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을 떠도는 탈북자들: 탈북자 이연순씨가 남한으로 입국하기까지

주간 기획 '제3국을 떠도는 탈북자들' 오늘은 국군포로 자녀인 탈북자 이연순 씨가 제3국에서 남한으로 입국하기까지의 과정을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03년에 남한으로 입국한 탈북자 이연순씨는 국군포로 자녀이기도 했지만 남한 으로 입국할 때 까지 남한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다른 탈북자들처럼 브로커, 즉 중개인을 통해 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순: 저는 브로커를 통해 800만원 내고 왔어요. 국군포로 가족이라고 해서 정부적인 지원을 받고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왔어요. 2003년도에 올 때는 그런 법이 나오지 않아 자녀들을 데려 오는데 힘을 쓰거나 정부차원의 지원을 못 받고 왔습니다.

남한은 국군포로 송환과 대우 등에 관한 법률을 지난 99년에 제정해 8년 뒤인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탈북자들과 같은 대우를 받았던 국군포로 자녀나 배우자의 경우, 보상금은 살아서 돌아온 국군포로 최대 보상금의 10% 정도인 4천8 백만 원 정도입니다. 미국 돈으로 5만 달러가 되는 셈입니다. 현재 남한 국방부는 국군포로 가족에 대한 보상신청을 받고 있으며 신청한 후 6개월 이내로 적격 여부를 판정해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연순 씨는 이런 법이 시행되기 전 브로커를 통한 탈출이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공안에 잡히지 않기 위해 수없이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서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순: 중국에 와서 연변에 살다가 위해 쪽으로 가다가 대련을 거쳐 위해 북경 상해 쪽을 많이 옮겨 다녔어요. 브로커 들이 전화를 해서 어느 곳으로 오라고 하면 중국 사람에게 돈을 주어야 브로커에게 옮겨다 주어요. 중국말도 모르고 신분증이 없으니까 그런 방법으로 옮겨 다니다가 운이 좋으면 안 잡히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공안에 잡히면 북송되고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이어 브로커 즉 중개인들은 이런 탈북자들을 몇 명씩 모집을 해서 여러 사람들을 같이 탈출 시키다 보니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고 여러 사람이 함께 행동을 하기 때문에 위험하고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순: 제가 올 때는 애까지 6명 이 왔어요. 그때는 중국의 조선족이 우리를 인질로 해서 길 잡이를 해 주어야 되요. 말을 모르니까.. 역전을 한번 통과 할 때는 중국공안에서 선택 검열을 합니다. 다 하지 않고 선택해서 검열을 할 때 잘 빠져야 되요. 선택 검열에 한 번씩 빠질 때마다 막 그 순간에... 그때 상황은 말로 못해요. 한번에 5명이 함께 빠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섞여서 10분에 한 사람씩 나가고 다행히도 우리는 검문에 걸리지 않고 잘 통과 했어요. 선택검열에도 운이 좋아 잘 빠졌어요.

이연순 씨는 탈출 당시 일행 중 7살짜리 어린이가 함께 오는 바람에 그 어린이 엄마와 함께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연순: 우리 같이 오는 동료애기 때문에 어떤 때는 한 30리 씩 밤새도록 걸어야 하는데 애기를 번갈아 업고 애기 기침도 못하게 했어요. 애기 입에다 소금도 넣어 놓고 잠자는 약을 먹이고 애기를 잠자는 약을 어른 먹는 양을 애기에게 먹여 죽는 줄 알았어요. 해독제를 먹여야 하는데 어른 약을 먹이고 어린이 해독제를 먹이니 애기가 깨어나지를 못했어요. 정말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애기가 세상 알아요. 애기한테 술도 먹이고 막 잠자는 약을 먹이고 애기 엄마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연순씨는 중국을 탈출해 동남아 태국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왔다며 앞으로 오게 될 탈북자들에게 안전한 탈출을 위해 자신이 겪은 경험 중 주의 할 점을 전해주었습니다.

이연순: 사람을 잘 찾아야 합니다. 중국에도 브로커들이 자기 돈을 위해 뛰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브로커들도 잡히면 자기 돈으로 중국 돈 2-3만원을 내지 않으면 감옥 생활을 해야 하니 첫째 돈을 먼저 주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어느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에 돈을 주어야지 돈을 먼저 주면 돈 받고 달아나면 끝이죠.

외국으로 탈출하는 것을 중개해 주는 브로커에게 잘못 돈을 뜯기고 나면 공안에 잡혀 북송되기 쉽기 때문에 브로커를 잘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 이연순 씨는 아울러 탈출 길에 짐 보다는 비상금을 꼭 지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연순: 우리는 처음에 북한에서 못 살았기 때문에 짐을 많이 가지고 떠났는데 절대로 짐을 많이 가지고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걸어 다니는 일이 많아요. 차를 탈 경우에도 검문소를 통과 할 때 걸어가는 일이 많아요. 그러나 비상금이 있어야 합니다.

비상금과 아울러 비상약이나 상비약도 탈북자들 에게는 필수품 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중국 남부지방, 동남아시아 국가는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감기약과 외상 약 은 꼭 필요 하다고 말합니다.

이연순: 약은 진통제를 많이 가지고 떠나야 우리가 북한에서 살던 상황과 틀려요 기후가 달라 감기가 많이 걸려 감기약 열 내리는 약 또 공안이 오면 막 뛰어야 하니까 산을 헤매며 다닐 때 막 피가 나요. 넘어지고 하면 바르는 약을 가지고 떠나야 합니다. 문제는 돈이 있어야 해요. 자기가 꼭 지니는 돈이 있어야 됩니다.

이연순 씨는 브로커들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일정하지 않다며 금액도 잘 알아보아야 한다고 귀뜸했습니다. 자신은 브로커 에게 미국 돈으로 8천 달러 가량에 상당하는 한국 돈을 지불한 경우라며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순: 800만원, 대단히 많이 비싸게 주었어요. 지금 최고로 주고 오는 분들은 250만원 200만 원 정도, 각서를 주고 남한으로 와서 돈을 주는 사람들은 350만 원 정도 준다고 합니다.

이연순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남한으로 입국했는데 이 씨가 올 때만 해도 정착금이 한 번에 다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최근에 오는 사람들은 정착금이 많이 줄어들어 옆에서 보기에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이연순: 제가 2003년도에 올 때는 정착금을 3700만원 주었는데 지금은 2천만 원 도 안되요. 하나원에서 나올 때는 300만원을 가지고 나와요 그런데 300만원 가지고 나오면 브로커가 돈 달라고 기다려요 그러면 그나마 200만원 주는 경우는 100만원이 남아 일을 잡을 동안 당장 먹고 살 수 있지만 브로커 비용으로 300만 원을 주는 사람들은 다음날 아침 라면 끓여 먹을 수도 없어요.

또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남한 입국과정에서 마음고생도 심하고 정신적인 긴장과 육체적인 고통으로 하나원에서 나오자 마나 취직도 할 수 없고 일을 찾는다고 해도 당장 시작할 만한 형편이 못 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연순: 3국을 통해 몇 달씩 걸려 오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당장 일을 못해요 예전에 한번에 3700만원을 주니까 일을 하지 않고 정착을 잘 못한다 이런 여론조사도 있고 해서 고기를 주는 것 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 이런 뜻으로 탈북자 들이 일을 하라는 차원에서 돈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연순 씨는 남한당국이 탈북자들의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 취업할 때 까지만 이라도 당장 필요한 생활비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