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한을 적으로 돌렸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0-06-1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를 낸 것과 관련, 북한 각계 반응을 6일 1면에 실었다. 사진은 평양종합병원건설장 노동자들이 "탈북자 쓰레기 죽탕쳐(짓이겨) 버려야" 등 선전물을 들고 비난집회를 하는 모습.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를 낸 것과 관련, 북한 각계 반응을 6일 1면에 실었다. 사진은 평양종합병원건설장 노동자들이 "탈북자 쓰레기 죽탕쳐(짓이겨) 버려야" 등 선전물을 들고 비난집회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남한의 탈북단체들이 날려보낸 대북 전단에 불쾌감을 표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가 지난 4일 발표된 후 북한에서는 연이어 대남 적대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김여정은 탈북민에 대해 ‘똥개’ ‘인간쓰레기’로 비아냥 하는가 하면, 남한 정부 당국에 대해서는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으로 비난하는 등 갈수록 입심도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인 출신 지성호 남한 국회의원은 “자기 국민도 먹여 살리지 못한 국가가 언제부터 (탈북자를) 욕할 권리가 생겼나”며 “고향 땅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올 수밖에 없던 많은 일들의 제공자가 북한 정권”이라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불과한 김여정의 담화가 북한의 각계층 군중대회에서 ‘수령의 교시’처럼 인용되는 것도 일인 독재 체제인 북한 김정은 통치 권력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최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여정의 담화의 배경에 대해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와 나눈 대담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에 불쾌감을 드러낸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일제히 탈북인 성토대회를 열고, 노동당 대남부서는 남북관계를 대적 관계로 전환하고, 남북간 통신연락수단들을 일체 차단해버렸습니다. 이 조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승철 대표: 정확하게 말하면, 평양에 아주 긴급한 체제 안보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보통 1인 독재 통치를 하는 국가들에서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권력을 위협하는 적을 항상 만들어서 프로파간다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북한이 만들 수 있는 적이 없어요. 중국은 아니고, 한국도 아니고, 그리고 미국은 군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거든요. 그리고 미국의 B-1B폭격기, 정찰기들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을 지금 상황에서 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군사적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어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적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적은 없는 상황에서 남한 정부를 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에 북남협력, 미국과의 관계 문제를 고려하면서 북한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6월 4일에 김여정 1부부장이 갑자기 5월31일 탈북자들이 삐라를 뿌린 것을 구실로 경고를 했는데, 그리고 6월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적은 역시 적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 하면 이제부터 한국 정부를 적으로 만들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거든요.

또 4일만이지요. 북한은 남한과의 모든 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남한을 위협하는 타깃으로 빠르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경제협력을 하겠다는 의지가 역대 어떤 남한 대통령보다도 강해 북한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데, 북한이 이번에 취한 조치들은 이례적인 게 아닙니까,

김승철 대표: 그리고 6월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보면 남쪽에서 이러저러한 반응이 나오자, 그거 김여정 1부부장의 담화 내용을 다시 좀 똑똑히 봐라 하는 식으로 정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적은 역시 적이다”고 두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6월 5일에 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선 내용을 보면 남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내용은 없습니다. 어제 6월9일 담화를 보면 김여정과 김영철이 대남사업을 관여하면서 남쪽에 요구하는 것도 없고, 1차적으로 통신선을 차단하겠다, 즉 북한을 폐쇄하겠다는 소린데, 얼마전 중국 단동에서 북한 간부가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북한당국이 방침이라고 하면서 ‘김정은 지시’이지요.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국경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이렇게 내부적으로 결정됐다고 하거든요. 이 문제는 북한 내부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위기에 관한 정보들이 외부에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외부에서 간섭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소립니다. 이번에 북남간 통신 부분을 모두 차단하겠다는 것은 남쪽에서 우리에게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그리고 4개의 통신 연락선을 구체적으로 밝혔어요. 이것도 새로운 부분이고, 이런 것은 외교적으로 볼 때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아니거든요.

진행자: 지금 북한이 코로나 장기화 사태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지적도 있었는데, 이러한 때 남한의 도움을 받아 인민들이 먹는 문제와 경제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김승철 대표: 지금 내부에 발생한 위기를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경제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정치적인 문제인데, 그래서 어떤 긴박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진행자: 현재 북한에서는 김여정 담화가 수령의 지시문처럼 각종 군중 대회에서 인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담화의 질적 의미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습니까,

김승철 대표: 김여정의 발언이나, 담화의 문구들이 정제되지 않는, 다듬어 지지 않은 폭력집단의 보수같은 말들이 나옵니다. 김정은 때는 그래도 좀 다듬어 졌는데, 김여정이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문장들에는 아주 천박한 표현들이 나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있었다면 아마 통제를 하지 않았을까? 올해 3월인가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을 험하게 비난한 다음에 김정은이 좀 부드럽게 하느라 한국의 코로나 극복과 관련해 친서 비슷하게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들은 이제는 사라졌다는 거지요.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가,

그리고 얼마전 김정은이 주최했다는 7기 13차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는 일상적으로 늘 해오던 형식적으로 해오던 내용들이지, 거기에는 새로운 것도 현실적인것도 없습니다. 그냥 간부사업, 인사문제는 맨날 해오던 일이고, 그냥 이례적으로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뭔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긍정적인 방향, 즉 외부와 협력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지원을 받아서 내부를 안정시키는 작업이 아니라, 말하자면 그건 경제 사회적인 문제이지요. 주민생활 적인 것이고요. 그런데 순수 권력적인 면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외부와 차단을 한다는 것은 이것은 상당히 의심스러운 북한체제의 안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그런 사안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는 북한 외부와 내부에서 해야 할 이들이 꼭 있다고 봅니다. 혹시 어떤 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승철대표: 지금 김일성 가문의 세습 독재 통치가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북한은 개방이 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 엘리트들이나, 포스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권력운영, 정부운영, 정권 운영 등 외교 안보 이런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이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외부에서는 북한의 포스트 권력의 엘리트들에게 급변사태 하에서의 권력 운영, 그리고 지금 북한의 위기들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중국이 북한 위기에 개입해서 한반도 사태를 위기로 끌기 가는 상황이 없도록 중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진행자: 북한 노동당 간부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 체제 외의 다른 체제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이 많은데, 현재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은 엘리트들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세계와 교류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안정된 체제를 유지하지 않습니까,

김승철 대표: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엘리트들도 이러한 국가의 경험을 배워서 김정은 이후의 북한 사회를 인민이 잘살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그런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승철 대표: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