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북,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2023.12.27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연말을 사흘 앞둔 12월 말입니다. 이때가 되면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연초에 세웠던 계획이 어느 수준에서 결속되었는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과연 여러분 당 간부 개인은 물론 2000만의 북한 인민을 다스리는 여러분 당의 실적은 몇 점이나 됩니까?
유감스러운 일이나, 북한 인민은 물론 북한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국제사회는 여러분 당과 김정은에 대해 지극히 냉정한 평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 수뇌부가 지난 1년간 무엇을 위해 전력했는가?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모든 국력을 쏟아 부었고, 이로 인해 인민대중의 경제생활은 더욱 피폐해진 데다 권력에 의한 착취와 탄압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또한 국력의 신장은 정체되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더욱 심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해외관찰자들의 평가는 최근 나타난 여러분 당의 해외공관 축소현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1948년 9월 여러분 당이 인민공화국 정권수립을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80여 년간 국교를 수립한 국가는 총 159개였습니다. 물론 이들 모든 수교국가에 외교공관을 설치한다는 것이 무리한 일임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돈독한 외교관계나 경제적, 사회적, 군사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사관이나 대표부를 두고 그렇지 못한 나라에는 주로 겸임대사를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여러분 당은 2000년대까지 159개 수교국 중에서 약 3분의 1인 60개국에만 외교 공관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2023년 12월 현재, 북한이 국제기구에 있는 외교공관을 포함하여 외교공관을 두고 있는 나라는 46개밖에 안 됩니다. 금년 한해 동안에 스페인, 네팔, 우간다, 앙골라, 세네갈, 기니, 방글라데시, 홍콩,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등 10개 해외공관이 폐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치품, 마약 등 밀수 거래로 자급자족하며 겨우 공관을 유지해왔던 공관요원(외교관)들도 모두 철수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바로 여러분 당 수뇌부가 핵미사일 개발이 얼마나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왔는지를 입증합니다. 솔직히 말해 북한과의 외교관계 지속이 자국의 이익이 된다고 말하는 나라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지금 여러분 당과 우호관계를 가져야 되겠다고 판단하고 온전히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가 과연 몇이나 됩니까?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정도인데 이들 4개국도 이념이나 가치관이 같아 상호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협력의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북한의 100만발 포탄지원으로 관계가 강화되었다는 러시아와의 외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지난 11월 28일자 로동신문 2면에 게재된 “위대한 김일성 동지께서 윁남을 공식방문하신 65돐에 즈음한 행사 진행”이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여러분 당 스스로도 ‘내심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고립에 대해 고민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지금부터 65년 전인 1958년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김일성이 베트남(윁남)을 방문해서 당시 베트남 수령 호치민과 회담하고 곳곳을 방문하는 등 그때의 사진들을 열거하면서 “불멸의 업적을 담은 영상 사진 문헌들로 조선로동당의 사회주의 위업수행이 윁남 인민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며 장문의 기사를 로동신문에 게재한 것이야말로 오늘날 여러분 당의 외교 실패가 몰고 온 국제적 고립을 덮기 위한 행사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2019년 3월 김정은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60여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하노이를 방문했다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귀국했던 일을 마치 김정은이 선대의 외교 업적을 계승해서 빛나는 외교성과를 올린 듯이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오늘의 대내외 정세를 명백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북한 인민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여러분 당 지배력을 두고 민주적, 선진적 국가로 평가하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으며, 실제는 김정은 세습왕조 옹호와 유지 강화를 위해 인민을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전형적인 불량국가, 깡패집단이 지배하는 반인민적 국가라고 규정한 나라가 190여 유엔회원국이 거의 전체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볼 때 과연 여러분 당이 인민을 위해, 인민에 의해, 인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해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12가지 경제목표의 어느 종목이 성취되었습니까? 솔직히 말해봅시다. 핵미사일 개발과 이미 2번 실패하고 러시아의 지원으로 세 번째 성공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외 무엇을 했습니까?
이런 형편에서 북한은 더욱 강화된 국제적 제재를 받아 자력갱생노선을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의 무모한 군비확장과 더욱이 핵미사일,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계속하는 한 인민의 경제생활의 개선이나 인권 신장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금년도 유엔총회는 예년처럼 여러분 당의 무자비한 인민 탄압을 규탄하는 인권결의안을 또 채택했습니다. 인권문제는 바로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또 하나의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여러분 당 선전매체들이 북한인민에게 퍼붓고 있는 “적대세력의 인민공화국 침략” 운운이란 여러분 당이 수십 년째 계속해온 날조된 세뇌 수법이며 김씨 왕조 체제의 옹위 강화를 위한 사상교양이란 걸 국제사회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휴전선 너머 한 발자국만 남쪽 땅을 밟아 봐도 어찌 이처럼 처지가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인민들이 발동기도 달지 않은 작은 목선을 타고 사선을 넘어 탈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국제사회의 여론입니다. 더 이상 핵미사일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귀중한 자산을 낭비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인민공화국이라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금년 한해를 마감하며 왜 여러분 당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는지 다시 한번 대오 각성하고 새해에는 새 길을 택하기를 권고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