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화풀이 못하고 남한에 화풀이 하는 북한당국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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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쌀독이 비었다’라는 로동신문 사설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얘깁니까? 쌀독이 비었다면 또 한 차례 북한 동포가 고난의 행군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그만큼 북한의 경제사정이 나쁘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력갱생, 자력자강에 나서라. 이것이 2020년 조선로동당이 북한인민에게 내린 명령이다’라는 얘기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금년도 여러분 당의 경제적 형편이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압록강에 새로 건설된 신대교의 북한 측 마무리 공사가 거의 다 끝났으니 중국과의 경제교류도 그만큼 확대될 듯이 보이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본 방송자는 3년 전 단동시를 방문하여 새로 건설된 압록강 신교와 중국 측 강변일대에 새로 생긴 대북 교역시장을 참관한 일이 있었는데 완전히 텅빈 상태였습니다. 이 빈 상점들이 꽉 차서 북한과의 거래가 활발해질 날을 기다리는 몇 명의 중국 상인들과 얘기를 나눈 일이 있었는데 한결같이 “알 수 없다,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1월 12일 북한 외무성의 고문이라는 김계관이 괴이하기 짝이 없는 담화문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월 7일에 있었던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미국과 북한사이에서 무슨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미국이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의 작은 틈을 이용하여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보자는 자신의 의지를 표한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생일 축하 편지 따위나 전하겠다고 할 것입니까? 정의용 대통령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내는 생일편지를 전해달라고 해서 이를 수락했다고 한 것뿐인데 그것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을 헐뜯는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을 또 한 차례 쏟아놨습니다. 저는 이런 김계관의 담화라는 것을 보면서 성풀이 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면 그만인데 왜 문재인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느냐 라고 느꼈습니다. 그만큼 김정은의 초조감이 밖으로 분출한 현상이 아닐까요?

솔직히 말해봅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이나 자유세계정부의 비난을 살 것을 뻔히 알면서도 7일의 신년사에서 ‘개성공단재개, 금강산관광재개, 남북철도 도로연결, 휴전선 접경지역 개발 협력,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6.15남북 공동선언, 20주년 공동행사 추진’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제안은 당연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조치에 위반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 제시한 것입니다. 왜 제시했을까? 그것은 민족의 입장에서 북한의 쌀독이 비워져 또다시 북한동포가 고난의 행군의 처참한 처지로 굶어죽고 영양부족으로 병들어 죽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제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심정에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은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리는 식으로 조롱하며 비웃는 태도의 담화를 내놓았습니다. 벌써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물론 여러분 당으로써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말 그대로 민족의 입장에서 대담하게 휴전선을 뚫고 북측요구에 응해주길 바랬는데 그렇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이 증오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은 남한대로의 사정이 있습니다. 한미동맹이 있고 강한 반공, 보수 세력이 문재인 정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통일한국을 바라는 압도적 남한인민의 소원이 존재하는 한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자기 멋대로 대북유화정책 추진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여러분 당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왜 문재인 대통령정부에 대한 험담을 계속 떠드는가? 그것은 남한에 반 보수 종북세력의 사기를 돋우고 통일전선을 강화, 확대하자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벌써 오래 전부터 잘 아는 사실입니다.

이런 행위가 무슨 이익을 여러분에게 안길 수 있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밑에 있는 참모들의 반대 때문에 강한 대북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김정은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강한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김정은의 속임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에게 한방 먹인 것입니다. 이번 이란 혁명수비군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공격으로 폭사시킨 참수작전을 보고 무엇을 느꼈습니까? 이란의 보복공격을 받은 후 5시간 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합리적이고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는 그 담화를 들은 여러분은 그를 이해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속은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분 당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아직도 금년 11월 선거를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신세를 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이야말로 헛다리 판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협력 없이도 이미 재선 가능한 승리를 담보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여러분 당에게 손을 내밀며 ‘무엇인가 제재완화조치로 나오겠지’라고 판단한다면 큰 낭패를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당의 강경정책이 미국에게가 아니라 이웃 중국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반면 일본에게는 군사력 강화의 좋은 미끼를 던져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당이 ICBM이나 SLBM 실험발사로 나오면 미국은 보다 가벼운 기분으로 중거리미사일의 일본 배치나 사드미사일의 남한 배치를 실행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의 전투력 강화는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상사와 선박 그리고 주요 인물에 대한 제재강화 나아가 제3국 금융제재, Secondary Boycott를 실시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10여 년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2,000만 달러 구좌 폐쇄와 같은 현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쌀독이 비었다.’ 여러분은 앞으로 이 말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핵·미사일문제만이 아니라 북한의 인권문제, 종교탄압문제도 제재강화의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여러분 당은 정세의 흐름을 좀 더 명백히 알고 떠들어야 합니다. 김계관이나 최선희 정도의 두뇌로 미국이나 자유세계와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MQ-9리퍼 드론으로 이란의 솔레이마니 참수작전을 실시한 미국의 현대적 군사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양과 질에서 세계 그 어떤 나라도 미국의 군사력을 따라갈 나라는 없습니다. 때문에 이란도 위대한 순교자를 추모하면서 사전에 보복한계를 사실상 미국에게 통고하는 것 아닙니까? 이것이 현실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당이 대적해야 할 상대를 제대로 알고 덤벼야 함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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