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미국북한인권위원회 김광진 객원연구원이 전해드립니다.
위대한 북한인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새해 공동사설에 대해 얘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죠. '빈 달구지 굴러가는 소리가 더 요란하다.' 더 심하게는 '빈 깡통소리가 더 요란하다'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속이 빈 것이 실속이 없이 소리만 요란하다는 뜻입니다. 올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을 들어 보면 신통하게 이 사설을 빗대어 지어낸 말 같습니다.
먼저 사설은 격동하는 21세기, 복잡다단한 21세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은 '언제나' '세계의 초점,' 반제자주의 '최전선'에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북한이 '세계 정치의 중심,' '강대국들을 쥐락펴락하는 세계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김정일식 왕자 병의 대표적 증상입니다.
지난 10년을 '강성대국'에로의 '위력한 도약대'가 마련된 '창조와 기적'의 연대, '위대한 승리'의 연대로 포장한 뒤 사설은 지난해를 '강성번영의 미래'가 보이는 '경이적인 사변들'이 '다계단'으로 일어난 '거창한 변혁의 해'였다고 그야말로 짧은 문장 속에 거창한 단어들을 꽉 채워 경이롭게 장식합니다.
김정일의 막내아들 김정은을 3대세습의 주인공으로 공표한 당대표자회의에 대해서는 '민족사에 특기,' '정치적 대경사,' '양양한 전도,' '불패성 과시' '드높은 정치적 열의,' '당의 권위 백방으로 강화,' '중대한 계기,' '근본담보 마련,' '크나큰 영광,' '최상의 수준,' '특색 있게,' '일심단결의 위력,' '무적필승의 군력,' '세계의 면전에 뚜렷이 과시'라는 표현들로 줄줄이 엮어 놓습니다.
그렇다면 공동사설이 그처럼 극찬한 김정일이 '작전하고,' '의도하고,' '추진하고,' '구상하고,' '결심하여' '훌륭한 결실'로 맺어진 2010년 우리들의 삶, 그의 '정력적인 영도'에 의해 '철의 진리'로, '실천으로 확증'된 지난해 우리들의 '련전연승의 영웅서사시,' '장엄한 대고조진군'의 내용을 같이 한번 볼까요? '세계를 향하여 돌진해 온 누리에 떨쳐진 선군조선의 기상'을 말입니다.
우선 인민들의 '대 진군'내용입니다. 세계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평균 수명이 계속 길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거꾸로 대 진군, 2년 전보다 7.4세나 줄어 남한의 평균 78.8세보다 14년 먼저 사망. 북한의 올해 최대 인기상품은 뺑때바지 (스키니 진), 신라면, 색깔영화 (성인영화), 그리고 인분. 일부 고등중학교 학생들 사이 가장 인기 있는 생일 선물은 빙두 (필로폰). 주민들 먹을 것이 없어 명함시계, 초상휘장, 선물 등 닥치는 대로 내다 팔아.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수 드디어 20,000명 돌파.
다음은 간부들의 '영웅 서사시'입니다. 군대도 갖다 오지 않은 27살의 어린 김정일 막내아들 김정은, 고모 김경희와 함께 단번에 왕별 4개를 달고 '조선인민군' 대장으로 등극, 사회주의, 공산주의 역사상 처음으로 3대세습의 '위업' 달성을 위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함으로 북한의 차기 통치자로 등장, 북한전역에 호화 별장들을 추가 건설, 재건축 중. 사로청 선전대 여성들과의 부화방탕으로 쫓겨났던 최룡해, 대장별 달고 김정은 세습 들러리로 출세. 평생 김부자에 충성한 계획재정부장 박남기, 화폐교환 실패 희생양으로 총살.
다음은 사설이 밝힌 '희망의 해,' '휘황한 해,' '새로운 번영의 해'인 2011년을 같이 전망해 보겠습니다.
우선 국내외 '정세가 아무리 복잡하여도' 북한의 '민심은 고도로 안정'되어 인민들은 장마당에서 계속 명함시계, 초상휘장, 선물들을 팔 것이며, 목숨을 각오한 북한 탈출행렬은 늘어날 전망입니다.
'모든 것을 인민생활 향상에로 부른 당의 전투적 호소는 온 나라를 격동시키고 대고조 격전장들마다에서 장쾌한 승리의 포성이 울려' 살인적인 물가는 계속 폭등해 쌀값이 곧 킬로당 3,000원을 돌파할 것이며 '당의 현명한 령도밑에' 자칫 '고난의 행군'을 능가하는 기아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조선의 시조' 김일성 생일 100돌이 되는 '강성대국의 원년' 2012년을 맞으며 북한의 도처에서는 1년 내내 사회적 동원, 행사, 충성의 외화벌이, 선물마련, 인분생산, 돼지생산, 그리고 밥곽지원 등 물자 헌납이 끊이지 않는 '선군시대의 희한한 선경들이 펼쳐질 것'이며 아리랑 축전, 열병식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나라 인민을 달달 볶는 '세련되고 노숙한 당의 령도'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3대세습의 안착과 선군독재의 정당화를 위해 김 씨 일가는 남한과 미국을 적으로 한 도발과 적대행위를 지속할 것이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대결과 긴장은 그대로 북한인민들에게는 폭정으로 되돌아 갈 것입니다. 동시에 정권의 생존을 위한 협박과 대화, 그를 통한 자원의 갈취도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올해도 틀림없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강성번영의 웅대한 구상을 현실로 꽃피워 나가는' 김부자의 '특출한 령도력이 최상의 경지에서 과시될 것'이 확실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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