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어렵게 사는 전쟁노병과 영예군인들을 특별히 돌봐 줄데 대해 각 지방 당조직들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번 장마철에 북한의 많은 살림집들이 무너져 내린 원인은 '토피'를 이용한 부실한 건설방법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전쟁노병 영예군인들 대우 개선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달 27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승절' 60돌 기념행사에 참가한 전쟁노병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전쟁노병들을 아주 특별히 대접했다, 이런 소식들이 남한과 해외 언론들에 많이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전승절'이면 항상 그렇게 지도자가 전쟁노병들을 대접해 주는 게 아니었습니까?
문성휘 : 네, '전승절'이라고 늘 전쟁노병들을 지도자가 특별대우 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의 경우 '전승절' 60주년을 맞는 해, 북한 말로 '정주년'이 되는 해죠. 우선은 그런 원인도 있고 또 김정은 정권이 집권하면서 전쟁노병들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몇 년에 한번씩 '노병대회'를 개최하고 전쟁노병들을 특별히 대우할 데 대해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은 전쟁노병들에 대한 대우를 많이 강조했음에도 실제 이들의 처지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성우 : 네, 저도 기억나는데 '고난의 행군' 시기엔 전쟁노병들이 쥐굴을 털어서 그 속에 감춰진 겨울나이 식량을 먹었다, 산에서 딴 열매로 연명했다, 이런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문성휘 : 네, 그런 기사들 참 많았죠. '고난의 행군' 시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힘없는 전쟁노병들은 정말 어렵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쟁노병들은 물론이고 영예군인(상의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많이 개선됐다, 또 이번 '전승절'을 맞으며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나아질 걸로 예상된다, 이렇게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우선 김정은 정권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정권과는 달리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자주 찾아 내세워준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례로는 지난해 '4.15 행사', 그러니까 김일성 주석의 생일행사를 계기로 인민군창건 기념일인 4.25와 '전승절'인 '7,27 행사'때에도 많은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평양에 불러 극진히 대접했다고 합니다. 지어는 지난해 6월 6일, '소년단창립 기념일 행사'에도 많은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불러 대접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소년단 행사'에까지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찾아 줄 정도다. 그러면 정말 대접이 좀 좋아지긴 한 거군요.
문성휘 : 그렇습니다. 기존에는 누구도 관심을 돌리지 않았는데 최근엔 이렇게 북한 당국이 자주 찾아 내 세워주면서 사회적으로 그들을 존대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동사무소와 인민반들마다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관리하는 체계가 세워졌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 그러니까 의학적인 지원이라든지 식량공급과 같은 지원이 특별히 있다는 겁니다. 중요하게는 일체 사회적 과제와 인민반 동원에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 가족들은 완전히 제외시킨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면 예전에는 사회적 과제를 부담시켰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 네, 그 시절에는 특별히 거동에 지장이 없는 전쟁노병들이나 영예군인들에게도 인민반 동원과 사회적 과제를 내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전승절' 행사를 준비하면서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 가족들을 인민반 동원과 각종 사회적 부담에서 제외시킬 데 대한 지시가 내렸다고 하고요.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기념촬영도 해 주었고 특별한 과오가 없는 전쟁노병들에게는 북한의 최고훈장인 '국기훈장 1급' 수준의 '전승기념메달'을 모두 수여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정리를 하자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고 나서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 이런 말씀이군요?
문성휘 : 네, "많이 개선되고 있다" 이렇게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7.27 행사'만 보더라도 북한 역사에서 전쟁노병들을 가장 잘 대접한 행사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지방의 전쟁노병들과 군 생활과정에 사고를 당해 신체의 한 부분이 절단된 2급 이상 영예군인들에 한해서도 모두 고급양복지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지방에 있고 건강상의 이유로 평양에 올라가지 못한 전쟁노병과 영예군인들도 평양에서와 꼭 같은 대접을 받았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맞습니다. 그리고 또 '전승절' 행사가 끝난 후에도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특별히 대할 데 대한 지시가 계속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내린 지시문에서도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우선적으로 지급할 데 대해서와 본인들뿐만 아니라 가족들에 한해서까지 무조건 배급을 100% 공급하라는 지시가 내렸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지시문에는 이들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이 살고 있는 낡은 주택들을 완전히 새로 지어주거나 새집 수준으로 고쳐줄데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지시가 지속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이건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2. 북, 장마철 왜 많은 살림집 허물어지나?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8월 2일에 나온 보도인데요. 국제적십자연맹이 이번 장마철 기간 북한에서 전국적으로 30여명의 사망자가 났다. 또 전국적으로 6,480여동의 살림집이 파괴되었고 1만 5,800여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사망자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살림집이 너무 많이 파괴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남한에서도 사실 장마철에 살림집들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있긴 한데 북한처럼 살림집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과 같은 현상은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왜 유독 북한은 장마만 졌다고 하면 이렇게도 많은 살림집들이 파괴되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 네, 제가 8월 2일, 보도한 내용 중에 잠깐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의 살림집 대부분이 '토피'로 건설됐다, '토피'로 건설했기 때문에 큰물만 나면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내용인데요.
지난해에도 북한은 폭우와 태풍으로 5만6천 가구의 살림집이 파괴됐다고 공식적으로 보도를 했었습니다. 이렇게 해마다 장마철이면 북한에서 많은 살림집들, 땅집(단층살림집)들이 많이 허물어지는데요. 그런 원인은 최근 북한당국이 짓는 농촌문화주택이라든지, 땅집들이 모두 기둥이 없이 순수 진흙으로 된 '토피'로만 벽을 쌓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 기둥이 없이 진흙으로 된 '토피'로 집을 짓는다, 기둥 없이 어떻게 집을 짓는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문성휘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에 벽돌집을 짓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우선 집을 짓기 위해 '토피'를 찍어내는데 '토피'는 진흙에 톱밥과 볏짚을 섞어 찍어낸 블로크를 말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시멘트가 귀하니 진흙에다 톱밥과 볏짚만을 섞어서 블로크를 만든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순수 진흙으로만 블로크를 만들면 마르면서 트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톱밥과 볏짚을 섞어 넣는 거죠. 이렇게 진흙으로 찍어낸 '토피'를 시멘트로 만든 블로크처럼 쌓아 집을 짓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특별히 기둥이 필요 없다는 거죠. 이런 방법으로 집을 지으면 목재도 덜 들고 시멘트도 전혀 안 들어 건설자재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결함이 지금과 같은 장마철에 매우 위험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어쨌든지 진흙으로 지은 거니까…
문성휘 : 그렇죠. '토피'로 지은 집은 물에 조금만 잠겨도 진흙이 물에 풀려 허물어지기 마련이거든요. 북한 당국이 이번 장마철에 파괴됐다고 주장하는 살림집들이 모두 이러한 토피로 지은 집들이라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북한 당국이 장마철에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또 '토피'로 집을 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보나마나 이런 집들은 내년 장마 때 또 허물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게 말입니다. 진흙으로 된 '토피'로 집을 짓기 때문에 그런 집들은 장마철에 허물어 질 수밖에 없다. 이게 올해뿐이 아니고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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