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여성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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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은 국제부녀절이었는데 북한에 계시는 여성분들은 잘 보내셨는지요? 국제 부녀절은 말그대로 국제적인 여성의 날인데 이곳 캐나다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로 불리웁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캐나다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세계 여성의 날에 캐나다에서는 다양한 여성관련 행사가 열렸습니다. 수 백명의 이민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우리 모두가 자유로워질때까지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고 하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 불평등에 대해 외치는 거리 행진도 있었습니다. 토론토 시청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대화의 장, 토론회 등이 열렸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북한에서 국제부녀절에 하는 행사들과 별로 다르지 않겠다 생각되겠지만 여성들이 얼마나 배려받고 존중되는가 하는 것은 캐나다 사람들의 삶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처음들은 말중의 하나가 “레이디 퍼스트”라는 겁니다. 우리말로는 “여성이 먼저, 우선”라는 말인데요. 식당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뭔가를 제공받을 때 남자나 여자들이 있으면 여성한테 우선적으로 차례가 갑니다. 남자들은 자동적으로 여성이 먼저 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고 이것은 남자가 지켜야 할 예절 중의 하나로 여겨집니다.

공식석상이나 음식점에서 여자가 자리에 앉을 때는 남자가 의자를 빼서 여성이 편하게 앉을 수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든가, 남자가 여성을 위해 차문을 열어주는 것 등은 북한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많이 느끼는 점은 여성이 무거운 짐을 들려고 한다는가 옮기려고 하면 남자들이 금새 달려와서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 물을 길거나, 흙을 나르는 것 등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것은 여성이 많이 했죠. 특히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나르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니 북한에서 물을 긷는 남성들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곳 캐나다에서는 누구도 여성의 외모나 차림새, 행동에 대해서 지적하거나 평가하지 않습니다. 뚱뚱하던, 말랐던 또 옷을 어떻게 입던 서로 각자의 개성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다 마찬가지 입니다.

북한이나 한국이나 사람들은 외모에 대해서 민감한데요. 서로 만나면 “어, 많이 이뻐졌네”, 라든가, “살빠졌네” 등등 외모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곳 캐나다에서 서로 만났을 때 외모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캐나다 여성들도 사실 과거에는 많은 성차별과 불평등을 당해왔습니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국회의사당에는 5명의 여성동상이 있는데 이 동상중 한여성이 들고 있는 팻말에는 “여성도 사람이다”라는 글귀가 씌여져 있습니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캐나다에서 여성은 법률적으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투표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오직 남성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산업이 발달하고 남성이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 많이 참가하면서 남성들이 하던 일을 여성이 대신하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여성의 인식이 바뀌게 되지만 캐나다 연방법원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결정합니다.

이때 5명의 여성이 캐나다 연방법원의 결정에 항소 하면서 마침내 추밀원에서 사람에는 남성, 여성이 모두 포함된다는 결정을 내리렸고 1930년 캐나다에서는 최초로 여성이 상원의원에 선출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 이민자 여성이 캐나다에 오게 되면서 캐나다는 세계적으로 여성인권 신장의 중심에 서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