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이 기만술 들고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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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4.5t짜리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군은 이를 ‘기만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미사일총국은 7월 1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신형미사일은 4.5톤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하는 전술탄도미사일"이라며 "시험 발사는 중량모의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 500㎞와 최소 사거리 90㎞에 대하여 비행안전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새벽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으며, 단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1형(KN-23)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쏜 미사일 2발 중 1발이 120여 km만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사실상 발사 실패로 봤으며, 평양 인근에 낙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지난 1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은 그 중 1발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는데, 북한이 이에 대해 반박이라도 하듯 다음날 바로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의 최대, 최소 사거리 시험에 성공한 거다, 이렇게 발표했다는 얘기죠? 그런데 미사일을 최소 사거리 시험할 일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김금혁:네. 그렇습니다. 보통 미사일을 발사할 때는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발사시험을 하는 것이지, 최대 사거리가 아닌 어떤 특정 목적의 사거리는 굳이 시험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두 발 중 한 발의 사거리가 약 120km 안팎이었는데, 두 미사일의 기종이 다른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120km면 정말 짧은 거리거든요.

또한 미사일을 발사할 때는 인명피해라든가 재산피해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공해상으로 날립니다. 그런데 이번 120km짜리 미사일은 평양 인근에 떨어졌단 말이에요. 혁명의 수도 평양 아닙니까? 특히 김정은이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던 시점에 평양 인근을 목표 사거리로 설정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그것도 신형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만약 북한의 모든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조금만 빗나가면 김정은이 있는 평양 중심이고, 수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습니다. 탄두가 터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큰 미사일이 낙하하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물리적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하나 정도는 쉽게 무너집니다.

그걸 감안하면서 평양 근방으로 미사일을 날렸다는 건 거짓말인 셈이죠. 실패한 것이 맞습니다. 평양 인근 주민들의 불만과 놀램을 달래기 위한 선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예진: 뿐만 아니라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죠.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고 공개한 것은 처음 아닙니까?

김금혁: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고위력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개발할 것을 지시한 이후 처음으로 발사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인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이고, 성공한 다른 미사일도 초대형 탄두를 장착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기술은 몇몇 나라만이 갖고 있는 고난이도 기술이고 이론적으로는 북한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지표상 그 성공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들에 대해선 북한이 공개한 적이 없거든요. 또한 시험 발사도 여러 번 진행해야 알 수 있는 항목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북한이 빠른 시일 안에, 이달 중 재발사 시험을 한다고 했으니 아마도 북한은 이번 실패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수정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여지고, 아직까지 확실하게 해당 기술을 보유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북한이 공개적으로 고위력 초대형 탄두 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만큼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500km 정도이고 북한이 이번 달 추가 예고한 미사일의 사거리는 250km입니다. 한국의 수도권 전체를 범위 안에 넣고 있다고 봐야죠. 만약 이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수도권은 또 다른 위협에 놓이게 되는 셈입니다.

고위력 초대형 탄두는 여러 발을 묶어서 한번에 발사하면 전술핵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핵무기를 쏘지 않더라도 전술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파괴적 효과를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 되겠죠. 한국 군도 ‘현무5’라는 미사일을 개발 완료했는데, 이 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약 5톤 정도입니다. 북한은 한국의 앞서 나간 고위력 초대형 탄두 미사일 개발에 자극을 받아 본인들도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이고요. 하지만 아직은 성공하진 못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예진: 객관적인 분석을 보면 북한이 지금 이것, 저것 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데, 이유가 뭘까요?

김금혁: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기만술이 가장 큰 이유겠죠. 또한 한국 군의 감지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한국이 얼마나 북한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북한이 만약 한국의 탐지 능력을 파악하게 된다면 그것에 맞대응으로 더 은밀하게 한국 군을 기만할 수 있는 전술들도 내놓겠죠. 창과 방패의 싸움인 것입니다.

또한 김정은의 업적에 대한 과대 포장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 세계는 실패인 것을 알아도 북한 주민들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성공했다고 믿고 있겠죠. 김정은은 최근 들어 아버지와 할아버지와의 차별화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업적으로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것이 결국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의 완성인데, 그 분야에서 꾸준하게 성과를 내고 있다는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고, 누가 봐도 실패 했지만 어차피 주민들은 알 길이 없으니 성공했다고 자찬하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경제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생활난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주민들의 불만과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런 ‘성과 만들기’는 계속 될 필요가 있겠고요. 거짓말을 해서라도 성과로 부풀려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예진: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북한 간부들이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초상휘장을 착용해 화제가 됐습니다. 우상화 작업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보도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이 김정은 총비서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휘장을 가슴에 달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집권 초기 제작된 것으로만 알려졌던 초상휘장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예진: 초상휘장 착용으로 우상화를 강조하는 건 김일성, 김정일보다 더 빠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정은의 단독 우상화를 서두르고 있는 북한,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예상되십니까?

김금혁: 저도 해당 기사를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일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0차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김정은주의, 김정은 조선'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전에도 물론 최고 지도자는 김정은이었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이 북한 주민들에게 차지하는 부분도 꽤 크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는 김정은으로 대체될 것이고 김일성의 혁명 역사나 김정일의 혁명 역사보다 김정은의 혁명 역사에 대해 훨씬 더 큰 비중으로 가르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쉽게 표현한다면 김정은은 선대의 업적 덕분에 지도자가 되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선대의 그림자가 필요 없으니 선대를 지우고 자신이 홀로 북한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싶어 한다 이겁니다.

앞으로 김정은의 초상화는 전국에 다 보급이 될 것이고 김정은의 초상화만 차고 다니게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버지 김정일도 이렇게 대놓고 선대를 무시하진 못했는데, 김정은은 참 무식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드려선 안 되는 것을 건드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지우는 것까진 괜찮은데, 만약 그들을 대체하겠다고 나선다면 북한 주민들은 분명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며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따질 것입니다. 즉 김일성 시대를 경험했던 노년층은 현재의 북한이 김일성 시대와 비교했을 때 말도 안 되게 못살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알거든요. 그들의 불만을 어떻게 달랠 지 의문입니다.

또한 김정일 시대를 경험한 장마당 세대는 그때도 물론 남한 드라마나 음악들을 통제했지만 지금처럼 막무가내 식으로 잡아가고 처형하진 않았다는 것을 모두 체감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도 통제가 극심했고, 인권 유린이 매일 반복되었지만 김정은 시대만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잡아가고 모든 것을 금지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 이 점도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