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민속놀이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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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평양시내의 공원에서 열린 탈놀이.
사진은 평양시내의 공원에서 열린 탈놀이.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에서는 한국에서 가위 바위 보라고 하는 것을 돌 가위 보라고 합니다. 바위를 돌로 바꾸고 순서도 바꿨습니다.

설 명절에서 정월 대보름에 이르는 기간이 우리 전통풍속 행사나 민속놀이가 가장 많이 행해지는 시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민속놀이에 대해서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알아봅니다.

먼저 전통풍속 행사 중에서 민속놀이는 요즘도 많이들 행해지는지, 남북한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설명해 주시지요.

임채욱 선생: 전통풍속행사는 세시풍속(歲時風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시풍속은 계절에 따라 이뤄지는 민속을 말하지요. 설이나 추석, 단오가 되면 그 때에 맞는 행사나 놀이를 매해 반복해서 하는 것이 세시풍속입니다. 제사를 지낸다든가 놀이판을 벌이는 것도 세시풍속을 따르는 것이지요. 음력 정월에 세시풍속이 가장 많지요. 그 중에서도 정월 대보름날 하루에 행해지는 것만 50여종으로 일 년 전체의 4분의 1이 됩니다.

음력 정월에 세시풍속이 많은 이유는 뭣 때문이겠습니까?

임채욱 선생: 아마도 달 때문이겠지요. 매일 같은 모양의 태양과는 달리 달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없어지기도 하니 이런 변화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쪽이나 북쪽이나 지금은 세시풍속이 옛날 모습 그대로 행해지기 보다는 변형된 형태로 행해지기도 합니다. 민속놀이도 세시풍속의 하나로 행해지는데 이것도 도시화가 많이 된 남쪽에선 드물게 행해지고 북쪽에서는 아직은 정책적으로 강조돼서 남쪽보다는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음력정월에 행해지는 민속놀이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임채욱 선생: 윷놀이, 연날리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널뛰기, 바둑, 장기 같은 것을 보는데 어른들은 윷놀이, 바둑, 장기를 하고 여자들은 널뛰기, 아이들은 연날리기, 제기차기, 팽이치기를 많이 하지요. 이런 것들은 남북한 다 같은데 윷놀이 경우 북한에서는 당조직이나 행정기관에서 주관하는 큰 시합도 열립니다. 큰 모판을 만들고 사람이 한 동, 두 동 하듯이 말이 되기도 하지요. 어린이 경우는 연날리기를 많이 하고 팽이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선 연날리기를 연띄우기라 하고 계절상 단오 때 많이 타는 그네타기는 북한에선 그네뛰기로 말합니다. 줄다리기는 밧 줄당기기라고 합니다. 약간씩 다르지요. 가장 특이하게 다른 것이 가위 바위 보입니다.

가위 바위 보가 남북한에서 다르게 불립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는 한국에서 가위 바위 보라고 하는 것을 돌 가위 보라고 합니다. 바위를 돌로 바꾸고 순서도 바꿨습니다. 돌 가위 보는 공기놀이, 망차기, 팔씨름 등과 함께 민속놀이로 보는데 줄여서 돌가위 보라고도 합니다. 차례를 정하거나 승부를 가릴 때 이용한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돌 가위 보라고 하는지요?

임채욱 선생: 광복당시엔 분명히 남쪽과 같이 가위 바위 보라고 했지요. 7, 80대 월남자들은 다 가위 바위 보라고 하지 지금처럼은 쓰지 않습니다. 1960년대 문화어운동을 벌이면서 이렇게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 덧붙일 것은 돌 가위 보 순서는 일본이나 중국과 같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잔 켄 보, 중국은 젠다오 스터우 부 이렇게 말하지요.

화제를 바꿔서 가위 바위 보 유래를 들어봤으면 합니다.

임채욱 선생: 중국과 인도 유래설, 그리고 이집트유래설이 있지요. 중국 설도 두 가지인데 하나는 동물유래설이고 다른 한 가지는 술자리 손 싸움에서 시작된 어른들 놀이설입니다. 동물유래설은 뱀과 민달팽이과 연체동물인 괄태충, 그리고 개구리가 있을 때 뱀은 괄태충을 무서워하고 괄태충은 개구리를 겁내고 개구리는 뱀을 무서워하는 데서 한 동물만 절대적인 강자가 되지 않고 동물마다 강하면서도 약한 면을 가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또 술자리 손 싸움은 여흥으로 하던 어른들 놀이가 어린이놀이로 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유래를 가지고 중국에서 17세기에 프랑스로 전해지고 세계에 퍼졌다고 합니다. 한편 인도유래설도 있습니다. 쥐(가위)와 호랑이(바위), 코끼리(보) 관계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이집트유래설인데 이집트 파라오들 놀이로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일제 때 들어왔고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가위바위보로 명명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가위바위보 놀이는 우리 민속놀이라고 보기도 역사가 너무 짧지 않나싶군요.

그럼 가위바위보 놀이는 우리 민속놀이가 아니라고 봐도 될까요?

임채욱 선생: 가위바위보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있는 놀이라고 해서 우리 민속이 아닐 수는 없지요. 연날리기는 전 세상 어느 곳에 다 있지만 우리 민속놀이가 되는 것처럼 들어 온지 얼마 안 되고 온 세상에 다 있는 놀이라고 해서 우리 민속놀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가위 바위 보는 어느 것도 절대강자가 될 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는데 이것이 품고 있는 뜻을 좀 더 풀이해보면 어떨까요?

임채욱 선생: 이어령박사가 가위바위보를 소재로 해서 쓴 책이 있습니다. <가위 바위 보 문명론>이란 책인데요, 주먹과 보자기만 있는 이항대립 논리로는, 이건 서구식 게임논리인데요, 이런 것으로는 중국이 과거 내세우던 중화주의나 일본이 주장한 대동아주의가 오늘날에도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이 패권을 다투는 각축장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한반도 역할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즉 대국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보자기와 경제대국을 지향하는 일본의 주먹사이에 위치한 한반도는 가위가 돼서 주먹(바위)에는 지더라고 보자기를 이기고 보자기는 주먹을 이기는 상생의 순환고리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 나라가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는 주장입니다. 한반도라는 가위가 절단돼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중화(中華)를 부르짖는 중국과 대동아공영을 내세우는 일본이 동전던지기 같은 서구식 사상으로 결판을 내려 할 것으로 보지요. 그래서 한반도의 통일은 동북아시아의 발전조화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죠.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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