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월 초하루 김정은의 신년사를 학습하는 당 간부 여러분은 그의 말이 북한 사회에서 일고 있는 인민대중의 새로운 요구와 경향을 옳게 인식한 주장인가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길 바랍니다. 본 방송자는 김정은의 다음과 같은 주장이 과연 북한사회의 저변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정형을 제대로 인식한 것인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는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기간 우리는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하였으며 인민들의 마음 속에는 당에 대한 믿음,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온 나라가 불도가니처럼 끓어 번진 지난해의 연속적인 철야진군에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 군인들과 청년들은 고난과 시련을 용감하게 맞받아 나가는 굴함 없는 공격정신과 어떤 역경 속에서도 당의 부름에 오직 헌신과 실천으로 대답하는 결사관철의 기상, 서로 돕고 이끌면서 비약을 이룩해 나가는 집단주의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쳤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발전소 건설공사나 함경북도 수재복구공사에 동원된 청년들이 주야를 불문하고 횃불을 밝히며 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이겨 무너진 제방을 쌓고 발전소 언제공사에 나선 TV영상을 보면 김정은의 이 말이 온당한 주장이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야를 불문하고 더위와 추위를 극복하며 전개한 건설사업과 피해복구 작업이 정말로 오늘의 북한의 시대정신을 표현한 행동이었는가?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도 알고 있는 대로 70일 전투니 200일 전투니 하는 노력투쟁은 김정은 시대에 와서 시작된 노력경쟁형태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미 1950년대 김일성이 천리마운동을 제창하여 과거 60년간 각종 이름이 붙은 노력전투를 전개했습니다. 70일 전투니 200일 전투는 구태의연한 낡은 정신의 운동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 전역에 설치한 장마당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집단주의를 버리고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자구정신입니다. 더 이상 사회주의 경제체제라는 구태를 던져 버리고 개인의 창조적 의욕을 고취시키는 시장원리를 도입하자는 경제체제 개혁을 촉구하는 이것이 바로 북한에서의 시대정신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미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무너졌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중앙집권적 계획제도가 유지되고 있습니까? 작년 5월에 개최된 7차당대회의 결정을 보면 5개년 경제전략목표라는 것만 제시되었습니다. 이번 정초의 김정은 신년사에서도 "5개년 전략고지점령을 위한 전민 총돌격전" 운운했을 뿐입니다. 70일 전투니 200일 전투니 하는 노력동원을 위해서 지원한 경제주체가 과연 누구였습니까? 내각이었습니까? 제2경제위원회였습니까? 국가기관은 거의 손대지 않고 지역주민의 지원, 식량, 자재공급을 비롯한 모든 공급은 일반주민에게 부담시키지 않았습니까? 지금 북한주민의 절대다수가 국가가 배급하는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까? 각개인이 쓰는 전력이나 연료를 정상적으로 국가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습니까?
오늘날 북한주민의 먹는 문제, 생활용품구입을 비롯한 일상생활은 국가가 아닌 장마당이 보장하고 있습니다. 각 공장, 기업소는 책임생산관리제로 유지하라는 지시에 따라 각 공장, 기업소마다 자주적 노력에 의해 경영과 생산관리 그리고 종업원의 임금이 지불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오늘의 북한의 시대정신은 70일 전투니 200일 전투에서 보여준 투쟁기풍이 아니라 장마당에서 번창하고 있는 시장원리가 시대정신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더 이상 사회주의경제체제 운운하며 집단주의적 생산관리방식으로는 경제강국건설은 불가능합니다. 우선 농촌의 협동농장관리방식을 신속히 바꾸어 농민각자의 생산의욕을 강화하는 포전담당제, 더 나아가 장기간 포전대여제를 채택해야 합니다. 작년도의 식량생산이 증가했다는 여러분의 보도를 보면서, 분조관리제, 포전담당제가 나름대로 효력을 나타내고 농민이 환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산품 공급의 경우도 사기업과 국영기업이 장마당에서 서로 상품경쟁을 하게 되어 공급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상품의 질도 나아졌다는 보도도 듣고 있습니다. 오늘의 북한 사회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를 버리고 이른바 주체사상이니 혁명정신이니 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신적 자극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인 물질적 자극을 강화함으로서 자연적으로 근로대중 각자가 공장, 기업소, 각 기업 경제 단위에서 스스로 자기 계획을 세우고 치열한 품질 경쟁, 가격경쟁을 통해 기업의 발전성장을 기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가족들이 시장에서 구입한 일용품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음을 직접 보고 있지 않습니까? 사회주의적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이니 자력갱생이니 하는 구호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북한 전역에서 번창하고 있는 400여 개소와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중앙당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 중단되기는 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산관리의 개선조치, 예를 들면 7.1조치니 6.28조치니 5.30조치니 하는 생산관리방식의 개선노력이야 말로 오늘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금년은 70일 전투니 200일 전투, 만리마속도니 하는 낡은 사회주의 노력경쟁을 지양하고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경제체제개혁에 과감히 나설 것을 강조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