이는 마치 자신이 뭐라도 된 것처럼 어깨를 으쓱하면서 당차게 "네!" 하고 대답합니다.
"선생님도 나보다 약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주먹으로 때릴 수 있단다. 그런데 나보다 강한 사람한테는 맞아도 아무 소리 못하지 않니? 나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때리는 것은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이야.
어른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어른이 누군지 알아? 내가 잘못했을 때, '미안해! 용서해줘' 이렇게 말하는 어른이란다.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훌륭한 사람인거야!"
쭈뼛 쭈뼛 고개를 떨구던 아이는 아직도 훌쩍 거리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다가가 조용히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 "미안해!" 그럽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장면이 저에겐 꽤 감동이었는데요. 나는 누군가에서 스스럼 없이 내 잘못을 인정하고 깨끗이 사과하는 진정한 '어른' 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탈북 청년들을 만나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만나볼 청년은 함경북도 회령에 있는 노동 교화소에서 성장했습니다. 교화소에서 만났던 수용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에 대한 기억을 아프게 갖고 있습니다.
최도현 씨 잠시 후에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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