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I 이행 촉구' 유럽 북한전문가 회의
2014.10.24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일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강도 높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에 근거해 관련자들을 국제형사재판에 세워야 하는데 의견을 모으자는 취지로 유엔회원국들의 청문회도 있었습니다.
이런 국제사회 흐름에 때를 맞춰 지난 17일에는 ‘북한인권을 위한 유럽동맹’ EAHRD가 주관한 유럽 북한인권 전문가들의 국제회의가 런던에서 열렸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런던지부 본 청사 강당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총 열 개의 부문으로 나눠 회의가 진행됐는데요, 이 자리엔 영국 내 북한전문가들뿐만 아니라 NGO관계자들, 전직 북한주재 영국대사, 그리고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과 영국 외무성 대표, EU인권위원회 관계자들이 참가했습니다.
EU 즉 유럽연합 인권위원회 대표는 유엔 차원에서 진행된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의 조속한 실행을 촉구하는 유럽연합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EU대표:
한편, 영국 외무성 대표는 영국 외교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북한인권개선 프로그램들과 COI 보고서 이행을 위한 영국정부 노력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주민의 인권유린을 묵인 하고 방치한 김정은과 그 책임자들을 조속히 국제형사재판소인 ICC에 세워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국제 탈북민 연대와 재영 조선인 협회를 비롯한 영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과 현지 탈북민 다섯 명이 참가했습니다. 현지 탈북민들은 북한 실상 증언부문과 발표 부문으로 나누어서 참여했습니다.
북한 실상 증언 파트를 맡은 탈북민 3명은 북한을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과 중국에서의 피난 생활, 그리고 강제 북송 후 북한의 보위 부 조사실이나, 구류장에서 겪었던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폭로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북한으로 끌려가는 강제북송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상 못할 참상들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요, 북한 보위 부 요원들이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여성들을 강제로 낙태시키는 과정을 리얼하게, 실제적으로 토로하는 강지연씨의 증언이 나왔을 때는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강지연: 그 당시 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중국남자와 살면서 임신말기였습니다. 그걸 발견한 안전 원은 중국 놈의 새끼를 임신해 왔다면서 발길로 차고 마구 때려가지고 애기를 유산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북한에서 벌어졌던 ‘심화조’ 사건에 대한 증언도 잇달았습니다. 심화조 사건이란, 김정일 시대 북한에서 진행된 대규모의 2만명 숙청 사건을 말하는데요. 심화조 사건을 직접 체험한 전직 북한 고위급 탈북민들이 skype 즉 인터넷 영상전화를 통해 그때 사건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몸서리칠 정도로 잔인한 사건이라 참가자 모두가 격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심화조사건’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 정권으로 권력이 승계되는 과정에 북한에서 가장 컸던 대학살 사건이었는데요, 북한에서 농업담당 비서였던 '서관희’가 남한 간첩으로 몰리면서 시작된 2만여명 숙청 사건입니다. 김정일이 주민등록문건 요해를 “심화하라”고 한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여 조직명칭을 ‘심화조’라고 하였으며 사회안전성에 “심화조” 총지휘본부를 만들어 이 작업을 집행했습니다. 심화조 사건이 북한에서 더 큰 살생을 불러온 것은 숙청작업이 한창 절정기에 다다랐을 때 인민들의 원성이 김정일 정권에게 쏠리자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심화조 관련 책임자들을 다시 문초하는 형식으로 또 다른 살생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좌제 즉 연대적 책임제가 겹겹이 겹치면서 2만 여명의 피해자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한편 발표 부문을 맡은 영국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은 북한의 실상 위주의 발표보다 어떻게 하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의 문제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