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재원, ‘5·24조치’ 해제 기대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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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모습.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북·중 국경지방, 남북 고위급 회담 환영

- 북 무역 주재원, 민간교류 활성화에 큰 기대

- 회담 결과 ‘5·24조치’의 해제로 이어질까?

- 북 주재원, 대북 사업가 등 ‘5·24조치’의 해제에 기대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8월, 하지만 극적으로 성사된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준전시상태’가 해제됐고, 북한 주민도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특히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지난 8월 20일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이 끝난 지난 25일까지 북·중 국경 지역도 매우 긴장한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이전처럼 평온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준전시상태’ 당시 휴전선에서의 긴장됐던 순간, 또 일상을 되찾은 북·중 국경 지역의 최근 분위기에 관해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준호 특파원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중국입니다.

- 네, 우선 국경 지역 분위기에 관해 얘기를 나누기 전에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기간, 내부 분위기는 어땠는지 한 번 더 짚어볼까 하는데요, 정작 북한 주민 사이에는 ‘준전시상태’에 무관심했다는 소식도 있었거든요. 김준호 특파원이 파악한 북한 내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네,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사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지만,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크게 요란스럽지 않았다”는 소식을 속속 접했습니다. “전연선(휴전선) 지역은 좀 시끄러워도 여기는 일 없다. 조용하다. 장마당도 정상적이다.”라는 말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직접 접촉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휴전선 긴장 사태에 관해 일반 주민은 짐작만 할 뿐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인민군에 입대를 자원하는 사람이 많다’라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 내용도 확인해 보니 이는 사실이긴 한데, 북한 주민에 따르면 “순수한 자원이라기보다 누군가 선동을 하는데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아는데 어떻게 참여를 안 하겠느냐?” 라는 겁니다. 또 이같은 일은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에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것이 북한 주민의 반응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선전 매체에서 외부에 전한 내용과 실제 내부 분위기는 달랐는데요, 이는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북한 정권의 연출이었다는 의심을 강하게 품게 합니다.

- 그렇다면 북·중 국경지방, 특히 중국 쪽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곳도 북한 내부와 마찬가지로 조용했나요?

[김준호 특파원] 반면 중국 접경지역은 매우 긴장했습니다. 당시 휴전선에서 벌어졌던 긴장 상황을 남한의 텔레비전과 인터넷 뉴스 등에서 듣고 보고 했는데요, 남한 사람은 물론 북한 주재원들, 북·중 무역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매우 긴장한 분위기였습니다.

- 네, 그렇군요. 이제는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해제됐는데, ‘준전시상태’의 분위기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요즘 북·중 국경지방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우선 북한 내부의 분위기는 나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일반 북한 주민은 남북 고위급 회담이 잘 되고 못 되고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단지 ‘준전시상태’가 해제된 것이 반갑다고 내부 소식통이 지난 8월 26일 전해왔습니다.
북한과 접하고 있는 중국 변경 도시에서도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해제된 것에 대해 남·북한 주민 모두가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특히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 사람도 매우 반겼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6가지 항목 중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를 활성화한다’라는 조항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남한 사람이나 북한 무역 주재원들 모두 마찬가지인데요, 북한의 무역 주재원들이 오히려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 네. 혹시 ‘5·24 조치’의 해제와 관련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실제로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과거에 대북 사업을 했던 사람이나 새롭게 대북 사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5·24 조치’의 해제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기대감은 훨씬 더 큽니다. 외화벌이를 해서 북한에 송금해야 하는 처지에 있기 때문에 북한 무역 주재원들은 매우 절박합니다. 현재 중국도 경기가 좋지 않아 북한 무역 주재원들이 매우 힘들어하는데요,
‘5·24조치’는 한국인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만약 ‘5·24 조치’가 해제된다면 핵 문제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리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습니다.

- 네. 북한 무역 주재원들이 ‘5·24 조치’의 해제를 기대하고 있고, 그 배경으로는 요즘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셨는데, 중국 내 북한 무역 주재원들이 상황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실적이나 생활 수준 등 어느 정도인가요?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에 파견된 무역 주재원들이라 해도 모두 같지 않습니다. 상황이 좋은 사람들은 본국, 즉 북한에서 무역을 할 수 있는 일감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사람, 예를 들어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 만한 지하자원이나 농산물, 수산물 등을 밀어주는 사람이나 북한의 건설 등에 필요한 수입 주문을 받아서 수행하는 사람들은 외화벌이를 하기가 비교적 수월합니다. 물론 이렇게 특별 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이에 따른 반대급부, 다시 말해 인사치레를 본국의 해당 부문 관리에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 이어서 아주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데요, 많지는 않지만, 고급 승용차까지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이같은 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재원들은 본인이 알아서 외화벌이를 해 본국에 정기적으로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어합니다. 심지어 부인이 활동해 버는 돈까지 모두 송금해서 책임 액수를 겨우 달성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들의 생활은 당연히 궁핍할 수밖에 없는데요, 아무리 어렵더라도 본국에서의 생활보다는 낫기 때문에 어떻게든 실적 부진에 따른 본국 송환을 당하지 않으려고 매우 애를 씁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 중에는 안쓰러워서 보기가 민망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네. 잘 알겠습니다. 왜 북한 무역 주재원들이 ‘5·24 조치’의 해제를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한국에서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남북 민간교류의 활성화’에서 5·24 조치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또 남북 고위급회담의 합의대로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되면 ‘5·24 조치’의 해제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지만,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기존의 태도를 재확인했는데요,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로 이에 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과 같은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홍용표 장관은 “5·24 조치가 해제되지 않았지만, 민간교류의 확대조치를 통한 교류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현재로써 ‘5·24 조치’의 해제는 쉽지 않겠지만, 그만큼 민간교류의 활성화와 이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는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간절함은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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