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건설 중인 류경호텔 진짜 완공할 기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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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있는 류경호텔이 밤마다 조명쇼를 벌이고 있다. 호텔 외벽에 기술혁명이라는 조명으로 만든 구호가 보인다.
평양에 있는 류경호텔이 밤마다 조명쇼를 벌이고 있다. 호텔 외벽에 기술혁명이라는 조명으로 만든 구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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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현재 평양의 전기사정이 넉넉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류경호텔에 10만개의 LED 조명을 장식하고 조명쇼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에 착공하여 아직도 완공하지 못한 이 호텔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으로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해 현재 외부투자 없이 자력갱생으로 짓는다고 합니다. 그런 북한에 류경호텔을 완공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유트뷰 류경호텔 조명쇼 녹취> 북한 평양에 있는 류경호텔이 밤마다 조명쇼를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조명쇼는 실패의 상징이었던 류경호텔이 자존심의 상징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조명 배경 구호: 미래사랑, 주체사상, 세상에 부럼없어라.

북한 평양 보통강구역에 있는 105층짜리 류경호텔.

매일 밤 이 호텔의 10만개의 조명에서 다양한 빛깔을 뿜어내고 있다고 AP가 평양발로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북한이 주민은 물론 외부인들에게도 자신감과 희망을 주기 위해 류경호텔 조명 쇼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한 겨울의 부족한 전기 사정에도 불구하고, 밤마다 LED 조명쇼를 벌이는 모습에 대해 북한 매체는 좀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았는데요,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05층이나 되는 거대한 건물이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호텔 전체가 그대로 대형 텔레비전 화면인 듯 동영상이 펼쳐져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북한 소식통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는데요,

소식통은 “류경호텔 조명은 저녁 7시부터 밤11시까지 계속되는데 이를 지켜보는 평양시민들은 쓸데없이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람이 살지도 않는 빈호텔에서 아까운 전기를 낭비한다는 불만이 나온다는 겁니다.

이러한 대형의 조명쇼는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다녀온 다음에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지난해 6월 11일 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망대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면서 "싱가포르가 듣던바 대로 깨끗하고 아름답다"고 감탄했습니다.

조선의 오늘에 따르면 김정은은 "도시건축물들과 그 주변의 불장식을 고상하고 품위 있게, 우리 식으로 더 잘하여 평양시의 야경을 강성국가의 수도답게 황홀하고 희한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볼 때 그가 평양 시내 야경에 상당한 관심을 기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류경호텔의 건설 역사를 잘 아는 평양 주민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건물의 조명쇼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류경호텔은 북한체제의 실패를 웅변해주는 하나의 증거물과 같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류경호텔은 1987년에 김일성 주석 생일 80주년을 완공목표로 착공됐습니다. 남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63빌딩을 능가하는 대형 호텔을 지으라”는 지시에 따라 류경호텔 공사가 시작됐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40~50대의 북한 청취자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북한 정부는 류경호텔이 착공될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남한에 나온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40대 탈북여성: 이 호텔이 1989년에 시작했는데, 그 당시 105층이라고 우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만 해낼 수 있는 세계에서 제일 거대하고 높은 건물이라고 텔레비전에서 계속 선전했어요.

북한 선전일꾼들은 주민들에게 “105층 류경호텔 방에서 매일 밤 자고 나오자고 해도 10년이 걸려야 한다”며 웅장함을 선전했습니다.

류경호텔은 객실만 3천700개, 2천석의 좌석을 가진 대회의장과 연회장 등을 갖춘 것으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건물이었습니다.

이 육중한 호텔 건설과정에 수많은 인명피해도 발생했다고 북한 방송원 출신 탈북여성은 말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탈북 아나운서: 여기 105 돌격대원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을까. 얼마나 꽃다운 청춘들이 얼마나 목숨을 바쳤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김정일의 지시를 받고 북한은 ‘105청년돌격대’를 조직했고, 수많은 청년들은 변변한 작업도구 없이 고층 건물 공사에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105층까지 골조공사를 끝냈지만, 도중에 자금난으로 중단됐습니다.

1980년대말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나라들이 연이어 붕괴되면서 외부 지원이 끊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13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치르느라 북한이 수십억 달러를 소비했고, 그 이후로 1차 핵위기가 터지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심각한 경제난으로 호텔 공사를 진척시킬 힘을 잃고 주저앉게 됩니다.

이 건물은 지난 30년간  “지상 최대 쓰레기”라는 오명을 쓰고 서있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류경호텔공사 주인도 여러 번 바뀌었는데요,

1987년 공사가 시작됐던 초기에는 프랑스업체가 맡았으나, 공사대금 문제로 결국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그후 평양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집트 회사인 ‘오라스콤’이 ‘류경호텔’의 공사를 맡아 외부공사를 마감했고, 호텔운영을 맡았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사업의 어려움과 호텔 사업에서도 손을 떼면서 이 호텔은 사실상 방치 상태로 있었습니다.

이러한 류경호텔을 북한이 자력갱생으로 마무리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올해 안으로 류경호텔 공사를 완공하라”는 지시에 따라 군대와 무역기관들이 승강기와 알루미니움창 등 내부장식 재료들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호텔을 다 완공한다 하더라도 운영이 문제입니다.

원산갈마반도와 삼지연과 같은 관광지와 달리, 류경호텔은 지어놓아도 입주할 대상을 찾기도 어려운 건물이라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지 8년이 된 지금까지 왜 류경호텔 공사가 추진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시 꾸리기 차원에서 릉라인민유원지와 경마장 등 위락시설과 미래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 공사들이 진행됐지만, 류경호텔에는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소식통은 “아파트를 지어 인민들에게 주면 업적쌓기라도 되겠지만, 3대째 이어오고 있는 류경호텔은 지어놔도 쓸모가 별로 없는 건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라스콤 텔레콤은 1억달러를 투자해 류경호텔 외장 공사를 마치고, 자신들이 호텔경영을 맡겠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핵문제로 인한 제재 때문에 오라스콤 텔레콤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북한에 류경호텔은 물론 경제를 살릴 기회가 마침내 찾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이달말에 있을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큰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북한은 엄청난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CBS방송 인터뷰] (북한과) 협상을 타결할 좋은 기회입니다.

계속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북한이 겪고 있는 상황에 피곤해할 것이라며  북한은 엄청난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는데 핵을 갖고선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비핵화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양의 식량과 생필품 물자를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김정은의 결단만이 남아 있다”고 그의 결심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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