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에덴동산이라고 부른 그곳 (2)

토론토-장소연 xallsl@rfa.org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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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이 에덴동산이라고 부른 그곳 (2) 대서양 바다가 낚시터에서 해질녘까지 낚시하는 남녀노소
/RFA Photo-장소연

지난 시간에는 캐나다에 사는 탈북민 이성민씨가 여름철 휴가를 보내기 위해 땅의 끝이라고 부르는 캐나다 동쪽 끝 대서양 해안 가스페 반도에 도착한 이야기 전해드렸는데요. 성민씨가 어떻게 이곳에서 휴가를 즐겼는지 계속해서 전해드립니다.

(현장음) 갈매기 소리

아침부터 바닷가 낚시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가스페의 아름다운 지형도 지형이지만 성민씨도 이곳에 와서 즐기는 가장 큰 재미는 바로 낚시 입니다. 성민씨가 사는 온타리오에도 많은 낚시터가 있는데 굳이 이곳에서 하는 낚시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곳에서는 바다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동해안 바닷가에서 나서 자란 성민씨에게 바다는 말 그대로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곳입니다. 계절마다 이곳에서는 서로 다른 낚시를 할 수 있는데 연어낚시, 랍스터와 게 낚시, 고등어, 빙어, 송어낚시 등을 사람들은 즐깁니다.

낚시를 즐기는 것은 남자들뿐만 아닙니다. 여성들도 이곳에서는 남성 못지 않게 능숙하게 낚시를 던지는데요. 연인들이 함께 낚시를 하는 모습이나 노인 부부가 해질녘까지 열심히 낚싯줄을 던지는 모습이 저녁 노을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심지어 이제 서너 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이도 앙증맞은 낚싯대를 들고 나와 어른들 옆에서 낚시를 던지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현장음)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이는데요. 물개 한 마리가 성민씨가 낚은 고등어를 물고 달아납니다. 할 수 없이 성민씨는 낚싯줄을 끊어 물개가 가지고 가게 놔둡니다. 그렇게 여러 번 실패를 하던 성민씨가 마침내 고등어를 낚아냈습니다.

(현장음) 어머나 두 마리나 잡았어요. 야 크다, 엄청 커요. 튀어서 나가겠다

이렇게 이곳에서 잡은 고등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얇게 저며 고추장에 찍어 상추에 싸서 회를 떠서 먹는 것이 보통인데요. 평소 회를 안 먹는 사람도 이 회는 안 먹을 수 없을 만큼 고등어 회는 천하별미입니다. 고등어를 잡는 낚시터 옆에는 고래를 보러 가는 여행객들을 태운 배가 있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나가는데요. 이 지역에는 옛날부터 워낙 고래가 많아 흰 수염 고래, 돌고래 등 볼 수 있는 고래만 해도 12종이나 됩니다.

몇 년 전에 성민씨가 왔을 때만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야영 숲에서도 고래가 하얀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모습이 늘 보이곤 했는데 올해는 쉽게 볼 수 없다고 아쉬워했는데요. 그래도 휴가철 고래를 보러 가는 보트에는 항상 만선입니다.

금방 손 내밀면 잡힐 것 같은 곳에 물개들이 사람들이 있는 곳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물놀이를 합니다. 바다 새들과 물고기들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맑은 바다 속을 스쿠버 다이버 즉 잠수부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낚시터에서 보내고 수림 속 공원에 있는 야영장에 들어와 잡아온 고등어를 숯불에 구워먹는데요. 탁탁 튀어 오르는 우등불을 마주하고 앉은 곳에 밤하늘의 별들은 금시라도 손을 내밀면 잡힐 듯 바로 머리 위에서 갖가지 색깔의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아침에는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빛살에 이슬을 머금은 빨갛고, 자주색 들꽃 열매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온갖 새소리가 어울러진 곳에 토끼나, 다람쥐, 수달이 숲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이곳의 공기는 세상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을 만큼 상쾌한데요. 한번 오면 떠나고 싶지 않고 해마다 와도 해마다 새롭다는 이곳에 성민씨는 일행들과 함께 내년도 휴가를 다시 기약했습니다.

(현장음) 웃음소리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진행 장소연,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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