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이 시간에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위안화 절상이 중국-북한간 무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장명화 기자가 함께 알아봅니다.
요즘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4월 30일에 발표한 위안화 대 달러 고시 환율이 7.7055위안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돈 1달러당 중국 위안화의 환율이 7.71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여태까지 사상 최저치는 지난 27일 고시환율 7.7139위안이었습니다.
고시환율이 뭡니까?
‘고시환율’이란 은행으로부터 외국돈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들을 위한 기준율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은행에 가서 “100달러 주세요”하고 요청했다 합시다. 그런데, 급격히 변하는 시장환율에다가 은행 수수료까지 계산하면, 매초, 매분마다 그 비율이 틀려지니까, 확정짓기 힘들겠죠. 그래서 은행에서는 대충 환율이 변하면 손해 보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정해서 고시하는 것인데요, 이걸 ‘고시환율’이라고 합니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이렇게 점점 높아지면서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 있겠죠?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수입, 수출업체에서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 북한과 중국의 무역에 종사하는 회사들이 난립니다. 한국 KOTRA, 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북한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용하 과장의 설명을 들어보죠.
이용하: 중국을 통해서 물건을 사들이고, 달러화로 결제를 하는데, 위안화와 달러의 상관관계에서 위안화는 계속 평가 절상되고, 달러화의 가치는 떨어지니까, 똑같은 물건에 대해서 지불하는 달러화의 규모는 점점 커지니까, 북한을 비롯해서 달러결제를 하는 중국과의 무역파트너가 굉장히 부담이 커지고 있고 그런 상황...
참고로, 화폐의 ‘평가절상’은 한 나라의 화폐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비싸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 사람이 미국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300달러가 필요한데 이를 위안화로 바꾼다고 가정하죠. 환율이 ‘1달러에 8.2위안’이면 중국 돈 2460위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환율이 ‘1달러=7.7위안’으로 낮아지면 2310위안만 있으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미국돈 300달러를 바꾸는데 중국 돈 150위안이 덜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 돈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지요.
그럼, 북한과 중국의 무역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도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4억 6천8백만 달러 가량으로 지난해에 비해, 6퍼센트 정도 감소했습니다. 반면 수입은 12억 3천여만 달러로 14퍼센트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수,출입을 모두 합친 무역총액은 17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7퍼센트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서 북한경제를 담당하는 이영훈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영훈: 북한무역에서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한 40%를 차지합니다. 굉장히 큰 부분, 아니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금결제는 주로 달러나 위안화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중무역의 경우는 현금결제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차손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환차손’이란 용어가 많이 등장하던데요, ‘환차손’이라는 게 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네.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면 이익을 보는 쪽과 손해를 보는 쪽이 항상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1달러에 8.2 위안하던 환율이 7.7위안이 됐다고 하죠. 중국회사가 텔레비전을 100달러에 북한에 수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돈을 중국으로 들여와서 외환시장에서 팔면, 전에는 820 위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젠 770위안만 손에 쥐게 됩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 내 수출업자는 이렇게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바로 이걸 ‘환차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중국 텔레비전을 수입한 거래선은 그 반대로 환차익, 즉 환율 변동으로 이익을 본 셈입니다. 실제로, 6개월이나 1년 전에 북한회사들과 달러화로 수출계약을 체결한 중국 측 무역회사들이 가만히 앉아서 환차손을 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럼 자금결제를 달러로 하지 않고 위안화로 아예 하려 들겠군요?
그렇죠. 현재 북중무역은 자금결제의 약 80%정도가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위안화 절상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수출업자는 점차 달러대신에 위안화로 결제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북한에 중고 자동차 부속품을 수출하고 있는 선양의 한 무역회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달러를 받으면 은행에 가서 위안화로 환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수료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하면서, 북한쪽 거래선에 대해 아예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해줄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나저나, 북한의 환율은 어떻게 운용됩니까?
북한에는 무역환율, 공정 환율, 비무역환율 등 세 가지 환율이 있는데요, 저희가 설명하고 있는 무역과 관련해서 무역환율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역환율은 무역 거래할 때, 돈을 송금할 때, 또 환전할 때 사용되는 달러대 원화 환율입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은행에서 발표하고 있는 현재 공식 무역환율은 1달러당 140원에서 150원 정도하는데요, 실제 주민들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은 1달러당 3천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식 환율의 무려 20배나 되는 셈이죠.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