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곰돌이 푸'도 검열 대상…북한도 다르지 않아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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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즈니스토어에 진열되어 있는 '곰돌이 푸' 인형의 모습.
중국 디즈니스토어에 진열되어 있는 '곰돌이 푸' 인형의 모습.
ASSOCIATED PRESS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중국 당국의 ‘곰돌이 푸’ 검열과 북한의 유사한 실태를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 (로빈) 뭘 해야 하나, 뭘 해야 하나, 뭘 해야 하나. (푸) 정말이지, 뭘 해야 하나 (로빈) 푸? (푸) 크리스토퍼 로빈!

미국의 영화제작사인 월트디즈니 프로덕션이 지난 1977년에 만든 만화영화 ‘곰돌이 푸'의 실사 영화인 '크리스토퍼 로빈'의 일부, 들으셨는데요. 푸는 낙천적인 성격의 곰 인형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만화영화 등장인물(캐릭터)입니다.

이 곰돌이 푸가 중국에서는 유독 홀대를 받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 연예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트’는 올해 나온 신작 ‘크리스토퍼 로빈’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면서 “상영 불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곰돌이 푸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소재로 쓰여 검열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에 나온 한 베이징 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곰돌이 푸와 시 주석을 비슷하다면 그건 귀여운 별명이기 때문에 (영화 상영을) 금지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주석을 풍자하는 소재로 종종 쓰여왔는데요,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 모습과 2014년 아베 일본 총리와 악수 모습, 그리고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모습 등을 풍자할 때도 곰돌이 푸가 등장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이후 중국 인터넷에서 시 주석과 곰돌이 푸를 엮는 이미지는 모두 다 검열 대상으로 잡혔습니다.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 '곰돌이 푸'를 게시하려고 시도하면 '불법 콘텐츠'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중국 당국은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올 가을 열릴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과 관련한 정치 희화화 행위를 막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일은 거의 40년 전 남한에서도 일어났는데요, 배우 고 박용식 씨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박 씨는 1980년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정부 수립 후 전 대통령 닮은꼴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후 박 씨는 방송 출연이 정지됐고 모습을 감췄습니다. 1988년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야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박 씨가 2011년 한국의 SBS 방송에 나와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박용식) 고생 많이 했지. 한참 때 나이 때, 30대 후반에 용모가 너무 비슷해서 같이 TV에 나오면 곤란하지 않냐… 이래가지고. 벌써 30년 가까이 된 세월이지. 그래서 연기 생활을 하지 못했지. 그때 몇 년간 감당하기 어려웠어. 참.. 견디기 어렵고…

북한의 경우, 영화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 역을 맡는 배우는 한 번 배역이 정해지면 평생 다른 역할은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배우의 특권은 각각 다른 역할을 연기함으로써 여러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역할 선택의 자유까지 침해 당하는 셈입니다. 한국의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에 따르면, 김일성 역이나 김정일 역을 맡는 배우들은 평양 옥류관 건너편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 모여 사는데요, 이들의 사생활도 영화 관련 공식활동 외에 일체 장막에 가려져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북한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북한 밖에서는 호주 국적의 홍콩배우 하워드 X가 2012년 만우절에 우연히 시작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코스프레로 화제를 모은 후 현재 대역배우로 활동 중입니다. ‘코스프레’는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속의 등장인물로 분장해 즐기는 일을 말합니다

하워드 X는 지난 6월 북미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서 한바탕 소동을 겪었는데요, 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에 입국한 하워드 X는 공항에서 바로 경찰에 연행돼 45시간 동안 집중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싱가포르 경찰은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와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 쪽으로는 가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풀어줬습니다. 풀려난 하워드 X가 SBS 비디오머그에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하워드 X) 싱가포르 경찰이 협박 전술로 저를 구금하기로 결정했다고 봅니다. 절더러 센토사섬이나 샹그릴라에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두 군데 다 갈 계획이 없었는데요, 싱가포르 경찰이 가지 말라고 해서, 이제는 가봐야겠습니다.

앞서, 국제적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4월말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에도 계속 북한주민을 정보의 암흑 속에 가두어 두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손전화가 상당히 널리 보급되지만, 오히려 북한 당국은 기술적으로 주민들이 손전화와 북한 내부용 인터넷망인 인트라넷으로 교류하는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하워드 X’, ‘곰돌이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 역시 철저히 검열되고 있을까요?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에서 기독교 등 종교적 신앙을 이유로 박해받거나 수감된 이들의 석방을 희망한다면서 이에 대해 북한과도 논의됐다고 밝혔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종교 탄압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북한과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은 분명히 북한에서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박해 받거나 수감된 모든 개인들이 풀려나기 바란다"면서 "이는 미국이 북한이 행동을 바꾸기를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이 문제는 북한과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17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 내에서 8만~12만 명이 종교적 이유로 수용돼 있으며 북한 정부가 종교 활동에 참여한 주민에 처형과 고문, 구타, 체포 등 박해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장기 독재를 이어가는 훈센 총리의 캄보디아인민당이 하원 내 125석을 전부 장악했습니다. 캄보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최근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이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 690만표 가운데 480만표를 획득해 하원 내 125석 전석을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훈센 총리는 2013년 총선에서 정권을 견제하는 야당으로 떠오른 캄보디아구국당을 지난해 11월 해산한 뒤 이번 선거를 치렀습니다. 시민들은 훈센 총리의 야당 탄압과 독재 정치에 맞서 선거 거부운동을 펼쳤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유권자들을 협박한 가운데 60만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무효표를 던진 이번 투표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 않았다며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수감 중인 야당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반민주적인 행동을 한 책임이 있는 캄보디아 개인들에 대한 입국사증 제재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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