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힘든일 하면 돈 더 번다

토론토-장소연 xallsl@rfa.org
2024.07.29
[캐나다는 지금] 힘든일 하면 돈 더 번다 건설장에서 일하는 캐나다 근로자들.
/ RFA PHOTO-장소연

북한에 계시는 여러분들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는 직업에 대해 노동자, 농민들이 하는 일이나 어렵고 힘들고, 지저분한 일은  천하고 간부나 사무원이 하는 일은 귀하다 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나라 북한은 직업의 귀천이 없고 누구나 평등한 사회라고 선전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북한주민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단적인 실례로 북한에서는 농민의 자식은 농민으로, 노동자의 자식은 노동자, 간부의 자식은 간부가 된다는  암묵적인 사회적 통념이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정부가 정한 성분 시스템에 기인한 것인데요. 성분이 낮은 적대계급은 탄광이나 농촌, 건설 등 힘든 일을 하는 데 보내고 핵심계층은 이들을 지도 하고 관리 하는 간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 캐나다는  정말로 직업의 귀천이 없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가끔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온몸에 페인트, 즉 횟가루칠이 잔뜩 묻은 작업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떻게 저렇게 작업복 차림새로 탈 수 있지 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건설노동자 임에도 전혀 사람들앞에서 주눅들거나 움츠러들지 않았는데요. 후에 알아보니 캐나다에서 건설노동자들은 평균 한달에 6천달러 이상의 돈을 벌고 있었고 이는 영어같은 언어가 잘 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새로온 이민자들이 쉽게 캐나다에서 일을 하고 있는 괜찮은 직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캐나다에서는 항상 건설노동자들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러면 직업의 가치는 올라가게 됩니다.  캐나다에 이민 온 탈북민 남성들 가운데서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바로 건설노동일을 하게 됩니다. 특히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워낙 건설일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일에 적응이 쉽습니다.

 

탈북민 여성들 같은 경우는 처음에 주로 식당에서 많이 일을 하게 되는데요. 식당 주방에서 일하다가 점차 영어가 늘면 접대원으로 일할 수도 있으면 월급이 4천달러에서 5천달러 정도가 됩니다. 식당이나 건설장에서 일하면 사무원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월급만 놓고 보면 둘의 차이는 별로 없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많큼 그 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쳐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직업의 숙련 정도에 따라 의사나, 공무원이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보수를 많이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사람들은 직업만  보고 사람을 무시하거나 깔보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청소부나 건설노동자나 대학교수나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하는 일이 다를뿐 어떤 직업을 가졌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제일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이 없어서 놀 수 있고 또 수입이 적은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 그것을 두고 사회적으로 놀림감이 되거나 사람들이 낮추어 보는 일은 없습니다. 뭐 북한처럼 무직자이면 노동단련대에 가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구요.

캐나다의 이런 사회적 통념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를 지불하는 시장경제와 한 사람의 인격체 그대로 존중하는 문화가 바탕이 되어있기 때문인입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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