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대 신의주온실농장, 시설은 걸음마 수준

북한이 역대 최대 규모의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을 준공했지만, 시설 부족으로 전면 가동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 발전과 지열 냉난방 시스템 도입 등으로 연간 8개월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는 북한의 주장이 과연 실현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유럽 우주청(ESA)의 센티널 2-C 위성이 지난 4월 12일에 촬영한 북한 신의주온실농장의 모습.
유럽 우주청(ESA)의 센티널 2-C 위성이 지난 4월 12일에 촬영한 북한 신의주온실농장의 모습. 유럽 우주청(ESA)의 센티널 2-C 위성이 지난 4월 12일에 촬영한 북한 신의주온실농장의 모습. (RFA)

지난 2월 1일 준공한 북한 신의주의 온실종합농장은 축구장 625개에 맞먹는 약 450 헥타르(ha)의 크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신의주온실농장에 대해 북한 최대 규모로서 1천150여 동의 온실과 저장시설, 과학 연구 중심지를 갖춘 대규모 복합단지로 소개했으며, 농장 중심부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 철도역으로 추정되는 위화도 역도 신설됐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신의주온실농장에 태양광 발전을 도입하고,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8개월 이상의 수확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2월 9일, 신의주온실농장에서 준공 8일 만에 첫 채소를 수확해 신의주시 각급 수요기관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온실농장 대부분이 비닐하우스… “태양광 시설은 1개 동”

하지만 미 항공우주국의 랜드샛-8호 위성이 촬영한 열적외선 사진에 따르면 온실에서 난방이 이뤄지는 지역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위원은 온실농장이 준공된 후 약 한 달 뒤인 3월 10일 영상에서 평균 기온보다 높은 온실농장은 전체 규모의 약 44%에 불과했다고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당시 온실 농장 일대의 평균 기온은 영상 6도인 데 반해 상대적으로 13~17도의 높은 온도를 보이는 온실 농장은 전체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겁니다. 또 열이 거의 감지되지 않는 지역도 확인되는데, 이는 북한의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거나 만성적인 전력 부족 때문에 온실 전체가 아닌, 부분적인 수준에서만 난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정 연구위원은 덧붙였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의 랜드샛-8호 위성이 지난 3월 10일에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 따르면 온실농장에서 방출되는 열이 고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랜드샛 - 온실농장 미 항공우주국의 랜드샛-8호 위성이 지난 3월 10일에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 따르면 온실농장에서 방출되는 열이 고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위화도와 금동도에 있는 일부 온실에서만 높은 열이 감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Analyzed by 정성학, RFA)

이와 함께 정 연구위원은 미국 기상관측 위성(Suomi NPP)이 지난 4월 17일 오전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조도 영상(VIIRS)에서도 신의주온실농장 일대에서 빛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농장에서 사용하는 작물 생장용 전기 조명이 거의 식별되지 않았는데, 이것도 시설과 전력 부족 등으로 온실 조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북한의 현실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농업 전문가인 김혁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1일 RFA에 “신의주온실농장에서 야간조도와 열적외선 영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대상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1개 동과 유리온실 5개 동 등 약 25ha 면적에 불과하다”라며, “나머지 대부분은 시설을 갖춘 온실이라기보다 그냥 비닐하우스에 가깝고, 태양광에서 생산될 수 있는 전력 생산량도 온실 농장에 필요한 전력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1일 새로 완공한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을 시찰하는 모습 / 조선중앙통신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1일 새로 완공한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을 시찰하는 모습 /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AFP)

지속적인 대규모 생산 가능할지는 미지수

또 김혁 선임연구원은 4월 19일에 촬영한 신의주온실농장의 식생지수(NDVI) 영상에서 온실 대부분에 작물이 심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열적외선 영상으로 분석한 것보다 높은 65~75%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주장한 태양광 발전과 지열 냉난방 시스템 도입 등으로 과연 연간 8개월 이상 수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의 위성사진 분석 업체인 SI 애널리틱스도 지난 3월, 신의주온실농장에 대한 자체 분석을 통해 겨울철에는 이곳이 ‘유령 온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SI 애널리틱스는 당시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신의주온실농장이 겉보기에는 첨단 시설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가장 큰 문제는 운영에 필요한 석탄, 중유, 전력 등의 필수 에너지원 공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추운 겨울철에는 온실 농장의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신의주온실농장의 식생지수
신의주온실농장의 식생지수 4월 19일에 촬영한 신의주온실농장의 식생지수(NDVI: 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를 파악한 결과, 온실농장 대부분에 작물이 심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nalyzed by 김혁)

신의주온실농장은 2024년 여름 심각한 수해를 겪은 신의주의 위화도, 마도, 금동도 일대에 대형 온실 농장을 건설하는 것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고, 2025년 2월 10일 착공식을 한 이후 약 1년 만에 완공할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은 사업입니다. 특히 지방 발전 정책을 앞세웠던 북한 당국이 대규모 수해 지역을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최대 규모와 달리 아직 걸음마 수준의 시설을 갖춘 신의주온실농장이 전력난과 에너지난을 이겨내고 꾸준히 높은 가동률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