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맞섰던 알바그다디의 최후
2019.11.01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세계에서 현상금이 가장 많이 걸려 있고, 죽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할 극악무도한 테러범이 최후를 맞았습니다. 바로 5년 전만해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한국 만한 지역을 차지하고 잔혹하게 사람들을 죽이던 이슬람국가, 일명 IS라는 테러조직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시리아의 어느 마을에 숨어 있다가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된 것입니다.
알 바그다디와 IS라는 단체는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죠. 이들은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이라크가 혼란에 빠지고 시리아에서도 봉기가 일어난 틈을 이용해 ‘정통 이슬람 제국의 전면적 부활’이라는 명분을 세우고 세력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세계 역사를 둘러봐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슬람은 크게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누는데, 아무리 그래도 자기 파벌은 죽이지 않거든요. 하지만 수니파인 IS는 같은 수니파여도 충성을 맹세하지 않으면 전부를 죽입니다.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무조건 죽어야 한다고 외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수만 명의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포로를 참수하고, 불에 태워 죽이고 사지를 찢어 죽이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전 세계가 보게 했습니다. 점령지에서 잡은 여성들은 모두 성노예로 삼아서 IS 대원들에게 나눠주었고, 유럽에 건너가서도 무수한 테러를 벌여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이러다보니 IS는 전 세계의 공동의 적이 됐고, 미국은 알 바그다디의 목에 2500만 달러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액수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9.11테러를 자행했던 오사마 빈 라덴도 현상금이 2500만 달러였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IS와 함께 세계 양대 극악무도 테러단체로 꼽히는 알 카에다 역시 알 바그다디에게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너무 악독한 짓을 많이 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강대국들이 IS 섬멸에 나섰고 결국 올해 말 즈음엔 이 세력이 죽거나 다 생포돼 붕괴됐습니다. 하지만 수괴인 알 바그다디는 오사마 빈 라덴과 마찬가지로 세력이 붕괴돼도 교묘하게 숨어 다니며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일요일 아침, 한국 시간으론 일요일 저녁에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알 바그다디 사살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빈 라덴은 54세에 죽었는데, 알 바
그다디는 48살에 죽었습니다. 알 바그다디를 죽임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알 바그다디를 죽이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 같았는데 빈 라덴 사살 과정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처럼 이것도 영화로 나오겠죠.
시리아 현지 시간 밤 11시쯤 미 육군 특수부대인 델타포스 대원 50~70명을 태운 미군 헬기 8대가 알 바그다디 은신처 앞에 내려 진입했습니다. 알 바그다디의 부하들이 저항했지만 델타포스한테 견딜 수 없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유명한 델타포스는 미군 최고의 병사만 뽑아 200~300명 규모로 만든 미 육군 특수부대입니다. 거기에 세계 최고의 장비까지 갖추니 일당백이죠.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때는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s)이 들어갔는데, 이번엔 육군 특수부대가 갔습니다. 폭탄조끼를 입고 있던 알 바그다디의 아내 둘은 자폭하기 전에 사살됐습니다. 알바그다디는 결국 자녀 3명과 함께 미리 파둔 땅굴로 들어갔고, 미군은 사람이 다칠 까봐 군견을 들여보냈습니다. 군견도 고도의 훈련을 받았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알 바그다디가 훌쩍이며 울고 비명을 지르며 겁쟁이처럼 죽었다”고 묘사했습니다. 군견이 달려들자 결국 알 바그다디는 몸에 두르고 있던 자폭조끼를 터뜨렸습니다. 몸은 산산조각이 났고, 같이 있던 세 자녀도 죽었습니다. 현장의 미군은 즉시 준비해갔던 DNA 분석기를 돌려 죽은 자가 알 바그다디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의 산산조각이 난 시체는 마대에 담겨 빈 라덴과 마찬가지로 바다에 수장했습니다.
이 작전 과정에 미군은 한 명도 죽지 않고, 군견 두 마리만 부상을 입었는데, 경상이어서 이내 부대에 복귀했다고 합니다. 미군 특수부대가 들어가면 아무리 훈련된 테러범들도 당하기 어렵다는 뜻이겠죠.
잔혹함으로 세계를 떨게 했던 세계 최대 테러리스트가 개한테 쫓겨서 훌쩍이다 폭사한 것은 참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알 바그다디는 부하들이 자신을 신으로 숭상하게 세뇌를 시켰습니다. 애완견을 키우지 않는 중동에선 개한테 쫓겨 죽는 것이 그렇게 모욕적인 죽음일 수가 없습니다. 또 이슬람은 자살을 금기시하는데, 정통 이슬람의 부활을 외치던 자가 스스로 자살했으니 그를 신처럼 따르던 IS 조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알 바그다디의 죽음을 보면 세상에서 아무리 신격화된 인간이라도 죽을 때보면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북한은 알 바그다디의 죽음 사실을 아마 보도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과 싸우던 자칭 이슬람의 지도자가 비참하게 죽었다고 하면, 자신을 반미 투쟁의 최고 지도자라고 자부하는 김정은이 모양새가 빠지지 않겠습니까. 미국의 제거 1
순위가 김정은이 아니라 알 바그다디라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죠.
이번 일을 북한 경호당국도 엄청 연구하겠죠. 만약에 김정은이 미국의 제거 명단에 올라 델타포스가 들어오면 어떻게 막을까 이런 거 당연히 참고할 겁니다. 이제부턴 북한 경호당국이 군견 냄새 못 맡게 하는 화학물질 연구하는데 주력하지 않을까요? 알 바그다디가 막다른 벽에 부딪쳐 울고불고 했다니 탈출용 땅굴엔 구멍이 세 개 이상 잘 작동하는지 이것도 다시 점검할 거 같습니다.
그런데 최선은 이렇게 비참하게 죽지 않는 것이겠죠. 전 세계가 미국과 맞섰던 알 바그다디 죽음을 보며 김정은을 떠올립니다. 김정은은 꼭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