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지게효자 이군익씨

200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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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획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이 시간에는 아버님을 지게에 모시고 금강산을 다녀온 지게효자 이군익씨의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아흔을 넘긴 아버님을 지게위에 모시고 금강산을 올랐던 효자가 있어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아들 이군익씨는 밭때기 농사로 7남매를 키우시느라 평생 허리 한번 못 펴보신 아버님을 생각하면 그 정도가 뭐가 화제가 될 일이냐며 오히려 민망해 했습니다. 아흔이 넘은 고령으로 아버님이 금강산을 오른다는 건 무리였기에 이군익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어릴 때 지게를 생각해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군익씨 : 언덕길을 휠체어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옛날 시골에서 나무할 때 쓰던 그 지게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난 8월 아버님 이선주씨를 모시고 금강산을 오르던 날은 비까지 내려서 아버님이 비에 젖으실까봐 중간에 쉴 수도 없었습니다. 의자를 얹은 알루미늄 지게의 무게는 15 kg, 아버님이 앉으시면 60 kg의 무게입니다. 이군익씨는 산을 내려와 온천에서 목욕을 하면서야 어깨에 온통 피멍이 든 걸 알았습니다.

이군익씨 : 옷을 벗으면서 거울을 보니까 팔의 상박부에서 어깨까지는 완전히 새까맣고 피가 안 통하니까 피가 실핏줄 쪽으로 모여서 터졌던 모양입니다.

중학교때 처음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을 정도의 벽촌이었던 충남 서산의 빈농에서 7남매를 기르시느라 평생 허리한번 못 펴셨던 아버님, 그리고 지난 해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고 이군익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군익씨 : 아버님과 어머님이....... 아버님이.. 한걸음 한걸음 옮기면서 어머님이 위에서 보고 계신다 아마 이런 생각을...

아들의 어깨의 피멍이 든 걸 보신 아버님은 다음날 산행에는 아들의 지게를 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셨습니다.

이군익씨 : 아버님도 흐뭇하시면서도 아들이 피멍 든걸 보셨어요 목욕하시면서.. 그래서 그 다음날에는 안타신다고... 만물상에서는 한 시간 동안을 안 올라가신다고...

금강산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가슴 훈훈한 이씨의 모습에 격려를 보내주었고 북한의 안내원들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군익씨 : 북한의 안내원들도 옛날 전설에서나 들어볼 만한 그런 모습이다.. 하면서..

금강산으로 들어가기 전 물품 검사를 맡은 경직된 얼굴의 북한 경비병들도 지게에 대한 이군익씨의 설명을 듣자 얼굴에 미소를 띄웠습니다.

이군익씨 : 잘 웃지도 않는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데 그분들이 살짝 웃음을 지으면서 통과하라고 그러더라구요, 다들 뭐.. 효자십네다 그러면서...

남한 언론에 ‘금강산 지게 효자’ 라는 제목으로 이군익씨의 기사가 나가자 남한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현대아산측은 두 명이 5년 안에 언제라도 금강산을 다시 갈 수 있는 금강산 상품권 두 장을 선물했고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취푸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한인동포 권혁범씨는 항공료 등 경비 일체를 부담하겠다며 이씨 가족을 초청했습니다. 그곳에는 마침 태산이라는 유명한 산이 있어 이군익씨는 아버님을 태산에서 다시 한번 지게에 모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군익씨 : 아버님을 모시고 태산에 올라가는 것도 정말 하기 힘든 일이면서도 뜻깊은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컴퓨터 인터넷에는 이군익씨 기사를 읽고 소감을 적는 수 백 개의 댓글이 올랐습니다. ‘며칠전에 아버님을 여의였습니다. 살아생전 실망만을 안겨드린 불효자로 너무나 지극한 효심에 할말이 없습니다.’ ‘눈 앞이 흐려집니다. 너무 부족한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등 등 거의 모두가 이군익씨 얘기에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 졌다는 얘기들이었습니다. 이군익씨는 그저 작은 집안의 일일 뿐인데 너무 과분한 글들이라며 오히려 그 글들을 통해 자신이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군익씨 : 작은 집안의 일인데.. 그걸 보면서 오히려 제가 더 감동을 받습니다.

워싱턴-이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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