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4번째 탈북 국회의원 탄생과 ‘여소야대’ 국회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4.04.19
[시사진단 한반도] 4번째 탈북 국회의원 탄생과 ‘여소야대’ 국회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하는 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
/RFA PHOTO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주 한국에서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22대 한국 국회에도 탈북민이 진출했을지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은데요. 오늘은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총선 관련 소식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목용재: 특보님, 지난주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죠? 한국에서는 대통령선거 다음으로 규모가 큰 정치행사라고 볼 수 있는데요. 22대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4월 10일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을 선출하는 제22대 총선이 진행됐습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 300석 중 108석을 얻는데 그쳤고 더불어민주당 175석을 비롯해 범야권이 도합 192석을 획득하여 승리를 거뒀습니다.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국민의힘이 패배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는데 명분을 준 것은 현 정부의 국정을 바꾸라는 민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한국 총선은 집권 여당과 정부가 아무리 좋다고 하는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책들이 사람들의 마음, 즉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실패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의 행정부, 입법권을 가진 국회, 사법권을 가진 사법부 등으로 권력이 분산돼 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독재를 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게 만든 국가시스템이라는 의미입니다. 당과 지도자의 거수기 역할만 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와는 달리 한국 국회는 실질적으로 법을 만들고 그 법을 행정부가 잘 집행하는지 살펴봅니다.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해 지난 16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목용재: 청취자분들께서 22대 국회의원에 탈북민이 당선됐는지 여부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또한 북한, 외교안보를 다루는 전문가 상당수도 당선된 것 같은데, 이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10일 한국에서 진행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출신의 박충권 전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당선됐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박충권 전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입니다. 박 당선인은 1986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평양 국방종합대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2009년 탈북,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에서 재료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재료공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에서 자동차 핵심 부품 소재에 대해 연구해 온 사람입니다. 선거 다음날인 지난 11일 박충권 당선인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탈북민 출신으로서 한국의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이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의정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화에서 박 당선인은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대한민국에 와서 정말 별 볼 일 없는 저였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또 일류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라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장관이나 심지어 총리에게 큰소리를 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국회의원의 힘이 막강합니다. 법을 만들어 국회에 통과시키면 정부는 그 법을 지켜야 합니다. 국회의원에게는 승용차와 기사가 보장되고 비서, 즉 개인서기 등 총 9명이 의원의 사업을 보좌합니다. 젊은 박 당선인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탈북민들의 올바른 한국정착을 돕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법안들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4.10 총선에서는 외교부와 국방부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대거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북핵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전직 외교관 2명이 여야 비례대표로 나란히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국방부 출신으로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었고 육군 장령 출신인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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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하는 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 /RFA PHOTO

 

목용재: 현재 21대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지성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됐습니까?

 

고영환: 이번 총선에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바 있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 구로구에서 지역구 의원 후보로 출마해 탈북민 최초 재선 국회의원을 노렸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건영 의원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시 강남갑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탈북민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 ‘꽃제비 출신’ 한국 국회의원 지성호 의원도 오는 5월 말로 의원 임기가 종료됩니다. 지성호 의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의 성공적인 의정활동으로 ‘중국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저지 결의안’,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 등을 꼽았습니다. 현재까지 탈북민 출신의 국회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조명철 현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지사와 21대 국회에서 태영호 의원, 지성호 의원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박충권 당선인까지 합치면 4명의 탈북 국회의원이 한국 사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들 국회의원들 외에도 현재 한국에서는 수많은 탈북민들이 통일부, 국방부, 국책연구기관들, 금융기관들, 지방자치단체들, 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 그리고 의사, 교원, 변호사 등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일들이,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목용재: 22대 국회에 대한 전망이 듣고 싶은데요. 일단 또다시 여소야대 국면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현재 대북정책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국 국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 후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보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여소야대라는 말은 집권 여당 소속 국회의원 숫자가 야당 의원 숫자보다 작은 것을 의미합니다. 집권 여당과 정부가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대북분야, 외교안보 분야입니다. 여소야대 국면이라고 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윤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의 비핵화와 자유평화통일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북한 인권 개선 정책이 힘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북 인권 정책의 기본 원칙까지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목용재: 한국 북한인권법의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측하십니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고영환: 한국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의 핵심이 바로 북한인권재단의 수립입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도 다수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인권개선 추진 정책이 남북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인권재단의 야당 측 이사들을 선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은 여당과 야당이 추천하는 이사들로 구성돼야 합니다. 문재인 전 정부 하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이사들을 선출하였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이사들을 내지 않은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전 정부도 남북관계를 개선시킨다는 전제 하에서 북한인권재단 설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번 총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도 북한인권재단 이사들을 선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인권재단 설립에 지속하여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 산하에 북한 인권 전담 부서를 두는 방안이 있지만 이것 역시 국회에서 야당이 반대할 것이므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인류보편적 가치인 북한 인권 개선 문제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심사숙고해 주었으면 합니다.

 

목용재: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범야권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한국 국민들의 말을 더욱 잘 경청하고 쇄신하겠다고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대형 선거가 끝나면 패배한 정당이 이런 자기반성의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처럼 선거는 국민들이 권력자들을 직접 심판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북한도 자유민주사회 방식의 선거가 이뤄진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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