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당국이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대주의와 교조주의를 뿌리 뽑고 혁명의 주체를 강화 할 데 대한 학습과 강연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국경연선 북한 주민들속에서 중국산 프로판(LPG) 가스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사대주의와 교조주의와의 투쟁, 왜?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금 새해 첫 전투기간입니다. 북한 내부 분위기 궁금한데요. 새롭게 알려진 게 좀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최근 북한의 움직임, 겉으로 보기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새해 첫 전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하면 너무 조용하다는 느낌마저 드는데요.
잠깐 북한 내부를 좀 살펴본다면 우선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민군 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건 해마다 있는 통상적인 훈련이라 하고요.
국경연선 도시들엔 국가보위부와 보위사령부 검열대가 들어와 경계가 몹시 살벌하다고 하고요. 그런가하면 북한의 교육기관들이 올해 4월부터 시행되는 초등학교 5년제 교육준비로 몹시 분주하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새 북한의 언론들이 '세포등판 토지개관사업'을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습니까? 이게 해발 천메터가 넘는 강원도 세포군과 평원군, 이천군 사이 등판에 전국에서 동원된 수만 명의 돌격대원들이 모여 개관(개간)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세포등판 토지개관사업'은 북한이 이미 지난 2005년에 시작했다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하여 2006년 여름에 중단했던 사업입니다. 때문에 이게 과연 성공 가능한가를 놓고 북한 현지에서도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리고 한가지, 간부들 속에서 사대주의와 교조주의를 뿌리 뽑자, 그리고 혁명의 주체를 강화하자, 이런 학습과 강연회가 요즘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요? 이건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이게 요새 북한에서 특이하게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간부들 속에서 그런 학습과 강연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경제의 중국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간부들 속에서 중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이런 선전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중에서도 북한은 특히 지난 2004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비공개로 만들어진 '조중 친선의 길에 수놓은 위대한 우의'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초급당비서 이상 간부들이 모두 감상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중 친선의 길에 수놓은 위대한 우의', 이 기록영화 감상은 물론이고 영화를 본 소감문을 가지고 간부학습회 시간에 토론을 진행하게 했다는데요. 기록영화의 내용은 한마디로 중국이 지금 북한을 돕는 것은 과거 북한의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답례이고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응당 그러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과거에 북한이 중국을 어떻게 도왔다는 거죠?
문성휘 : 그러니까 그게 일제가 패망한 직후입니다.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공산당과 장개석의 국민당 사이에 중국본토를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했다는데요. 그 전쟁의 중심이 바로 동북3성이었다고 합니다.
일제가 패망하고 무정부상태에 놓여있는 동북3성을 놓고 중국공산당과 국민당 군대 간에 3년간의 치열한 전쟁이 있었는데 멸망직전인 중국공산당을 김일성 주석이 도왔다는 것입니다.
심양, 단동지구에서 포위된 중공군을 신의주를 경유해 자강도 증강진으로 나가도록 도와주었는데 만약 그때 김일성이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중국공산당의 기본역량이 모두 소멸되어 버린다는 겁니다. 그랬다면 결국 오늘의 중국이나 공산당도 없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네, 북한이 동북3성에서 멸망직전에 처했던 중국공산당을 도와서 소생시켰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북한 당국이 이런 선전을 한다는 건 그만큼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2. 국경연선 도시들, 프로판 가스 확산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북한 국경지역 주민들이 중국산 프로판가스(LPG)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가격이 어떻길래 중국산 프로판가스를 들여와 쓴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한국에선 LPG 가스라고 하죠? 그런데 북한에선 프로판 가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판 가스뿐이 아닙니다. 최근엔 여름철 장마 때면 수돗물마저 흙탕물이 나오기 때문에 중국산 샘물(생수)도 잘 팔린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프로판 가스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주민들이 비싼 땔감의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라고 합니다. 북한은 밥을 하고 난방을 하는데 무연탄과 나무를 사용하는데요. 지금 현재 국경연선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나무 1입방메타 당 가격은 중국인민폐 100원(위안), 북한 돈으로 15만 5천원입니다. 무연탄은 1톤당 중국인민폐 170원(위안), 북한 돈으로 26만 원 정도라고 하고요.
이에 비하면 프로판 가스는 통의 규격에 따라 값이 다 다른데 한번 충전을 하는데 작은 것은 중국인민폐 30원(위안), 중간급은 인민폐 50원, 대형은 인민폐 70원이라고 하는데요. 북한엔 주로 인민폐 50원짜리 중간급 가스충전 통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이게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애매하긴 한데 상당히 싸긴 싼 것 같군요?
문성휘 : 네, 땔감 1입방을 가지고 조리용으로만 쓴다고 해도 두 달을 버티기 힘들다고 합니다. 석탄의 경우 두달 이상 견딜 수 있으나 대신 일일이 손으로 구멍탄(연탄)을 만들어야 하고요. 손이 너무 많이 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하면 프로판 가스 한통은 조리용으로만 쓸 경우 두 달은 넉넉히 쓴다고 합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니까 주로 식당망들에서 석탄이나 나무 대신 조리용으로 프로판 가스를 많이 쓰고요.
개인집들의 경우 겨울철이면 집안도 덥히고 밥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석탄이나 나무를 사용하지만 여름철이면 프로판 가스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여름에도 프로판 가스의 수요는 여전하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오히려 여름엔 수요가 더 높아진 다는 겁니다. 지금은 주로 식당망들에서 요구하고 있지만 여름철엔 개인집들에서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수요가 상당할 것이다, 이렇게 현지 소식통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국경연선에서 전문적으로 프로판 가스만 충전시켜주는 장사꾼들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가스통만 있으면 인민폐 50원을 내고 가스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스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은 무역특구인 라선시를 들 수 있는데 라선시에서 하루 프로판 가스 소비량은 15톤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고요. 프로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중국 훈춘시로부터 매일 15톤 적재의 액화가스차량이 라선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또 프로판 가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함경북도 청진시는 직접 중국에 액화가스 공급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함경북도 당국은 올해 여름, 청진시에 액화가스 충전소를 만들 데 대하여 중국인 무역업자들과 협의했다고 하는데요.
중국무역업자들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올해 봄부터 청진시에 시범적인 가스충전소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그뿐만 아니라 청진시를 시범으로 국경연선 가까운 도시들에 가스충전소를 건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전력난으로 탄광이 침수되고, 산림이 황폐화 돼 갈수록 땔감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도 가스 사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돌릴 것으로 예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북한이 이제야 가스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범적으로 함경북도 청진시에 가스 충전소를 건설한다는 건데 이런 사업들이 지속되다 보면 북한의 개혁개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