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핵 협박· 연평도 포격...가면 벗은 '우리민족끼리'

서울-최민석 xallsl@rfa.org
2010.12.28
북한 언론의 진실과 허구를 파헤쳐보는 ‘북한 언론의 겉과 속’ 정영기자에 이어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규탄을 받고 있는 북한이 이번에는 포사격에 동원됐던 군인들을 텔레비전에 출연시켜 ‘무훈담’을 늘여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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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는 연평도 포격에 참가했던 군인들이 등장해 ‘승리’를 자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브리지 음악>

지난 2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19돌을 맞아 진행된 방송야회. 중앙텔레비전에는 연평도 포격에 참가했던 군인들이 등장해 ‘승리’를 자랑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 TV>

“군관: 우리는 적들을 아예 씨도 없이 없애버릴 멸적의 투지에 넘쳐 적들에게 무자비한 불소나기를 퍼부었습니다.”

“사관: 이놈들, 어데 대고 우리의 신성한 영해에 불질이야, 어디 맞설 테면 맞서보자, 아예 뼈다귀도 추리지 못하게 진짜 싸움 맛이 어떤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 우리 군인들은 이렇게 외치면서 쐈! 구령이 떨어지자, 적들에게 복수의 불벼락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북한군이 퍼부은 포탄은 그대로 연평도 주민들의 머리위에 날벼락처럼 쏟아졌습니다. 현장에서 포격을 당한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주민1: 크게 났지요, 집이 다 흔들리고, 불탄 집이 여러 집이요,”

“주민2: 아유, 탕탕 터지는 소리가 나고요. 완전히 산은 다 불바다가 되고요. 대피소에 아직도 사람들이 많아요.”

“폭발에 놀란 한 남성이 전화기를 들고 몸을 숙인 채 어쩔 줄을 모르고 우왕좌왕하면서 도망갑니다. 폭격이 시작된 지 30분 뒤, 구청 뒷산에서 불이 치솟고 곧이어 검은 연기가 마을을 뒤덮습니다.”

면사무소와 민가들에 무더기로 떨어진 포탄으로 무고한 주민 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전쟁범죄에 해당되는 민간인 학살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미 북한의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ICC의 헌장격인 ‘로마규정’은 민간인을 학살한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범죄를 지시한 특정 범죄인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재판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입만 벌리면 떠들던 ‘우리민족끼리’ 가면도 벗겨졌습니다. 포격에 희생된 남한 국민들은 몇 년 전만해도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이 불쌍하다고 쌀을 보냈던 같은 민족이었습니다. 북한 군인들도 ‘대한민국’이라고 쓴 쌀 마대의 쌀을 먹어봐서 알겠지만, 지난 10년 동안 한국 국민들은 매해 쌀 수십만 톤씩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그러면 북한 언론매체들이 연평도 포격을 ‘승리’라고 띄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북한은 역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27살 난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기 위해 북한은 올해에 들어서만도 2차례의 무력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연평도 포격이 있었던 전날에도 김정일 김정은 부자는 사건 현장 근처에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업적을 만들어주기 위해 군대를 시켜 남한 민간인들을 향해 포를 쏘라고 부추겼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통해 군대와 주민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는 3대 세습에 대한 불신, 경제파탄에 대한 불만 등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성을 잃은 북한의 도발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남쪽을 향해 핵을 사용하겠다는 위협까지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 행사에서 한 김영춘 북한군 인민무력부장의 발언입니다.

“필요한 임의의 시각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정의의 성전을 개시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결국 동족을 향해 핵을 쓰겠다는 억지인데, 이렇게 북한이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하겠다고 입에 올린 것만 해도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

북한이 떠드는 핵성전, 핵테러는 자멸을 의미합니다. 요즘 국제사회에서 ‘핵을 사용하겠다”는 협박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쓰는 순간이면 조선반도(한반도)는 핵전쟁터가 되고 말 것입니다. 북한의 핵협박은 단지 자신만 죽는 게 아니라 같은 민족인 남한을 떠안고 “같이 죽자”는 소립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이 떠들던 ‘우리민족끼리’란 이렇게 핵도가니 속에 같이 멸망하자는 논리였습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북한 정권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로 많은 것을 잃게 됐습니다. 국제적인 봉쇄는 물론, 남한의 군사력을 대폭 키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에 있은 제55차 라디오 연설에서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전쟁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위험도 무릅쓸 단단한 각오가 있으면 오히려 위험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군은 철통같이 국토를 지키면서, 공격을 받을 때는 가차 없이 대응해야 합니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김정일과 그 추종세력들만 골라 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을 상대로 싸울 것이 아니라, 호전집단인 김정일과 지도부만을 공격하는 족집게형 공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 폭격기 F-22를 이용해 북한 지도부가 숨어있는 은신처나 핵 시설 등을 정확히 공격해 도발의 근원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치매 걸린 환자마냥, 핵공격, 무력도발을 일삼으면서 멸망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 극도의 광기 속에서 무고한 북한 주민들만 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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