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혁. 개방 - 국유기업의 개혁 (4)


2007.03.09

지난 시간에는 중국이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유기업의 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중국은 92년 덩샤오핑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주창한 '남순강화'를 계기로 주식회사제도를 도입하고 국유기업의 민영화, 사영화를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국유기업은 국민총생산의 25%에서 3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국가의 중요한 산업은 모두 국유기업이 맡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유기업의 개혁은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국유기업의 개혁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민감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 국유기업은 국가의 소유, 즉 전 국민의 소유이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가 시장경제체제에 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유기업을 전면 개혁하지 않는 한 중국의 경제 성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 국유기업을 전면 개혁하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중국이 미국등 다른 자본주의 국가처럼 국유기업을 모두 민영화 해 버리면,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전 인민이 공동 소유한다는 사회주의의 기본 이념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시중 교수는 중국 내에서도 과연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중국이 장기적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면, 결국 상당한 정도의 국유기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시중: 첫 번째 문제는 이념적 정치적 문제입니다. 중국은 경제 개혁을 해 왔지만 여전히 중국의 체제를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유지하겠다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주의적 요소는 무엇인가? 경제적으로는 국유기업, 공유기업들이 전체 국민기업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유지해 나가겠다 라는 것이죠. 이런 정치적 이념적 전제 조건 때문에 전면적인 국유기업의 사유화는 불가능합니다.

김시중 교수는 국유기업 개혁에 있어서 또 다른 문제점은 국유기업을 민영화 사영화 하는 과정에 따르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부작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정부는 앞으로 국유기업의 개혁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시중: 상당수 일반 경쟁성 업종, 옷이나 가구, 이런 업종들을 다루는 대부분의 국유기업들은 사영화 민영화가 가능해 졌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업에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이해관계의 조정문제, 과거 해당 기업을 관리했던 지방정부와 기업 내부자들 사이에 이해관계 조정문제, 그리고 개혁을 하는 방식에 있어서 경영자와 노동자 사이의 갈등도 발생하게 됩니다.

또 국유기업을 매각한다면 얼마에 팔 것인가 하는 이런 구체적인 방업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국유기업은 국가의 자산이고 전 국민의 자산인데 그것을 특정한 사람한테 매각할 때 특혜를 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매각을 담당하는 정부 관리와 기업을 사는 개인 사이에 뒷거래가 있을 수 있고 또 실제로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중국 중앙기율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2002년 사이에 부정부패와 관련해 처분을 받은 공산당원은 약 151만 명에 이릅니다. 이들 공산당원들은 국영기업 경영자와 국영기업을 사려고 하는 개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았거나, 스스로 국영기업을 경영하며 공금을 빼돌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최근에는 중국의 억만장자 가운데 90%가 공산당 간부의 자녀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심양에 사는 조선족 정씨는 이 같은 분배 불평등으로 인한 빈부의 차이와 부정부패 문제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지금 누가 잘살게 됐냐하면 공산당 간부들이 잘 살게 됐단 말입니다. 공산당 간부하고 일반 기업가들이 잘살게 됐는데, 일반 기업가들도 공산당 간부하고 결합이 되어야 이윤이 나오지 결합이 안 되면 큰 발전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들이 이견이 많단 말입니다.

한편, 남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시중 교수는 중국이 지난 30년 동안 개혁개방을 추진해 오면서 발생한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 온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국유기업 개혁에 있어서 발생한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장기적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있으며, 현재 옳은 개혁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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