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80] 미 하원 인신매매 청문회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1.06.21
hrnk_witness_leg-305.jpg 2009년 4월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탈북여성이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여성 인신매매 인권보고서 기자회견장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인권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미국, 캐나다, 유럽, 한국 등 세계 각처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거론하는 일이 중요하며, 그럴 때 진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인신매매와 관련한 청문회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미국 의회청문회 동영상) 평소보다 20분 늦게 딸아이를 데리러 초등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딸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납치됬던겁니다. 벌써 몇 년째, 중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둔터라 빚더미에 올라 앉았습니다.

최근 미국 의회 하원의원 사무실이 들어선 레이번 건물의 방에서는 중년으로 보이는 중국인 남성의 눈물어린 하소연이 동영상을 통해 흘러 나왔습니다. “인신매매와의 싸움: 최선책과 다음단계”라는 제목으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프리카, 세계 보건, 인권 소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 자리였습니다.

이 동영상을 튼 사람은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미국의 인권단체인 'All Girls Allowed'의 차이 링 대표입니다. All Girls Allowed는 ‘모든 소녀를 인정하라’는 뜻인데요, 이 단체는 중국이나 인도 등지에서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여자아이들, 그리고 인신매매 희생자인 여성의 비극을 없애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링 대표는 동영상에 나오는 중국인 아버지와 같은 고통을 겪는 부모의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로 중국의 ‘한 자녀 운동’ 정책을 꼽았습니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남아를 선호하는 현상이 워낙 강해 태아 성감별을 통해 딸일 경우 낙태를 하거나 출산하면 아이를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중국 내에 여성들이 부족해져서 여자아이나 여성을 유괴해 인신매매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이 링)
There are 37 million more men than women in China today...

(더빙) 중국에는 현재 여성보다 3천7백만명이나 더 많은 남성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이 성비 불균형이 더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저희 단체가 조사한 바로는 중국에서는 하루에 최소한 550여명의 여성이 인신매매의 희생자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지역에 출생인구 성비 불균형 문제가 비교적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요즘 중국 농촌, 특히 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미혼 노총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농촌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도 남자아이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밀집지역에서는 18~ 25세 연령의 여성 근로자들이 크게 부족해, 여성 근로자로 가득했던 의류공장도 어쩔 수 없이 남성근로자를 채용해야만 하는 실정입니다.

아프리카, 세계 보건, 인권 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토퍼 스미스 하원의원은 이를 두고 ‘인신매매의 지진해일(쓰나미)’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중국의 성별 불균형은 사회의 장애인데다 앞으로 큰 사회문제가 될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And the question is that since this is a wave as man get into...

(더빙) 문제는 이겁니다. 중국 남성이 결혼 적령기에 이르면 여성 배우자가 턱도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인신매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여성을 사고 파는 행위가 만연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0년 ‘사회청서’를 보면, 현재 19세 이하 연령대의 성비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으로 2020년에는 결혼 적령기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2400만 명 더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성별 불균형과 인신매매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중국 국내문제만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미국 국무부의 루이스 시디베카 인신매매 퇴치담당 대사는 북한도 그 영향권 안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이스 시디베카) This notion of a skewed sex ratio results from this policy...

(더빙) 중국의 ‘한 자녀 갖자’ 정책으로 이같은 성비 불균형의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이 문제를 놓고 계속 논의 중입니다. 왜냐면 이 문제는 중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여성을 사고 파는 일이 이미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을 피해 중국으로 도망쳐 나오는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 대상 가운데 하나가 됬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계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시디베카 대사는 이날 증언에서 미국 정부의 연례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잠시 언급했는데요, 2010년 보고서는 탈북자들이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고 가장 흔한 형태의 인신매매는 북한의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에서 결혼 혹은 매춘행위를 강요당하는 경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이 이러한 인신매매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의 여러 인신매매 조직이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양국의 국경수비대와 공모해 중국에서 결혼이나 매춘을 할 북한 여성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세계적인 호텔그룹인 칼슨사의 데보라 쿤디 부사장은 호텔업에서 아동 성매매와 관련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관광업에서 외면하는 성매매와 관련한 주제들을 드러내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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