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여유생활 바닷가 낚시

런던-김동국 xallsl@rfa.org
2014.05.09
fishing_london_305 영국 도보 해역에서 고기를 낚아 올리는 탈북민 어르신.
RFA PHOTO/ 김동국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이 영국에 정착하면 여가 생활 중 제일 인기를 차지하는 것이 바다낚시입니다. 사람에 따라 나름대로의 취미는 다양하겠지만 바다낚시는 누구나 선호하는 취미 생활 중 1호입니다.

특히 한 톨의 쌀도 구경하기 힘들었던 북한에서의 생활은 바다낚시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바닷가 주변 어촌들에 살았던 사람들도 생계를 위해 고기를 잡으면 잡았지,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 바다에 나가 낚시를 드리우긴 힘들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5일, 영국의 탈북민 어르신들이 바닷가 낚시에 나섰습니다. 북한에서는 생각도 못해봤다는 바다낚시 이야기는 몇 시간 동안 방파제에 앉아 낚시하는 도중에도 쉴새 없이 나옵니다.

탈북민1] 북한 바다에서는 그렇게 잡아보지 못했어 고기 낚시 할 데가 있어? 방파제가 이런 것은 없는데 잔교들이 있지 부둣가에 나가면 그런데 거기서는 낚시질도 못하고 백사장 같은데 돌이 섞인 데 …백사장은 아니지만 민물낚시처럼 낚시 던지면 작은 고기들이나 나오고…

서로 경쟁적으로 낚시에 돌입하는 어르신들, 내심 질투심에 몇 마리의 고기를 잡았는지 서로 물어보며 은근슬쩍 승부욕을 부추깁니다.

탈북민2] 몇마리 잡았어 ? 나는 한 마리 잡았는데 못 잡은 사람들이야 이거 전반 팀들은 잡으란말야 우리는 후반 팀이니까

해가 하늘 중천 정오에 다다르자 밥 먹고 계속하자는 여론들이 분분합니다. 영국까지 와서 고기 잡아 북한처럼 식량대신 할 일 없지 않냐며, 즐기면서 하자는 탈북민 어르신들의 입담은 귀 동냥하는 이의 마음조차 여유롭게 합니다.

탈북민3] 형님, 내가 형님 소원 풀어 주겠다

영국의 바다는 한반도의 서해 바다처럼 만조가 있습니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를 합니다. 대부분이 바다 고기들은 밀물이 들어올 때 함께 들어 왔다 썰물이 빠질 때 같이 나갑니다. 때문에 바다 낚시꾼들은 밀물이 최고조에 이룰 때를 맞춰 고기를 낚습니다.

북한에서 운전수로 있다 2007년에 영국으로 온 가명의 리동백씨는 자신들도 만조 때를 맞춰 낚시하려 나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영국에서의 또 하나의 취미생활이라고 자랑합니다.

리동백: 12시부터 4시사이가 만조, …12시에 만조 아직 좀 남았어 저기 방파제 젖었잖아 거기가 물이 만조 되었던 자리야 시커머잖아 고 수위가 만조 된 수위란 말이야 우리가 저 젖은 눈금을 계속 보고 있거든… 고기는 물이 들어올 때 따라 들어오고 물이 나갈 떄 함께 나가지만 물이 들어 온 다음에 그때 활동력이 제일 좋더란 말이야, 기쁨이 이거지 뭐 고기 잡힐 때…

너울 너울 춤을 추는 파도에 실려 탈북민들이 던지는 낚시들은 저만큼 떨어져 나갔다 재치 있게 감는 휠의 끌 힘에 의해 다시 다가오곤 합니다. 그때 마다 연신 낚아 올려지는 고등어는 바다의 사냥꾼인 갈매기 조차도 군침을 흘리게 만듭니다. 이날, 영국 탈북민 어르신들은 무려 100마리의 고등어를 낚아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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