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북조선의 체육과 올림픽 상금

주성하∙ 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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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 시간에 겨울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캐나다에서 열린 겨울 올림픽이 드디어 이달 1일에 끝나고 각국의 순위도 정해졌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는 개최국인 캐나다로 14개를 땄습니다. 2등은 금메달 10개를 딴 독일이고, 3등은 미국으로 금메달 9개를 땄습니다. 4등을 한 노르웨이는 금메달 숫자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9개지만 은메달 숫자에서 뒤졌습니다. 그리고 5등은 한국인데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입니다.

한국이 전 세계 국가들 중 5위를 한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북조선은 지난번에도 말씀드리다시피 선수 2명이 나와서 메달을 하나도 못 땄기 때문에 순위를 매길 수 없습니다. 이번 겨울 올림픽을 보면서 다시금 느꼈지만 다른 분야들과 비교해보면 체육이라는 것이 참 정직합니다. 체육 성적은 흘린 땀방울이나 투자한 돈에 아주 잘 비례합니다.

이번에 1등을 차지한 캐나다는 올해 겨울 올림픽을 위해 2005년부터 1억1800만 달라를 투자해서 ‘시상식대 점령 작전’이라는 장기 계획을 세웠고 결국 계획대로 1등을 했습니다. 독일이나 미국은 모두 경제대국으로 체육에 대한 투자가 원래 많습니다.

반면에 올해까지만 경제력이 세계 2위이고 내년부터는 중국에 밀려 세계 3위가 될 일본은 경제력에 비해 이번 올림픽에서 수모를 당했습니다. 한국도 여섯 개나 따는 금메달을 일본은 하나도 못 땄습니다. 반면 중국은 금메달 5개를 따서 종합 7등을 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이 겨울 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을 따라 배우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한국이나 중국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상금과 혜택을 많이 주는데 일본은 그런 것이 없어서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메달을 따는 선수들에 대한 포상은 사실 체육수준을 높이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북조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많이 포상을 받은 정성옥 선수만 봐도 최대의 영예인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고 고급아파트나 벤츠와 같은 물질적 보상도 받았습니다. 계순희 선수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진출한 축구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해줄까요. 여기도 나름 많이 지원해줍니다. 우선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죽을 때까지 매달 100만 원씩 연금을 줍니다. 요즘 환율로 따지면 한 900달라 정도 됩니다. 선수들이 20살 정도로 젊기 때문에 앞으로 한 60년 동안 계속 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한 60만 달러 남짓 받는 셈입니다. 은메달을 따면 매달 한 400달라 정도씩, 동메달을 따면 250달라 정도씩 받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뒤에 일시불로 몇 만 달라 씩 상금도 받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남자는 무조건 군대에 2년 씩 가야 하는데 금메달을 따면 군대에 안가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특혜도 받습니다.

상금이나 연금, 병력특혜 외에도 여기는 자본주의 국가이니 만치 유명해지면 광고 모델로도 나오는데, 여기서도 돈을 적잖게 벌게 됩니다. 이번에 녀자 휘거 1등은 한국 선수가 차지했는데 이 선수는 광고로만 1년 동안에 천만 달라 정도 벌어들인다고 합니다. 물론 이 선수가 워낙 인기가 있어서 다른 선수들은 아무리 잘 받아도 이것보다 10분의 1도 못 법니다.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인지라 1등하면 받을 혜택을 대체로 돈으로 계산합니다. 물론 1등을 하면 유명해지긴 하지만 북에서처럼 공화국 영웅이니 하는 명예칭호는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을 보면 자기들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데 상금은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많이 줍니다. 이번 겨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딴 녀자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는 상금만도 150만 달라 넘게 받습니다. 중국에선 금메달 한 개를 따면 정부에서 5만 달러 넘게 줍니다. 이번 경우 그 녀자 선수의 고향인 흑룡강 성정부에서 45만 달라를 주고 고향 시정부에서 15만 달라를 주었습니다. 앞으로 광고에 나가 얼마 받을지는 계산도 안 됩니다. 금메달 2개를 딴 또 다른 녀자 선수도 돈을 많이 받습니다. 이 선수의 고향은 길림 성 장춘 시인데 국가 상금을 제외하고도 성과 시 정부에서 받는 돈만 35만 달라 정도 됩니다. 길림 성 정부는 상금 외에도 큰방 2개와 목욕탕 2개를 갖춘 100평짜리 아파트도 주었습니다.

오늘은 계속 돈 소리만 하네요.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금메달을 따면 인생역전이 되니까 모두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겁니다. 북에서도 인생역전이 되는 것은 맞지만 앞서 말한 한국이나 중국의 돈방석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죠.

헌데 금메달을 따겠다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국제 수준과 격차가 많이 나면 이것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잘 알아야 훈련해도 과학적으로 세계적 수준에 맞추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장비도 좋은 장비를 갖추어야 하고요. 물론 북에선 다른 그 무엇보다 체육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보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죠.

여기서 살면서 체육경기를 볼 때는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인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북조선 팀이나 선수가 다른 나라와 붙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북조선이 이기길 바라거든요. 저도 늘 북조선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박수를 보내고 그날엔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기분 좋은 날들이 앞으로는 점점 많아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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