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대북투자는 있을 수 없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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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회담을 9일 앞둔 1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정부게스트하우스 앞에 현지 공안이 취재진의 근접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제2차 북미회담을 9일 앞둔 1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정부게스트하우스 앞에 현지 공안이 취재진의 근접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차 미·북 수뇌회담이 이달 27일에서 28일까지 2일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왜 세계의 이목이 하노이로 집중되는가? 그 이유는 이번에는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던 미·북 수뇌회담처럼 미·북 관계의 정상화나 북한 핵폐기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즉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한반도비핵화라는 말이 북한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미국의 핵무기와 전략자산들을 철수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합의서를 채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비핵화 하겠다. 이를 위해 무기화한 핵무기나 핵 생산시설 무엇 무엇을 언제까지 폐기하겠다. 이를 위해 IAEA국제사찰단의 북한입국과 북한에서의 활동을 보장하겠다. 그 대신 미국은 언제까지 제재완화를 해주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또는 종전선언이니 불가침선언이니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 등등 보다 알맹이가 있는 합의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저명한 해외투자자인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이 자신의 재산 수십억 달러를 북한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은 변화를 희망하고 이미 변화하고 있다. 나는 나의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언명한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이미 로저스 회장은 김정은의 초청으로 다음달 3월중에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제2차 수뇌회담 개최 소식 못지않게 많은 북한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아마도 2월 27~28일의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획기적인 합의를 내놓고 위에서 지적한 대로 미국이 요구한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 청사진을 제시하고 유엔의 북한경제제재나 미국, 일본, EU의 국가별 제재조치의 일부라도 완화에 합의한다면 로저스 회장의 방북이 있을 것이고 그의 방북 결과에 따라서는 다른 유력한 해외투자자나 국제금융기관 대표들의 평양방문이 꼬리를 물게 될 전망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이들 세계적인 투자자들의 북한 투자는 단순히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의 완화나 비핵화 진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북한의 시장원리를 얼마나 인정하고 투자자들의 리스크, 투자위험 즉 투자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 또는 적은가, 이익을 낼 수 있는가 없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만약 막대한 자산을 북한에 투자했다가 빼도 박도 못할 정도가 되면 투자할 수 없습니다. 이들 세계적 투자자들은 그 어떤 정부의 정보기관보다 더욱 철저하게 투자조건을 따져보고 그 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1997년 남한이 금융위기를 당해 IMF 국제금융기관의 개입을 요청했을 때 로저스 회장은 앞장서서 남한에 투자했습니다. 물론 상당한 이익을 챙기고 철수했습니다만 그때 우리는 이들 세계적 투자가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투자위험을 살피고 이윤계산을 하는가를 보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김정은과의 싱가포르 회담 때 특별히 영상자료를 갖고 와서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성실히 비핵화과정을 밟는다면 북한땅을 세계적인 경제번영 국가로 전변시켜 주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분 당이 오늘의 이른바 사회주의경제체제를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자유경제, 개방경제체제로 바꿔야만 이런 세계적인 투자가들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이고 베트남의 도이모이정책입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행한 연두시정연설에도 “사회주의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만 로저스 회장도 꼭 같은 생각이지요. 지난 1990년대 이후 중국이나 이집트의 기업가가 북한에 투자했다가 몽땅 거덜내고 철수한 바 있었습니다. 아니 1970년 1980년대 일본의 조총련기업가들이 북한에 기업소 공장을 차렸다가 몽땅 털리고 철수 했습니다. 그 이전 70년대 북한과 무역거래를 했던 유럽과 일본 기업이 10여억 달러의 채권, 물품대금을 지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 되풀이 될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바로 세계적인 해외투자가들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최근 본 방송자는 북한에서 발행되는 ‘경제연구’를 꼼꼼히 읽고 있습니다만 과연 김정은이 제7차 당대회에서 행한 당중앙위원회 보고에서 밝힌 5개년 경제전략 목표를 위해 어떤 전략적 방침을 제시하고 있는가를 보고 있습니다.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시장원리에 대한 연구’를 철저히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선의 공장·기업소 경영관리방법이 무엇인가? 어떻게 오늘날 북한의 장마당과 연계시켜 각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가를 열심히 따지고 있다는 논거를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 시장원리에 대한 인식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2018년 4월호 ‘경제연구’에 ‘교수·박사 리경영’의 논문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특징과 시장경기에 대하여 밝히신 불멸의 업적’을 읽고 나서 도대체 김정일이 시장경제의 원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인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인지 애매모호하게 싣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김정일은 “자본주의 경제는 고도로 확대된 시장경제이다”라고 밝혔다고 하고는 겨우 기술한 것이 우리 남한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말하는 수준의 얘기, “공급과 수요를 시장에서 행한다”느니 “시장의 소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면 기업은 망한다”느니 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나서 맨 말미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앞으로 더욱더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며 이것은 자본주의 멸망을 다그칠 것이다”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은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자본주의 경제는 결국 멸망하니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시장원리를 신봉하고 사회주의 경제는 안 된다고 믿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의 세계적 투자가의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의 시장경제에 관한 인식을 계승한 것이냐 아니면 거부하고 시장경제원리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이번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만큼 베트남 공산당이 채택한 도이모이정책을 몸으로 경험하고 북한 경제체재의 내일을 결정하길 바랍니다. 명백한 것은 시장경제원리를 거부하고 사회주의 경제체재를 계속 고수하는 한 외국자본의 북한 유치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인식을 전환할 때가 왔음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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