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지난달 27일 밤, 북한에서는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눈물까지 흘렸다고 하는데요. 먼저 오늘의 주요 소식 알아봅니다.
김금혁: 북한은 전승절 그러니까 정전협정 체결일이죠.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7월 27일 저녁 8시쯤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연 건 지난 2월 이후 5개월여 만입니다. 지난달 28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주석단에서 방북 중인 중국,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김 위원장의 양 옆에는 중러 대표단의 단장을 맡은 리홍중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함께 있었습니다. 관심을 끌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육성 연설은 이번에는 없었습니다. 강순남 국방상이 연설에 나서 미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 등을 언급하며 한미가 자멸적인 최후 선택을 했다고 위협을 가했습니다. 또한 부인 리설주나 딸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열병식에 불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진: 네. 한국에서도 같은 날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6.25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조용한 행사였는데요. 북한에서는 왜 이 날을 전승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화려하고 요란하게 기념하는지부터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김금혁: 북한의 가장 대표적인 거짓 선동 중의 하나죠. 북한은 6.25에 대해서 가르칠 때 남한의 기습 침략에 의한 조국 해방 전쟁이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역사적인 사실과 전혀 다르죠. 아직도 이걸 모르고 계신 북한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 설명을 드린다면 6.25는 명백히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쩌둥의 지지 하에 김일성이 벌인 기습적인 남침이었습니다. 이건 이미 정말 많은 역사적인 사료들을 통해 증명이 끝난 사안입니다. 다만 북한에서는 이러한 정보들을 알 길이 없고, 그러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아직도 '6.25가 남한과 미국이 일으킨 것이다' 이렇게 믿고 있습니다.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기념한 7월 27일은 정전협정 기념일입니다. 누구의 승리가 아니라 전쟁을 중단하기로 한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인 거죠. 북한은 이걸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포장하고 있습니다. 즉 '6.25는 남한이 일으킨 전쟁인데 38선 이북을 지켜냈으니 자신들이 전쟁에서 이겼다'라고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들이 남침을 하지 않았다고 우기기 위해서라도 7.27을 전승절로 둔갑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매해 기념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을 끊임없이 세뇌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예진: 네. 왜곡된 기념일이지만 기념식은 어마어마하죠. 북한에서 열병식이 열리면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게 바로 신무기의 등장입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어떤 신무기들이 공개됐나요?
김금혁: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열병식 사진 중에는 북한이 개발했다는 핵무인 수중 공격정, 흔히 핵 어뢰라고도 하죠.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보입니다. 북한은 올 3월~4월 '해일'의 수중 폭파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물 밖에 있는 '해일'의 모습을 공개한 적이 없고 실물 공개는 이번 열병식이 처음입니다. 이외에도 이번 열병식에서는 최근에 발사 시험을 강행했던 고체연료 추진 체계를 적용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현존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화성-17형' 등도 동원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륙간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았던 무기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북한식 무인기였습니다.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매우 흡사한 북한판 고고도 정찰 무인기 및 무인 공격기를 공개한 것인데요. 동체에 새겨진 기체 번호와 ‘조선인민군 공군’이란 글자의 모양도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 동체에 새겨진 것과 유사합니다. 한국 공군도 미국의 무인기를 수입해서 쓰고 있죠. 글자만 지우고 본다면 미군이 사용하는 무인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유사했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글로벌호크 설계자를 통째로 해킹해서 동일하게 만든 것 아닌가 라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 무인기의 이름은 공식적으로 샛별 4호와 샛별 9호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 역시도 미국의 무인기와 닮아 있죠.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미국의 장거리 무인 정찰기는 RQ4, 글로벌 호크와 MQ9, 리퍼입니다. 모양도 똑같고 일련번호도 4와 9로 똑같은 북한의 무인기.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어디까지 왔고 얼마나 위협적인지에 대한 다방면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예진: 신형 무인기와 함께 이번 열병식에서 주목을 받은 건 바로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들을 위해 성대한 연회를 따로 여는 등 혈맹인 중국보다 러시아를 더 극진하게 대접한 모양인데요. 여기에 어떤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김금혁: 일단은요. 현 시점에서 북한에게 가장 금전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쪽은 누가 뭐래도 러시아입니다. 저희가 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전해 드렸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의 무기 수출을 요구했고, 또 상당한 양의 탄약과 무기가 이미 러시아로 전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반면에 북한이 가장 급했던 식량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서로 돕고 돕는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무기 체계가 홍보되고 널리 쓰이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것은 없겠죠. 돈도 벌고 홍보도 하는 셈이니, 더욱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끌어들여 자신들이 보유한 무기 체계를 보여주면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북한은 현재 외교적 탈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 사실상 국제 무대에서 퇴장 당한 북한은 다시금 은둔 외교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가 겹치면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반강제적으로 북한은 국제 무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코로나도 끝났고, 다시 국제 무대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라는 뒷배가 필수적이죠. 물론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다시 해빙 무드로 돌아서고 서서히 관계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은 북한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북한 열병식에 파견된 리홍중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부위원장은 러시아가 파견한 쇼이구 국방장관에 비해서 그 영향력이나 권력 순위가 많이 낮은 것도 이런 중국의 태도를 증명하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들을 조금 더 높게 쳐주는 러시아와 밀월 관계를 형성하면서 오히려 중국을 압박하고 자신들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을 무시하거나 또 멀리할 경우에 소련과 가깝게 지내면서 중국과 소련, 또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전략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이번 열병식에서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건 바로 김 위원장의 눈물입니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자아도취다, 의도적인 감성정치다' 등등의 분석이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지난해 전승절에는 리설주가 눈물을 보였는데요. 의도적인 눈물이라면 부부가 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거 아닙니까?
김금혁: 저도 눈물 흘리는 장면을 목격을 했는데요. 뭐랄까요. 지도자의 눈물 치고는 너무 자주, 정말 의미 없이 흘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김정은의 이러한 헤픈 눈물은 본인이 갖고 있는 자아도취형 성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뿐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독재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어떤 자아도취감과 나르시시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독재자는 뭡니까? 아무도 자신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다들 우러러 보죠. 또한 자신이 지시를 내리면 해당 간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해냅니다. 지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목숨이 부지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독재자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자신이야말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또 불가능은 없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아도취가 심해지고 또 근거 없는 자신감이 팽배해지면서 상황 판단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을 자신이 짊어지고 해결해 나간다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은 언제나 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에 맞서 홀로 싸우면서 용감히 돌진하는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뿌듯하고 대견함을 느끼겠죠. 그걸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