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세대와 세뇌교육세대

런던-김국화 xallsl@rfa.org
2014.11.07
college_students_305 북한의 실상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영국 대학생들.
RFA PHOTO/ 김국화

지난 3일 런던의 중심가인 웨스터민스터 인근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여대생 박연미씨와 영국에 정착한 박지현씨의 북한 실상 강연이 있었습니다.

10월 29일 런던의회 청문회에 이어 두 번째로 이어진 이 강연은 ‘북한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탈북민이면서 ‘북한인권을 위한 유럽동맹’(EAHRNK) 기획 진행 팀장을 맡고 있는 박지현씨는 영국시민들과 대학생들에게 과거 북한의 세뇌교육을 받았던 자신의 세대와, 생활고로 인해 북한의 교육으로부터 이탈된 박연미씨와 같은 현재의 장마당 세대를 통해 북한 실상을 보다 면밀히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였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습니다.

박지현: 저희가 이번 행사에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준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왜냐하면 한 사람만 나와서 이야기하면 북한의 과거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한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 하면 북한의 현재만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이번 시간에서 과거와 현재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10대의 어린 나이에 탈북을 감행했던 탈북여대생 박연미씨는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탈북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1993년에 양강도에서 태어나 자란 그녀는 아버지의 사업확장으로 인해 평양에서 몇 해를 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아버지가 허가되지 않은 사업을 핑계로 ‘묻지마 체포’를 겪으면서 가정은 처참한 나락으로 몰립니다.19년 징역형을 받은 아버지는 3년 후 뇌물을 써서 감옥에서 나오게 되는데요, 그렇지만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북한에서 그녀의 가족은 탈북을 감행하게 됩니다. 탈북 당시 박연미씨 나이는 13살이었습니다.

박연미씨는 ‘장마당 세대’인 자신들은 과거의 세대들처럼 북한의 세뇌교육에 연연하지 않았다며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로부터 받은 교육이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교육이 아닌 장마당에 나가 물건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법과 돈 세는 법이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녀는 특히 북한에 있을 때 친구어머니의 공개처형 장면을 직접 목격했으며 ‘타이타닉호’ 영화를 몰래 보면서 외부세계를 동경했었다고 북한 장마당 세대의 생생한 모습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탈출 과정에 중국에서 10대의 딸을 보호하려고 저항도 못한 채 성폭행 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일과 불시의 병환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묻을 곳이 없어 어린 가슴을 쥐어뜯어야 했던 자신의 중국생활을 솔직 담대하게 털어놔 참가자들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학교 선생님을 하다 현재 영국 맨체스터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 박지현씨는 장마당 세대인 박연미씨와 달리 자신들의 세대는 북한의 교육에 의해 철저하게 세뇌 당한 ‘세뇌교육세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교육현실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교육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지현씨는 RFA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행사에서 특히 자신은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과 강제북송 후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탈북여성들의 인권 유린실태, 그리고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현주소에 대해 강도 높게 폭로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지현: 저 같은 경우는 연미씨와 달라서 세뇌교육이잖아요, 기본이 북한에 있었을 때… 그래서 북한의 기본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했구요. 그리고 왜 북한 사람들이 북한을 떠나게 된 이유, 그리고 북한으로 북송 되였을 경우 그들이 받아야 될 처벌, 또 중국이 왜 북한 사람들을 강제북송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하고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 그러니까 북한여성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다섯 가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현지 대학생들이 많이 참가했다는 점과 두 명의 탈북여성 모두가 영어로 발표를 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영국 대학생들은 두 탈북여성의 생생한 체험증언을 진지 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이어진 질의 응답사간에는 참가자들의 많은 질문도 잇달았는데요, 북한 강연 행사는 오후 2시에 시작하여 2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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