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자격

서울-박소연 xallsl@rfa.org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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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간호조무사 박지윤 씨(1)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우산을 쓰고 보호구 착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10년 차이로 남한에 입국한 선후배가 전해드리는 남한 정착 이야기, <우리는 10년 차이>! 저는 함경북도 무산 출신으로 올해 정착 10년 차 박소연이고요,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이제 막 한국에 정착한 이해연 씨와 함께 합니다.

 

INS : <우리는 10년 차이>, 내일의 자격

 

박소연 : 해연씨, 안녕하세요?

이해연 : 네 안녕하세요

박소연 : 지난 시간에 이어서 자격증 이야기 이어갈 텐데요. 요즘 탈북 새내기들은 주로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나요?

이해연 : 지금은 미용이랑 제가 공부하고 있는 회계 세무 자격증을 젊은 친구들이 많이 따는 것 같습니다.

박소연 : 10년 전하고 많이 다르네요.

이해연 : 옛날엔 다들 어떤 걸 따셨어요?

박소연 : 아... 벌써 옛날이 되네요. (웃음) 저희 때는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어요. 이것도 국가 자격이거든요. 그리고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자격증도 인기가 있었죠.

이해연 : 간호사는 지금도 많이들 따요.

박소연 :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조무사요. 북한에는 간호학교만 나와도 간호사 자격을 주잖아요. 대한민국은 대학을 나와야 간호사가 됩니다. 이렇게 학원 다녀서 따는 건 간호조무사고요. 남성분들은 어때요?

이해연 : 남성들은 굴착기 등을 운전하는 대형면허 자격증이나 용접 자격을 많이 따시더라고요. 기술적으로 많이 나가지 않나 싶어요.

박소연 : 제가 아는 탈북민도 남한에 정착한 지 7년 됐는데 용접 일을 하시면서 한 달에 한 6천 달러 정도 벌어요.

이해연 : 우리가 좀 늦게 오다 보니까 대학교에 가기에는 좀 애매한 나이잖아요... 그래서 기술직을 선택하지 않나 싶어요.

박소연 : 그런 면이 있죠. 그런데 탈북민 중에는 60대 70대분들도 계시잖아요? 제가 최근에 오신 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아파트 경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시고 경비원으로 일하고 계세요. 남한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려면 경비지도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한 달만 학원에서 공부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합니다.

이해연 : 아! 경비원도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요?

박소연 : 경비원은 야간 순찰을 다녀야 하고... 이런 이유로 자격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남한 아파트 경비실은 북한과 비교하면 작은 궁전이죠, 그분도 한 달에 2천 달러를 받는데 65세에 남한에 와서 경비지도사 자격을 따가지고 엄청 행복해하더라고요.

이해연 : 북한에서는 일하다가 퇴직하면 노후가 많이 걱정되잖아요. 그런데 한국분들은 퇴직해도 또 자격증을 따시더라고요. 저는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박소연 : 따지고 보면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와서 다 인텔리가 되는 거예요. (웃음) 알아야 사회에 정착하니까 공부를 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이런 과정이 정착에 필수 코스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소연 : 현재 하나원을 나오고 있는 탈북민들 나이대가 어떻게 되나요?

이해연 : 젊은 층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땠어요?

박소연 : 45세 정도가 평균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때는 10명 중 8명이 생활고 때문에 왔어요. 최근에 들어온 탈북민들 보니까 탈북 동기가 10년 전과 너무도 다른 거예요.

이해연 : 옛날 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서 탈북을 많이 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금 북한 젊은 층들은 한국드라마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꿈이 있어서 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처음에는 뭐를 해야 할지 모르고 배우려고 해도 어떤 방향으로 배워야 할지도 모르고... 그런데 집에서는 정답이 없더라고요. 강의를 들으려 해도 컴퓨터 기초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을 해서 자격증을 땄고 또 자신감이 생겨 두 번째 자격증에 도전을 했어요. 할 때마다 어려웠지만 결국엔 넘게 되더라고요. 다음번에 또 어려운 단계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내가 이전에도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그거를 넘고 나니까 또 괜찮아졌어! 이렇게 자신에게 용기를 주며 자격증을 땄던 것 같아요.

