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날을 선포한 토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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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곳 캐나다 사람들의 아침은 언제 백신을 맞았느냐? 하고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현장음)

지난달 27일 이곳 토론토의 가장 큰 경기장인 스코샤 은행 경기장에서는 하루 2만 5천명의 시민들이 백신접종에 참여했고 토론토시는 이날을 백신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이날 하룻동안 400여명의 의료일군과 800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원돼 시민의 백신 접종을 도왔습니다. 이로써 북미에서는 하루 최다 접종 기록을 세웠고 캐나다는 이제 백신 접종율이 60퍼센트를 넘어 영국과 함께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뒤로 칠레, 이스라엘, 우루과이, 몽골, 항가리, 미국 등이 코로나 백신 접종율이 높은 나라들입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캐나다는 확진자 수가 백 만 명이 넘는 24번째 나라가 되면서 사회적 위기를 고조시켰는데 현재 일일 확진자는 토론토 시만해도 150명 내외로 떨어졌습니다.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위력한지 보여주는 결과인데요. 이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백신을 얼마나 빨리 맞는지는 생과 사를 가를 만큼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해 9월에 벌써 인구 대비 5배가 넘는 백신을 확보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가 우선 공급계약을 맺은 백신 생산업체들은 주로 유럽 공장들이었고 이들 업체의 공급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코로나 대응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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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날을 맞아 2만 5천명의 시민들이 백신을 맞은 캐나다 토론토 스코샤 은행 경기장. /RFA Photo-장소연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캐나다의 백신 접종율은 1퍼세트밖에 안되었고 전국민 접종까지는 35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4월 말부터 캐나다는 본격적으로 백신 물량 확보에 전력을 다했으며 백신 공급 회사들과의 긴밀한 협의로 단 몇 주 만에 3천만회분을 들여와 전국민의 1차 접종을 한달 반 만에 끝냈습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델타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4차 유행을 앞두고 있지만 캐나다에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국민이 2차 접종을 마쳤음에도 캐나다는 여전히 식당과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캐나다 시민은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에 잘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캐나다의 주요 텔레비전 방송인 CTV가 북한의 코로나 상황은 얼마나 나쁜가? 하는 제목으로 방송을 했습니다.

(CTV 녹취)

북한은 세계보건기구에 현재까지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상황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본다고 CTV는 전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던 지난해 1월부터 북한은 코백스 즉 저개발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국제 협력기구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백신 공급에 따른 모니터링을 받아들이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코백스는 국제적으로 코로나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목표로 하는 다국적 공동체로서 부유한 국가나 가난한 국가나 균등하게 백신의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백신을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국가들은 코백스를 통해 국민 전체 인구의 20퍼센트까지 무료로 백신을 지원받게 되어 있는데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가 없다고 주장하던 터라 백신을 적극적으로 구제받을 명분이 없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 유행을 피해 북한의 평양주재 외교관들도 계속해서 북한을 빠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 보도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인민들은 얼마나 걱정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