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8년 영도’ 찬양, 개인우상화 선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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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우상화 가요.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우상화 가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5월 16일자 1면에 수록된 “위대한 김정은 동지는 주체혁명위업을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가시는 탁월한 영도자이시다”라는 논설입니다. 이번 논설은 지난 8년간의 김정은 치적을 북한의 ‘후계자론’에 입각하여 찬양일변도로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은 제국주의자들의 사상최대 압박책동으로 유례없는 엄혹한 조건과 환경속에서도 수령들의 혁명사상과 사회주의이념을 확고히 고수하였으며,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든 가차없이 철추를 내리는 ‘특출한 영도력’을 과시했다며 숙청, 공포정치를 합리화했습니다. 김정은 업적으로는 ①국방력을 세계최강의 위치에 올려놓았고, ②인민경제에서 중요한 전진을 이룩했으며, ③자력갱생의 보검을 들고 새로운 건설신화를 이뤄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김정은의 지도력과 관련해서는 ‘특출한 자질과 풍모’를 지닌 절세의 위인이며, 비범한 인품과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정치실력가라고 극찬했습니다. 김정은은 “주체 혁명 위업에서 무한한 충실성을 지닌 혁명적 신념과 의리의 화신이고, 희세의 실력대가”라며 김정은 개인우상화 선전에 주력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8년 치적을 ①수령에 대한 충실성, ②비범한 예지, 고매한 덕성과 같은 자질, ③업적과 공헌을 통해 얻어지는 권위와 위신이라는 세가지 ‘후계자의 요건’을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그의 ‘영도적 자질’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특출한 자질과 풍모’를 지닌 절세의 위인이며, 비범한 인품과 영도실력을 갖춘 위대한 스승이고, 향도자라며 일방적이고 선언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김정은은 “모든 자질과 풍모를 이상적인 높이에서 체현한 불세출의 위인이고, 천재적인 실력가”라며 뛰어난 자질을 소유한 자로 선전하는데 필력을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내용은 사실과 크게 다릅니다. 김정은은 ‘후계자 지위’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후계자로서의 업적과 공헌이 없어 ‘정치적 권위와 위신’도 제대로 갖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후계요건인 ‘수령에 대한 충실성’도 20대의 경력이 일천한 젊은 나이에다 그 충실성을 입증할 만한 과업수행 실적도 없어 북한 엘리트들이나 주민들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논설이 김정은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는데 주력한 것은 자질평가를 통해  다른 요건들의 미비점을 보완함으로써 후계승계에 대한 이견과 반론의 여지를 차단하고, 김정은 정권의 권력을 공고히 해보려는 것으로 그 의도가 들어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시대’를 ‘대내외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세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식 사회주의’를 전진발전시킨 ‘위대한 인물’로 선전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김정은 위대성 선전책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번 논설은 지난 8년간의 김정은 시대를 ‘최대의 국난 시기’로 규정했습니다. 지난 8년간 북한은 “전대미문의 도전과 난관으로 인해 남들 같으면 한 달도 지탱 못하고 물러 앉았을 혹독한 격난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시기에 북한은 제국주의자들이 반(反)공화국압살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함으로써 유래없는 엄혹한 조건과 환경에 처해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21세기는 심각한 사회정치적 문제들이 천만갈래로 착잡하게 뒤엉켜 있을 뿐아니라 예상치 않던 사변들이 무수히 발생하는 매우 복잡다단한 세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논설이 김정은 시기의 ‘혁명의 간고성과 복잡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김정은 권력승계를 정당화하고 그의 공포정치를 합리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권력의 계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하나의 술책입니다. 하지만 ‘시대적 위기’에 대한 과대포장 선전이 제아무리 지속된다 해도 김정은 권력의 치부와 정통성 결여를 끝내 감추지는 못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이 김정은의 지난 8년 치적을 북한의 ‘후계자론’에 입각하여 평가하고 있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의 권력승계는 김정일 주도하에 아주 정밀하고 세밀하게 작성된 ‘후계자론’에 따를 경우 정당하게 설명되지 않는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김정일에 비해 후계자의 요건을 어느 하나 제대로 충족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권력이 비교적 빠르게 안정되기는 했지만 그 것은 신속하고도 전격적이며 빈번한 숙청과 처형, 상식선을 넘는 억압과 공포정치를 통해 외형적인 안정을 이뤘을 뿐이며 북한 권력엘리트와 주민들로부터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지지와 충성을 바탕으로 한 ‘견고한 안정’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 8년 세월이 지났습니다. 휘황한 설계도를 자랑하며 제시한 제7차 당대회 과업은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가속화되고 있는 국제사회 제재와 경제적 실패는 김정은 체제의 미래마저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사회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발전적 기대’는 이미 포기한 상태라고 전해집니다. 김정은 체제는 전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논설은 주민들의 김정은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과 도전의식을 차단해 보려는 저의에서 작성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치적을 ‘허물은 전혀 없고 공로만 있는 양’ 기술함으로써 북한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정하고, 영도자로 추대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은연중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이런 ‘선전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지난 8년 동안 최대 정치적 후원자이며 고모부였던 장성택을 가장 처참한 방식으로 공개 처형하였고, 혈육인 친형 김정남을 외국공항에서 독살했습니다. 그리고 수백명에 달하는 당과 권력기관, 군부와 정부의 고위간부를 숙청했습니다. 이로 인해 ‘영도자’로서의 김정은의 권위와 위신은 땅에 떨어진 상태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업적만들기’ 선전행태를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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