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행기로 삼지연 시찰?

서울-문성휘, 박성우 xallsl@rfa.org
2013.12.02
kimjongeun_samjiyon-305.jpg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백두산지구 체육촌을 비롯해 양강도 삼지연군(郡)의 여러 곳을 돌아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측 언론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삼지연 방문을 보도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 정권이 북한으로 되돌아 간 탈북자들을 내부 심리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김정은, 비행기로 삼지연 시찰?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1월 3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양강도 삼지연군 방문했다”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삼지연군의 여러 곳을 돌아보았다고 전했는데요. 이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 궁금합니다.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일단 이번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에 양강도 현지 주민들도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양강도나 함경북도를 현지시찰 할 때면 그 행적이 탈북자들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전해졌던 사례들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삼지연군은 백두산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북한에서도 가장 추운 지방으로 알려졌습니다. 흥미 있는 사실은 북한당국은 ‘조선중앙텔레비죤’을 통해 김정은의 현지시찰 소식을 크게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양강도 주민들은 그와 관련된 소식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아직까지 잘 모르고 있다,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이게 최근 전기사정 때문에 텔레비전을 많이 보지 못하다 나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이고요. 또 김정은의 삼지연 시찰이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게 교통편을 달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이 현지 소식통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박성우 : 교통편을 달리 했다고요?

문성휘 : 네, 김정은이 도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삼지연군을 방문했는지에 대해 소식통들이 상당히 의문을 표했습니다. 삼지연군으로 가려면 양강도 혜산시와 연결된 도로와 함경북도 무산시에서 시작되는 도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길들은 최근 그곳 지역에 내린 많은 눈으로 하여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판단이고요.

박성우 : 눈이 많이 내렸는가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때문에 이번 김정은의 양강도 삼지연군 방문은 평양비행장(순안공항)에서 삼지연비행장까지 전용비행기를 타고 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김정일 같은 경우는 외국방문이나 현지 시찰을 할 때 배행기는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김정은이 비행기를 타고 현지시찰을 했다면 이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군요.

문성휘 : 네, 김정은의 삼지연군 현지시찰 소식에 11월 29일, ‘항공절’을 맞으며 항공 및 반항공군 제991군부대를 시찰하고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이게 삼지연비행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현지 군인들을 만났다는 거고요. 또 이렇게 비행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이 현지주민들 속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보도 내용으로 볼 때 이번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은 전용비행기를 이용해 29일, 하루 동안에 전격적으로 모두 끝난 걸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습니다. 김정일의 경우는 예전에 기차를 이용했으니까 행적이 눈에 띄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비행기를 이용한 걸로 보인다, 그래서 김정은이 삼지연군을 다녀 간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현지시찰 방식과 관련해서 주시할 변화인 것 같습니다.

2. 북, 월북 탈북자들 심리전 이용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북한으로 되돌아간 몇 안 되는 탈북자들을 이용해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대대적인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문 기자가 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좀 구체적인 소개를 해주시죠?

문성휘 : 네,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현재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2만 6천 명 정도입니다. 아직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그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남조선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다시 공화국(북한)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공식적으로 선전한 탈북자들은 모두 합쳐 11명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중 3명은 북한에 들어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탈출했고요. 2011년에 북한에 유인납치 된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 출신 탈북자 고경희씨는 재 탈북을 시도하다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함경남도 단천시와 평안북도 희천시에서 탈북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2명의 탈북자들의 녹음수기를 북한주민들에게 들려주면서 한국사회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증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박성우 : 두 명의 탈북자라고 하셨는데 어떤 인물들인지는 확인이 되었는지요?

문성휘 : 네, 함경남도 단천시 주민이라고 하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에 한국에 입국했다가 올해 5월에 다시 북한에 돌아간 박진근 씨로 알려졌고요. 평안북도 희천시 주민이라고 밝힌 탈북자는 여성인데 정확한 이름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그들이 녹음수기는 어떤 내용입니까?

문성휘 : 평안북도 희천군 출신이라는 여성의 녹음수기는 ‘나는 노예였다’라는 제목이라고 합니다. 북한당국은 이 녹음수기를 당, 근로단체 조직들에 조직적으로 배포해 강연회의 형식으로 주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국정착생활과정의 불만을 담은 이 녹음수기가 북한주민들에게 상당히 실감났다고 강연에 참가했던 한 소식통이 말했습니다. 왜냐면 과거 북한정권이 한국을 ‘인간 생지옥’이라고 선전했던 것과는 달리 이 수기에는 한국의 부유함과 또 한국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전혀 부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에 대한 억지 비판은 자제하면서도 다만 탈북자라는 딱지 때문에 취직도 안 되고 멸시와 천대 속에 살아야 했다는 주장을 펼쳐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신빙성을 주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 하루 14시간씩 뼈 빠지게 식당일을 해도 먹고 살기 어려웠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녹음수기를 들어보면 마치 한국에도 북한처럼 토대와 성분으로 계급을 가르는 그런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어 주민들속에서 상당한 파문을 낳고 있다는데요.

그런가하면 함경남도 단천시 출신의 박진근 씨의 녹음수기는 자신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들과 연계를 가지고 적지 않은 돈을 보냈고 어떤 통로를 통해 어떻게 돈을 보냈는지에 대한 내용도 공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사는 탈북자들은 직업도 없고 돈도 벌수 없다며 그들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돈은 모두 안기부(국정원)가 북한사회를 허물기 위해 보낸 공작금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탈북자 가족들이 잘 사는 것은 “한국에 가있는 탈북자들을 통해 그들이 안기부가 보낸 돈을 받아먹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안기부는 절대로 북한에 공짜 돈을 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탈북자가족들과 불법휴대전화를 가지고 한국과 연계하는 북한주민들을 남한의 안기부 간첩들로 일방적으로 매도했다는 건데요.

이런 강연의 내용이 널리 확산되면서 북한에 남아있는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녹음 수기가 사실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인데요. 사실은 언제인가 사실로 받아 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문 기자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에도 좋은 소식 기대합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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