박소연 : 그런 용기의 뒷면에는 해연 씨가 또래의 남한 청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해연 : 맞아요. 제가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나도 같은 사람이고 노력하면 할 수 있어’ 하면서 용기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박소연 : 북한에서 보여주는 남한 청년들은 화려한 명동거리에서 무릎이 다 보이는 꿰진 바지를 입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궁둥이 춤을 추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남조선 청년들은 머리가 텅텅 비어있고 문란한 사람들이다. 저런 사람들하고 어떻게 조선 혁명을 같이 하겠나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물론 꿰진 바지 입고 다니는 청년들이 있어요. 그렇다면 꿰진 바지가 문란한 건가요?

이해연 : 그건 추세죠. 북한 교과서에는 ‘굶주린 남조선 아이들은’ 이렇게 나오잖아요. 그런 기억밖에 없었는데 와보니까 너무 다르고요. 살기 좋은 세상인 것 같아요.

박소연 : 대한민국 서울에 노량진이라는 곳이 있어요. 그곳에 고시원이 많던데 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사는 기숙사 같은 곳이죠, 돌아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책상하고 침대밖에 없어요. 거기서 20대 아이들이 머리를 질끈 싸매고 공부만 냅다 하고 있어요. 시험에서 9번, 10번 불합격을 맞아도 또 도전하고,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고, 특히 젊은 층들은 자기 개발에 목숨을 거는 거예요. 자기 미래와 연관이 되어 있으니까...

이해연 : 정말 학원을 가게 되면 저보다 4살, 5살 아래인 친구들도 혼자서 자취를 하면서 짬 시간을 이용해서 아르바이트하고 또 공부하고 정말 열심히 살더라고요.

박소연 : 그렇죠. 해연 씨도 지금 충분히 잘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또 해연 씨가 도전하고 싶은 자격증이 있나요?

이해연 : 자격증 도전은 많이 하고 싶어요. 돈도 벌면서 공부도 하고 자기개발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박소연 : 확실히 10년 전과는 너무 많은 차이가 나는 게 저희 때는 꼭 필요한 자격증만 따야 하는데 쓸데없는 자격증을 많이 땄어요. 하나원을 나온 지 1년 된 사람이 자격증만 11개를 따고 막 그랬죠. (웃음)

이해연 : 그런 경우도 있었네요. (웃음) 저는 회계와 세무를 선택한 이유가 우리가 마시고 먹고 하는 것에 모두 세금이 붙잖아요. 근데 우리는 세금을 내기만 했지 그걸 공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잖아요.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을 사면은 커피 한 잔 값이 이 가격인가보다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배우다 보니까 영수증을 챙기게 되고, 영수증 밑에 부가세가 얼마가 붙나 그런 것을 주의 깊게 보게 되더라고요.

박소연 : 그런 분야를 공부하니까 보이는 거예요. 저는 10년 됐는데 그런 걸 못 봅니다. (웃음)

이해연 : 아 진짜요? 세금에는 면세라는 게 있어요. 세금 공제가 안 되는 물품들도 있고요. 북한으로 말하면 장마당 같은 곳에서 영수증을 주는데 면세 제품인 경우에 있습니다. 면세 제품은 세금이 없는 것이니 공제를 못 받는다 등 많은 걸 배웠어요. 이런 것들을 배우면서 제 자신도 놀랄만한 지식들을 알게 되었고 내가 모르는 지식은 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합니다.

박소연 : 맞아요.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가 두 주 동안 자격증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해연 : 아직도 다 못 끝낸 얘기가 아닌가 싶어요.

박소연 : 앞으로 말할 시간은 무궁무진하니까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을 하면 그때 또 청취자 여러분께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고요. 함께 해준 이해연 씨 감사합니다.

이해연 :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탈북 선후배가 나누는 남한 정착이야기

<우리는 10년 차이> 진행에 박소연, 이해연, 제작에 서울 지국이었습니다.

 

박소연, 에디터 이현주,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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