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혁. 개방 - 국유기업의 개혁


2007.02.08

지난 시간까지는 중국 농업과 농촌의 개혁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시간부터는 중국 국유기업의 개혁에 대한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은 초기 국유기업개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중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공산당 일당 체제 아래의 사회주의 국가여서 개혁개방 이전의 기업은 전인민의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즉 기업은 국가의 소유였던 것이죠. 따라서 개인이 소유하는 사영기업이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국유기업이란 명칭도 1992년 10월 이후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인민이 소유는 하되 경영은 기업 자신이 자주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유기업이란 호칭이 사용되기 전에는 전인민이 소유하고 동시에 전인민이 경영한다는 의미에서 국영기업이라고 불렸었습니다.

중국이 경제 개혁을 단행하기 이전의 국유기업은 모든 것을 국가가 계획한 대로 수행하는 역할만 할 뿐이었습니다. 즉 모든 수입을 국가에 상납하고 필요한 지출은 국가로부터 할당 받아야 하며, 손실이 나더라도 국가가 채워줬습니다. 또한 얼마나 생산해야 하는지, 얼마를 투자해야 하는지 기업경영과 관련된 모든 일들을 국가로부터 지시받았습니다.

특히 국유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은 한번 국유기업에 들어가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평생직장을 보장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중형 국유기업에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주택과 의료, 자녀교육, 연금, 치안, 오락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받는 등 단순한 직장의 기능을 초월했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의 정치외교학과 김일평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국유기업노동자들의 생산 의지는 저하됐고, 따라서 개혁 이전의 중국 국유기업은 결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일평: 높은 목표를 세워서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노동자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그냥 못하는 대로 지나가니까 노동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물질적으로 인센티브 즉, 돈을 더 준다든지 본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많으면 더 열심히 일합니다. 하지만 국유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생산량이 올라가건 안 올라가건 주어진 일만 겨우 때우는 비효율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도시에 있는 국유기업에 대한 개혁을 본격적으로 단행하게 됩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의 정치외교학과 김일평 교수는 중국정부는 국유기업 경영자의 자율적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인센티브', 즉 물질적 보상을 해줌으로써 기업의 경영자와 종업원들이 일을 더욱 열심히 하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일평: 국유기업의 개혁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책임제도 말하자면 거기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서 생산을 많이 하면 임금이 많이 올라가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또 생산과정에 있어서 생산목표를 설정한다거나 하는 것은 정부에서 세우지만 운영 방법에 있어서는 경영자가 책임지고 할 수 있게끔 자율화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이 계획을 세워서 정부가 세운 목표에 도달하면 나머지 잉여는 기업에 자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은 정부가 의도한 효과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수요와 공급이 정하는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의 가격이나 원자재의 가격이 모두 당국이 정한 계획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생산된 상품의 가격은 높게 책정되고 원자재의 가격은 낮게 책정될 경우 기업은 쉽게 이윤을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정부가 상품의 가격이 낮게 책정하고 원자재의 가격은 높게 책정해 버리면 기업의 종업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경영자가 경영을 잘 해도 이윤을 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같은 상품을 생산하더라도 정부의 지원으로 첨단 설비를 갖춘 기업은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이윤을 내는 불평등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파악한 중국은 이후 약 10여년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국유기업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국가에 상납해야 하는 이윤을 세금으로 전환해 납부하게 한다거나, 기업이 정부와 일정 기간에 걸쳐 청부 계약을 체결해 이 기간 동안은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형태의 '청부경영책임제'도 실시됐습니다. 또 주주들이 경영하는 주식 제 회사가 실험적으로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개혁 조치들은 국유기업의 경영자의 권한을 신장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문제인 중앙계획경제체제, 즉 국가와 기업이 분리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국유기업개혁에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2년 중국 국유기업의 3분의 2가 적자에 허덕일 정도로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결국 중국정부는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유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2년 이후부터 보다 종합적이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게 됩니다.

오늘 얘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시간에는 1992년 이후의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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