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돔도 오고 시아누크도 왔대’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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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캄팔라 우간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캄팔라 우간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한때 북한은 뿔럭불가담운동의 맹주를 자처하며 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나라들과 협조관계를 확대하였습니다.

그러다나니 외국수반들도 평양을 꽤 많이 다녀갔죠. 그중에는 캄보디아 국왕 노로돔 시아누크도 있었고, 짐바브웨의 무가베대통령, 자이레의 모부트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외국수반들의 이름이 하도 낯설고 어떤 이름은 너무 길어 일반 북한주민들에게는 해석이 잘 안됐었죠. 그래서 생겨난 유머가 있습니다. ‘노르돔도 오고 시아누크도 왔대.’ 한 사람인데 두 사람이 온 것처럼 헷갈려 한 얘기를 옮긴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는 그야말로 북한의 전성기였죠. 비록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국제주의정신을 발휘한다면서 많은 원조도 남발하였습니다. 대부분 외국수반들이 평양을 찾아 정상회담을 하면서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얻어내 군 했죠.

덕분에 아프리카 많은 나라들에 북한산 트랙터가 나갔고 주체농법 대표단에, 의사들, 군사교관들, 태권도 사범들이 대거 파견되었습니다.

어떤 나라에는 큰 경기장도 지어주었고, 대통령 궁전에 기념비들도 많이 세워주었습니다. 대통령 경호도 한 나라가 있었고, 캄보디아의 경우에는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이 13년 동안의 오랜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할 때는 40명의 호위성원들까지 딸려 보냈습니다. 그들은 직접 왕궁호위를 맡기도 했었죠.

대신 이 나라들은 김일성찬양으로 화답했습니다. 비록 명목상이라도 주체사상연구소들을 곳곳에 세웠으며, 북한 선전물 영화들을 상영해주었죠. 마다가스카르는 김일성리더십에 푹 빠져 아예 북한의 우상화, 선전선동시스템을 통째로 수입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던 나라들이 지금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박근혜대통령이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우간다를 방문했는데요, 정상회담 자리에서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우간다는 북한과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협력 중단(disengage)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북한의 4차에 걸치는 핵실험으로 인해 취해지는 유엔안보리결의에 따라 북한과의 모든 안보•군사협력을 중단 선언한 것입니다.

1986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평양을 3번이나 찾은 북한의 우방지도자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우간다와 오랫동안 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죠.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는 군사 교관 단까지 파견하였었습니다.

올해 발간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아직까지도 북한의 군 장교들이 우간다 경찰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우간다 공군 군복을 입은 북한군 교관들이 현지에서 목격됐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2월 보츠와나 외무부는 성명을 발표하여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계기로 북한에서 반인도적 인권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모든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우간다 요웨리 무세베니대통령은 2014년에는 북한이 최고의 국제 상으로 인정하는 ‘국제 김일성상’ 수여를 거부하기도 했죠.

북한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핵개발을 하고 인권을 유린하면 심지어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에게도 이렇게 버림을 당할 것 같습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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